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산 강일순,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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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 강일순,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다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3.02.1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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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루와 배 | 김탁 지음 | 북코리아(Bookorea) | 232쪽

 

19세기 절망의 조선 땅, 조선 백성의 한 사람으로 태어나 ‘남 살리기’의 가치를 온몸으로 실천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구한말, 격동의 시대를 살며 무엇이 진정 인간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가를 고민했던 혁명적 종교가였다. 그는 증산(甑山) 강일순(姜一淳, 1871-1909)이다. 증산은 흔히 한국 신종교, 증산교단의 창시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삶과 사상은 여전히 종교라는 신비의 베일에 가려져 올바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정치인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상생(相生)을 이야기한다. 유명 인사들이 너도나도 상생을 이야기하는데, 도대체 이 상생은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 많은 이들이 궁금할 법도 하다.

도대체 상생이란 무엇인가? 상생이란 서로 상(相), 살릴 생(生) 자로 이 말 속에는 이미 대등한 의미의 인간평등사상이 놓여있다. 서로서로 생명을 존중하고 살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그의 깨달음은, 당시 약육강식의 세태를 강력히 질타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무엇보다도 사람을 살리는 공부, 사람 살리는 혁명을 주창했던 인물이다. 아프리카를 비롯하여 동양의 이곳저곳에서 인간이 상품으로, 수단으로 전락하던 시절, 그는 상생사상을 주창함으로써 새로운 세상의 돌파구를 열고자 했다. 증산은 무엇보다도 당시 자본의 세계화가 인간을 소외시키고 있는 현실에 주목하여, 상생의 세계화를 주창했다는 점에서 시대를 앞서간 인물로 평가된다.

믿음과 신앙의 대상으로 고착화한 ‘종교적 인물’로서의 증산 상제나 증산 하느님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먼저 ‘역사적 인물’로서의 증산의 행적과 가르침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보아야 한다. 이는 기본적 물음이다. 기본에 충실하여 증산을 바라보고 분석하는 일은 ‘증산신앙’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된다. 후대의 인간들이 펼치는 많은 상상력과 여러 해석들에 따라 증산이 표현되고 믿어질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신앙과는 별도로 동북아시아에 자리한 한반도의 한 귀퉁이에서 40여 년의 비교적 짧은 생애를 영위했던 증산의 체취를 맡으며 그의 실제적 삶에 가장 부합하는 관점에서의 기록 또한 필요하다.

진정한 의미의 증산교학 또는 증산신학의 정립을 위해서라도 그 기초작업인 ‘역사적 인물로서의 증산’에 대한 보다 면밀하고 분석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시기다. 즉 신앙과 이성의 조화를 추구하고, 그 접점에서의 증산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필요하다. 증산의 신성(神性)을 강조하고 믿기보다는 우선 증산의 인성적(人性的) 측면을 고찰하는 깊은 연구가 요청되는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증산 상제’나 ‘증산 하느님’으로까지 믿어지는 근거가 확보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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