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디어 시대, 유튜브를 중심으로 고찰한 문화기억의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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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미디어 시대, 유튜브를 중심으로 고찰한 문화기억의 양상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3.02.12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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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시대에 문화는 어떻게 기억되는가 | 서영호 지음 | 푸른사상 | 264쪽

 

디지털 시대가 도래한 오늘날,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수많은 콘텐츠를 공유, 향유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상용되는 SNS는 사람들 사이에서 강력한 소통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유튜브는 가장 중요한 미디어로 부상했다. 사소한 일상이든 중요한 것이든 기록하고 싶은 순간들을 간편하게 촬영하고, 그 기록은 이런저런 미디어에서 끊임없이 재활용되며 저장하고 공유된다. 이로써 인류의 기억 자원은 엄청나게 방대해졌으며, 이 기억 자료들은 유통 및 활용되어 다양한 기억의 재구성을 가능하게 한다. 기억의 재구성, 그 주된 무대가 바로 유튜브이다.

기억은 역사와 더불어 과거를 추적하는 방식이다. 역사가 거시적이고 총체적이며 이미 판정 내려진 고정된 명제의 모습이라면 기억은 불안정하고 파편적이지만 사적이고 친밀해 주체와 더 결부된 느낌이다. 기억은 그러므로 구체적 삶의 서사이자 현존의 모습이다. 존재는 기억들로 입증되기에 기억이 바뀌면 그림자도 바뀐다. 또 ‘무엇을 어떻게 기억하는가’가 곧 ‘무엇을 어떻게 알고 있는가’를 결정한다는 측면에서 기억은 곧 세계 인식의 기제이다. 인류는 자신이 마땅히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기려 전승하기에 기억이 곧 문화를 이룬다.

지나간 것에서 즐거움을 찾으려는 이 문화 현상을 떠받치고 있는 중심에는 유튜브가 있다. 유튜브는 디지털에 힘입은 기록 기술이 인터넷과 만나 만개한 지점에 있다. 유튜브는 인류의 방대한 기억 창고가 되었다. 다양한 문화적 경험이 이루어지는 곳이자 인류의 방대한 기억 아카이브가 된 유튜브라는 공간에 주목한 저자는 이 책에서 ‘기억의 놀이터가 된 유튜브에서 일상의 문화적 실천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기억하도록 하는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이른바 ‘유튜브 시대’는 변화한 기억 환경에 대한 전제이고, ‘어떻게’는 기억 양상에 대한 물음이다. ‘문화’는 기억이 곧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간섭하고 있음을 뜻한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 ‘기억’에 관한 기존의 논의를 먼저 다루었다. 알박스의 집단기억론과 그로부터 전개된 아스만의 문화기억론이 이론적 토대를 이루고 있다. 나아가 변화한 기억 환경에서 유튜브의 기억 탐구를 위해서 아스만 문화기억론의 응용과 확장을 시도하였고, 유튜브의 기억 메커니즘을 밝히고자 했다. 아울러 대중음악 사례를 중심으로 디지털 시대 온라인 공간에서의 문화기억의 구체적 양상을 살펴보고자 했다. 

다음으로 유튜브의 동영상, SNS 플랫폼으로서의 성격, 그리고 미디어적 위상을 고찰함으로써 문화기억 장치로서의 조건을 살폈고, 대표적인 음악콘텐츠 유형을 도출하여 콘텐츠 생산과 소비를 통해 나타난 문화적 경험의 양상을 고찰했다. 한국 최초의 음원인 안종식의 〈단가〉에서부터 조용필, 서태지와 아이들, BTS의 뮤직비디오, 양준일, 비, 아델에 이르기까지 유튜브를 통해 더욱 강력해지는 문화콘텐츠의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트렌드를 넘어 ‘유튜브 시대’라는 변화한 환경 속에서 일상의 문화적 실천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기억이 재구성되는지 면밀하게 통찰함으로써, 유튜브가 어떻게 문화기억의 구성에 관여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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