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 내 차별, 모두를 우울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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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 내 차별, 모두를 우울하게 만든다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3.02.2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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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 교수팀, 학급 친구의 차별 경험이 가지는 파급 효과 규명
- 보건학 분야 저명 학술지 Journal of Adolescent Health 논문 게재

 

(왼쪽부터)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진호 교수, 장하윤 보건과학과 석사과정, 손혜원 보건과학과 석사과정

주변 사람의 차별 경험이 나를 우울하게 만들 수 있을까? 

차별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차별의 당사자가 겪는 우울에 주된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김진호 고려대 교수팀의 연구 결과, 직접적인 차별의 당사자가 되지 않더라도 주변 사람의 차별 경험으로 인해 우울해질 수 있음이 밝혀졌다.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진호 교수팀(공동 제1저자: 장하윤 보건과학과 석사과정, 손혜원 보건과학과 석사과정)은 국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급 친구의 차별 경험이 개별 학생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 연구 결과는 보건학 분야의 저명 학술지인 Journal of Adolescent Health(IF=7.898, Pediatrics 분야 상위 4.2%(6/130))에 한국시간 2월 19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차별에도 파급 효과가 존재할 수 있다는 논의를 바탕으로, 학급 내 차별 수준과 개별 학생의 우울 간 관계를 탐색했다. 연구팀은 경기교육종단연구(GEPS) 데이터를 기반으로 3,644명의 학생을 추적 조사했다. 우리나라 학교들이 무작위 반 배정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음을 활용하여, 차별의 파급 효과를 추정함에 있어 방법론적 한계를 극복하고 연구 결과의 신뢰성을 높였다. 

분석 결과, 학급 친구들이 경험한 차별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본인의 차별 경험과 무관하게 학생의 우울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관계에 있어, 또래 애착 및 학교 만족도의 하락이 주요한 메커니즘으로 작동했다. 이번 연구는 차별의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주변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및 교사 차원의 학급 단위 개입이 효과적일 수 있음을 제시했다.

교신 저자인 김진호 교수는 “내가 차별의 직접적인 대상이든 아니든 주변에 차별 받는 친구들이 많으면 그 부정적인 정신건강 효과는 주변으로 확산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차별이 만연한 한국 청소년 사회에서 더이상 '나만 아니면 된다’는 안일한 태도는 사회를 더욱 아프게 할 뿐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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