"디지털 강국 넘어 양자강국으로"…‘양자컴퓨팅’ 경쟁력 확보 위한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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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강국 넘어 양자강국으로"…‘양자컴퓨팅’ 경쟁력 확보 위한 전략은?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03.12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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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EP 포럼]
- 제155회 KISTEP 수요포럼, 〈양자컴퓨팅 연구개발과 혁신전략〉
- 양자컴퓨팅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국내 기반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 논의

 

특정 연산에 대해 기존 컴퓨터보다 월등히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로,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국의 집중적인 양자컴퓨팅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그룹(BCG)에 의하면 양자컴퓨팅은 향후 2050년까지 연간 8,500억 달러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되며, 선진국은 Quantum Flagship Program(EU), National Quantum Initiative(미국) 등 양자 기술개발 지원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양자 기술을 12대 국가전략기술 중의 하나로 선정하고, 핵심인재 확보 등 육성방안 마련 및 전략적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양자컴퓨팅 개발 현황 및 혁신>이라는 주제로 제155회 KISTEP 수요포럼을 3월 8일(수) 14:00에 KISTEP 국제회의실(충북혁신도시 소재)에서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이렇게 미래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는 양자컴퓨팅 기술의 가능성 및 현주소를 확인하고, 국내 기반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한 주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 "양자정보기술의 미래는 아직 불확실하고 불확정적이다. 그런 만큼 앞으로 인력, 기술, 법·제도, 인프라 면에서 융통성 있게 대응해야 우리나라가 디지털 강국을 넘어 양자강국에 진입할 수 있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재완 고등과학원(KIAS) 부원장은 양자정보 기술개발을 위해 기반 기술의 고도화가 중요하다며, 인력, 기술 등에 대한 정부 제도의 정비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민간 참여 유도와 인력 확보를 위해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나노기술과 디지털기술로 확보한 기반 기술을 고도화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부원장은 이날 "20세기 정보통신기술이 양자물리학에 기반해 시작됐다면, 21세 정보통신기술은 양자정보과학이 궁극적 기술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양자정보기술의 등장으로 제2차 양자혁명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나노와 디지털 기술의 한계를 드러낸 1차 양자혁명에서 양자물리학은 디지털 기술의 하드웨어 원리로만 사용된 반면, 2차 양자혁명에서는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운영체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는 "양자중첩과 얽힘을 이용한 양자정보처리는 양자컴퓨터, 양자암호, 양자센서, 양자계측 등 기존 디지털로는 불가능한 영역을 새롭게 열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나노와 디지털에 만족하고 미적거리는 사이에 양자에 뒤늦게 뛰어든 만큼 국가 차원의 투자와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국은 양자컴퓨팅 기술개발에 조(兆) 단위로 투자하며 기술 선점에 힘쓰고 있다. 양자컴퓨팅은 앞으로 2050년까지 연간 8500억 달러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선진국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양자기술을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정하고, 핵심 인재 확보와 전략적 투자 등 육성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부원장은 "현재 미중 양자 간 '양자(量子) 패권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미국은 산학 주도의 '내셔널 Q 이니셔티브' 전략을 통해, 중국은 정부 주도의 '천인계획'의 일환으로 양자 기술에 국가적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은 양자 분야에서도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 상무부는 2021년 중국 QC테크 등 양자 관련 기업 28개사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다. 군사나 핵개발 관련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가 후발주자이지만 지금부터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원장은 "양자정보기술의 미래는 아직 불확정적이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투자를 집중하면 나중에 확실한 보상이 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융통성 있는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양자정보기술 분야 연구자와 기업의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제도 정비와 함께 2세대 이상을 내다보는 긴 호흡의 기술 예측과 교육 과정을 통해 인력을 키워야 한다"며 "기술적 측면에서는 나노와 디지털 기술로 확보한 소부장 기술 고도화와 선진국의 사다리 걷어차기 등 전략기술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부원장은 "양자컴퓨터는 어떤 식으로 구현될 지 아직 확정이지 않아 응용연구가 필요하고, 양자통신은 양자얽힘을 실용적으로 다룰 수 있는 기술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며 "양자센서, 양자계측, 양자이미징 등 다양하고 새로운 기술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8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양자컴퓨팅 개발 현황 및 혁신'을 주제로 개최한 '수요 포럼'에서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유튜브 캡처<br>
8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양자컴퓨팅 개발 현황 및 혁신'을 주제로 개최한 '수요 포럼'에서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유튜브 캡처

□ 이어진 패널토론은 류영수 KISTEP 재정투자분석본부장의 진행으로 김동호 포스코홀딩스 상무보, 배준우 KAIST 교수, 이용호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초전도양자컴퓨팅시스템연구단장이 참여했다.

김동호 포스코홀딩스 상무보는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전략을 수립해 연구기관과 대학은 기초기술을 개발하고, 기업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부터 최종 서비스까지 '풀 스택'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준우 KAIST 교수는 양자정보 기술개발을 위한 목적지향의 정책 수립과 연구 계획 설계가 중요함을 언급했다. 그는 "양자기술을 완성하기까지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장기간 연구가 필요한 만큼 기초기술 개발 과정에서 목적 지향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용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단장은 선진국 수준의 기술수준으로 조기 진입하기 위해 대규모 연구 인프라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초연구 결과가 실용화로 연계될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하고, 인력과 연구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정병선 KISTEP 원장은 “양자컴퓨팅은 국가 경제와 안보를 위해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분야”라며, “원천기술 확보, 연구기반 구축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고 선도국과의 기술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산업생태계 관련 주체들의 장기적 투자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포럼 개최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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