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한국의 인구 변동…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 정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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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한국의 인구 변동…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 정책은?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02.1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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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보고서]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는 한국 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보건복지 정책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심화되고 있는 한국의 인구 변동은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어,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에 인구 변동이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연구보고서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 진전 시대의 한국 인구 변동 요인에 관한 연구〉(연구책임자: 신윤정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를 지난해 말 발간했다.

이 연구는 코로나19가 확산된 시기에 나타난 출생·사망·인구 이동의 변화를 분석하여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이 가져올 인구학적 충격을 파악하고,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에 직면한 한국 사회에 주는 시사점 모색과 함께 추진해야 할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한국 사회의 인구 정책은 지금까지 시행해 온 정책 내용을 강화하는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새롭게 대두된 이슈에 대하여 대응 정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연구 결과 요약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국의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은 과거 연도와 비교하여 현격한 수준으로 감소하지는 않았고 지금까지의 감소 경향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첫째아 출산 및 20대 여성 그리고, 저학력 및 서비스판매직 여성들의 출산아 수가 두드러지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 건수는 과거 10년 동안 유례가 없었던 규모로 하락하고 여성의 초혼 연령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확산 직후 출생아 수는 큰 감소세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향후 2~3년 동안 출산율은 더 하락하고 사회경제적 집단 간 출산아 수 격차는 더욱 현저해질 것으로 예견된다. 국제적인 비교 결과, 외국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출산아 수 감소 이후 반등하는 모습이 발견되지 않고 출산아 수 하락의 규모가 외국 국가 보다 상대적으로 컸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지적되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새로운 이성을 만나거나 소개받은 경험은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의향과 자녀 출산 의향은 코로나19 기간 중 바뀌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결혼 의향과 출산 의향이 변화한 경우 부정적인 변화가 긍정적인 변화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향후 코로나19의 위험성이 감소함에 따라 부정적인 변화의 강도는 더 약화 될 것으로 보았다. 

인구집단별로 혼인 의향과 출산 의향 변화 결과는 다르게 나타나, 학력이 낮거나 주관적 계층 의식이 낮은 사람일수록 혼인 의향이 낮고, 나이가 어리거나 자녀 수가 적을수록 임신 혹은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분석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자는 2021년까지는 많지 않았지만 2022년 초에 급증하여 2022년 상반기 사망률이 큰 폭으로 상승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은 고령층에 집중되어 있었다. 지역별로 볼 때 코로나19 누적 확진율은 편차가 크지 않았으나 누적 사망률의 편차는 큰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지역 간 연령 구조 차이 외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 것으로 판단되었다. 

코로나19 이후 초과사망은 고령층에서 현저했다. 국제 비교 결과 초과사망은 국가 간에 차이가 컸으며, 동유럽 국가가 북유럽 및 동아시아 국가들보다 초과사망이 높았다. 초과사망이 높은 국가들에서 정부의 대응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정부 대응을 통해 초과사망의 증가가 완화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시기 동안 유동 인구 이동량은 2020년도에 감소하였으나, 2021년부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거나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근 및 등교 목적의 이동은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았으나, 주거지로부터 여가 혹은 비(非)필수적 목적의 이동은 변화폭이 상당히 컸다. 또한 집 근처 근거리 이동은 오히려 그 이전 수준을 상회하여 코로나19 시대에 집 근처에서의 이동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간 인구 이동 이동량은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도심으로의 이동이 근거리 이동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감지되었다. 


■ 정책 제언

첫째, 가임기 청년들이 출산을 연기하지 않도록 출산과 양육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 정책과 함께 취업, 노동 시장 및 주거 지원 정책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코로나19로 인하여 상대적으로 피해를 많이 받았을 취약한 환경에 있는 자녀 양육 가정이 더 많은 자녀 양육 및 돌봄 지원 서비스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고령자들을 위한 보건의료 및 돌봄 지원, 요양 시설의 감염병 대응체계 개선, 고령자 거주 지역 사회를 환경친화적으로 개선하고 인간-동물-자연이 서로 아우르는 건강한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 

넷째, 팬데믹 시대에 정상적으로 자리잡은 유연한 근로 관행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향후 도래할 감염병 확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뿐만 아니라 일·가정 양립 및 출산율 제고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다섯째, 코로나19 시기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타격을 받은 레저와 서비스 업종은 청년들과 여성들이 많이 종사하고 있는 직종으로서 동 업종에 대한 지원은 출산율 제고를 위해서도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이후 도심으로의 인구 이동이 지역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지역이 더 활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지역의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정책을 더 활발히 추진한다면 이러한 이동의 변화에 시너지 효과를 주어 대도시 중심으로 밀집되는 국내 이동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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