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연구팀, 완전 재활용 가능한 차세대 반도체용 경량 방열 고분자 복합소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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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연구팀, 완전 재활용 가능한 차세대 반도체용 경량 방열 고분자 복합소재 개발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3.01.3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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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용화학공학부 김채빈 교수팀, 국제학술지 『Macromolecules』 표지논문 게재
- 밀도 낮고 열전도도 높은 소재 구현…경량성과 고방열성 ‘두 마리 토끼’ 한 번에
                                           부산대 연구팀 - 김채빈 교수, 전두표·윤여명 학생

부산대학교 응용화학공학부 김채빈 교수 연구팀이 자동차나 휴대용 전자기기 등에 사용되는 차세대 반도체용 열경화성 고분자 복합소재의 완전한 재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친환경 연구결과를 발표해 향후 상용화를 위한 동력을 확보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소재는 열전도도는 높으면서 밀도가 낮아 경량성과 높은 방열(열을 방출) 성능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전자기기의 성능과 기능이 좋아지고 작고 가벼워짐에 따라 작동 시 열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작동 과정에서 발생된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기기 내에 쌓일 경우 기기의 오작동, 신뢰성 저하, 나아가서는 폭발까지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예를 들면 반도체와 같은 열원(열의 공급원)과 여기에서 발생된 열을 기기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설치된 장치(히트 싱크, heat sink) 사이를 연결해 열을 잘 전해줄 재료를 넣는데, 이를 방열소재라고 한다. 방열소재로는 ‘고분자 복합소재’가 널리 사용된다. 작고 가벼우며 가공이 쉽고 유연한 고분자의 특성과 필러(filler)의 열전도성을 동시에 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분자 복합소재가 열을 잘 전하게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복합소재 안을 ‘열전도성 물질(filler, 필러)’로 채워서 필러 간 네트워크(연결)를 통해 열이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분자 복합소재에서 필러를 60%나 채워도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열전도도를 달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 또 필러를 많이 채우면 고분자 복합소재의 가볍고 가공하기 쉽고 유연한 장점들이 줄어드는 한계가 있다. 

부산대학교는 이러한 제한점에 주목해 최근 응용화학공학부 김채빈 교수 연구팀이 비교적 적은 함량으로도 필러 간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형성해 소재의 경량성과 높은 열전도도를 동시에 구현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재활용 가능한 열경화성 고분자로 각광받고 있는 ‘동적 공유 결합(외부 자극에 따라 분리·재결합이 가능)으로 가교된 고분자(CAN, covalent adaptable network)’를 복합소재의 재료로 사용했다. 

연구팀이 CAN 수지와 열을 방출하기 위해 쓰는 필러로서 육방정계 질화붕소의 가루 혼합물을 고온의 압력으로 눌러 시험 분석용 시편(試片)을 만든 결과, 필러가 CAN 영역 사이 경계면에 선택적으로 위치해 효과적으로 필러 간 네트워크(연결)를 형성했다. 이는 가열을 통해 점도가 다소 느리게 감소하는 CAN 수지의 특징을 이용한 것이다.

종래의 열경화성(熱硬化性) 고분자는 한 번 경화(단단하게 굳어짐)되면 분자구조가 고정돼 재가열해도 녹지 않아 이와 같은 필러 구조를 만들 수 없었다. 재가공이 가능한 열가소성(熱可塑性) 고분자의 경우도 가열 시 점도가 낮아지기는 하지만 급격히 점도가 감소해 고분자 영역 사이에 필러를 위치시켜 효과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열경화성과 열가소성 고분자의 이러한 극단적인 한계점을 부산대 연구팀은 외부 자극에 분자구조가 유연하게 분리·재결합 할 수 있는 CAN 수지를 사용함으로써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제조된 복합소재는 1.75 g/cm³의 낮은 밀도에서 13.5 W/m·K의 열전도도를 보였다. 이는 통상적인 복합소재 제조법으로 제작된, 필러가 고르게 분산된 방열 고분자 복합재료와 비교했을 때 2배의 열전도도 기록한 것이다.

또한, CAN 수지의 장점은 종래의 열경화성 고분자 복합소재에서는 구현이 불가능한 친환경 재가공 및 수지 분해법을 이용해 복합소재의 반복적 치유와 재사용 및 복합소재로부터의 필러 회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대게 필러의 가격이 고분자 수지 대비 높아 소재로부터의 필러 회수 및 재사용은 환경·산업적으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열경화성 고분자 복합소재의 물질 및 화학적 재활용을 가능하게 했다. 더불어 복합소재에서 높은 열전도도와 낮은 밀도를 동시에 구현했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갖는다. 이를 통해 향후 차량 및 휴대용 전자기기에서 재활용 가능한 경량 방열 복합소재 및 상용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부산대 응용화학공학부 전두표 석사과정생이 제1저자, 윤여명 석사과정생이 제2저자, 김채빈 교수가 교신저자로 수행했다. 같은 학과 안석균 교수팀과 명지대 화학공학과 최달수 교수팀이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와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해당 연구결과는 고분자 재료 분야의 저명 국제학술지인 『매크로몰레큘즈(Macromolecules)』 1월 24일자에 게재됐으며,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표지논문(Supplementary cover)으로 선정됐다.

* 논문 제목: Fully Recyclable Covalent Adaptable Network Composite with Segregated Hexagonal Boron Nitride Structure for Efficient Heat Dissipation (동적 공유 결합으로 가교된 고분자 수지 내 이차원 육방정계 질화붕소의 구조 제어를 통한 완전 재활용 가능한 고방열 경량 고분자 복합소재)
* 논문 링크: https://doi.org/10.1021/acs.macromol.2c01927

 

                                               부산대 김채빈 교수팀 표지논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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