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폐암 전이를 막고 치료 가능한 세포로 되돌리는 원천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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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폐암 전이를 막고 치료 가능한 세포로 되돌리는 원천기술 개발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3.01.30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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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광현 교수팀, 폐암 세포의 성질을 변환시켜 암세포의 전이를 막고 약물에 대한 반응을 높이는 상태로 역전시키는 새로운 항암치료 기술 개발
-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의 수학모델을 만들고 대규모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폐암 세포를 치료가 가능한 암세포로 역전시킬 수 있는 핵심 분자 타깃을 발굴하고 입증

 

                 (왼쪽부터)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김남희 박사과정, 황채영 박사,

고령화에 따라 암의 발생이 늘어나면서 암은 인류의 건강수명을 위협하는 가장 치명적인 질환이 됐다. 특히 조기 발견을 놓쳐 여러 장기로 전이될 때 암의 치명률은 높아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세포의 전이 능력을 제거하거나 낮추려는 시도가 이어졌으나 오히려 중간상태의 불안정한 암세포 상태가 되면서 더욱 악성을 보이게 되어 암 치료의 난제로 남아 있었다.

KAIST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폐암 세포의 성질을 변환시켜 암세포의 전이를 막고 약물에 대한 저항성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폐암 세포의 전이능력이 없는 상피(epithelial, 세포 방향성이 있어 유동성 없이 표면조직을 이루는 상태)세포에서 전이가 가능한 중간엽(mesenchymal, 방향성없이 개별적인 이동성을 가진 상태)세포로 변화되는 천이 과정(epithelial-to-mesenchymal transition, 이하 EMT)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암세포 상태들을 나타낼 수 있는 세포의 분자 네트워크 수학모델을 만들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과 분자 세포실험을 통해 악성종양으로 증식하여 인접한 조직이나 세포로 침입하거나 약물에 내성을 가진 중간엽세포 상태에서 전이가 되지 않은 상피세포 상태로 다시 바뀔수 있도록 세포의 성질을 변환시켜주는 핵심 조절인자들을 발굴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그동안 난제로 남아 있었던 중간과정의 불안정한 암세포 상태(EMT 하이브리드 세포 상태)를 피하는 동시에 항암 화학요법(chemotherapy) 치료가 잘 되는 상피세포 상태로 온전히 역전하는 데 성공했다.

KAIST 김남희 박사과정, 황채영 박사, 김태영 연구원, 김현진 박사과정이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암학회(AACR)에서 출간하는 국제저널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 1월 30일 字 온라인판 논문으로 출판됐다. (논문명: A cell fate reprogramming strategy reverses epithelial-to-mesenchymal transition of lung cancer cells while avoiding hybrid states)

암세포의 EMT 과정에서 불완전한 천이(변화과정)로 인해 발생하는 EMT 하이브리드 상태의 세포들은 상피세포와 중간엽세포의 특성을 모두 갖고 있으며, 높은 줄기세포능(줄기세포가 지속적 자가복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세포내 신호전달체계)을 획득해 약물저항성 및 전이 잠재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안정한 암세포 상태(EMT)는 매우 복잡하여 높은 전이 능력과 약물저항성을 가지는 EMT 하이브리드 세포 상태를 회피하면서 암세포를 전이 능력과 약물저항성이 제거된 상피세포 상태로 온전히 역전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폐암 세포를 치료가 가능한 암세포로 역전시킬 수 있는 핵심 분자조절경로 및 분자 타깃을 밝혔다. 폐암세포에 대해 발굴된 핵심 분자 타깃(p53, SMAD4, ERK)을 제어했을 때 중간엽세포 내부의 유전자 분자 네트워크가 변형되면서 결국 전이가 되지 않고 항암 화학요법 치료가 잘 되는 상피세포 상태로 리프로그래밍 된다.
[GIF 파일 설명]
세포 내부에 표기된 네트워크구조는 연구를 통해 밝혀진 핵심 분자조절경로를 의미합니다. 상기 빨간색은 중간엽세포로 전이가 가능한 세포상태입니다. 알약으로 표기된 p53 노드를 단독 활성화시켰을 때 주황색인 EMT 하이브리드 세포로 상태가 변환되고, p53과 SMAD4 노드를 함께 조절했을 때, 파란색인 EMT 하이브리드 세포로 변환됩니다 (파란색인 EMT 하이브리드 세포는 상피세포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지만 여전히 항암 화학요법 치료에 내성을 가지고 있는 세포입니다). 최종적으로 발굴된 핵심 분자 타깃 p53, SMAD4, ERK을 모두 조절하였을 때, 초록색인 전이가 되지 않고 항암 화학요법 치료가 잘 되는 상피세포로 변하게 됩니다.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복잡한 EMT를 지배하는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의 수학모델을 정립한 후,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 및 복잡계 네트워크 제어기술을 적용해 중간엽세포 상태인 폐암 세포를 EMT 하이브리드 세포 상태를 회피하면서 전이 능력이 상실된 상피세포 상태로 역전시킬 수 있는 세 개의 핵심 분자 타깃인 ‘p53 (암 억제 단백질)’, ‘SMAD4 (EMT를 조절하는 대표적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중심물질로 SMAD 그룹에 포함된 단백질)’와 ‘ERK1/2 (세포의 성장 및 분화에 관여하는 조절인자)’를 발굴하고 이를 분자 세포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이러한 발견은 실제 인체 내 암 조직의 환경에서처럼 자극이 주어진 상황에서 중간엽세포 상태가 상피세포 상태로 역전될 수 있음을 증명해 그 의미가 크다.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EMT는 암세포의 이동과 침윤, 화학요법 치료에 대한 반응성 변화, 강화된 줄기세포능, 암의 전이 등 다양한 악성 형질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암세포의 전이 능력 획득은 암 환자의 예후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번에 개발된 폐암 세포의 EMT 역전 기술은 암세포를 리프로그래밍해 높은 가소성과 전이 능력을 제거하고 항암 화학치료의 반응성을 높이도록 하는 새로운 항암 치료 전략이다. 

조광현 교수는 "높은 전이 능력과 약물저항성을 획득한 폐암 세포를 전이 능력이 제거되고 항암 화학요법치료에 민감한 상피세포 상태로 온전히 역전시키는 데 성공함으로써 암 환자의 예후를 증진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제시했다ˮ라고 말했다.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가역 치료원리를 최초로 제시한 뒤 2020년 1월에 대장암세포를 정상 대장 세포로 되돌리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2022년 1월에는 가장 악성인 유방암세포를 호르몬 치료가 가능한 유방암세포로 리프로그래밍하는 연구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전이 능력을 획득한 폐암 세포 상태를 전이 능력이 제거되고 약물 반응성이 증진된 세포 상태로 되돌리는 가역화 기술 개발의 세 번째 성과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그림 1.  EMT와 관련된 다양한 분자간의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EMT 표현형을 재현할 수 있는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 수학모델 구축.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복잡한 EMT와 관련된 수많은 문헌과 데이터베이스를 조사하고, 상피세포와 중간엽세포 상태를 보이는 세포주 데이터 비교 분석을 바탕으로 EMT와 관련된 주요 신호전달 경로를 추출해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 수학모델을 구축했다 (그림 A). 그리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과 분자세포실험 결과를 비교해 구축된 수학모델이 실제 생명현상을 잘 모사하는지 검증했다 (그림 B). 
그림 2.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과 복잡계 네트워크 제어기술을 통한 다양한 EMT 표현형에 대한 이해.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과 실험을 통해 단일 분자 조절만으로는 EMT의 온전한 제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끌개의 상대적 안정성 비교를 통해 EMT 하이브리드 특징을 보이는 세포 상태는 불안정한 특성을 가진다는 것을 밝혔다 (그림 A). 이와 같은 결과를 기반으로 TGF-β-ON상태에서 나타났던 EMT 하이브리드 상태를 회피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두 개의 피드백 (Snail-miR-34와 ZEB1-miR-200로 구성된 양성피드백)을 파악했고, 발굴된 p53과 SMAD4를 조절했을 때, 두 개의 피드백이 상대적으로 높은 안정성을 회복한다는 것을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발견했다. 그리고 분자세포실험을 통해 TGF-β-ON상태임에도 불구하고 EMT의 대표적 표현형 마커인 E-cad와 ZEB1의 발현량이 상피세포 상태에서 발현되는 프로파일과 유사하게 변화되었음을 증명했다 (그림 B, C).
그림 3. EMT 하이브리드 특징의 온전한 제거를 위한 복잡계 분자네트워크 분석 및 리프로그래밍 분자 타깃 발굴.
폐암 세포주에서 p53과 SMAD4의 발현을 조절하였을 때 약물저항성을 극복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기대와 달리 화학요법에 대한 반응성이 회복되지 않았다 (그림 A).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유전체 데이터, 그리고 실험 결과를 추가적으로 분석해 TWIST1과 EPCAM의 높은 발현량이 약물저항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림 B), 이 결과를 기반으로 상피세포 상태를 두 개의 서브그룹으로 정의한 후, 세 개의 핵심 분자 타깃인 p53, SMAD4와 ERK1/2를 발굴했다 (그림 C). 나아가 EMT 하이브리드 특징을 회피하면서 상피세포로 온전히 역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경로를 밝히고, 제안한 분자 타깃을 제어했을 때 핵심경로의 높은 안정성이 회복된다는 것을 네트워크 분석과 끌개지형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그림 D, E).
그림 4. 폐암 세포주 실험을 통한 검증.
폐암 세포주에서 p53을 활성화시키고, SMAD4와 ERK1/2를 억제하였을 때, E-cad의 단백질 발현이 증가하고 ZEB1의 단백질 발현이 감소했으며 (그림 A, B), TWIST1과 EPCAM을 포함한 중간엽세포 상태와 줄기세포능 특징과 관련된 마커들의 유전자 발현이 온전히 저해되었다 (그림 C). 그리고 조절된 타깃에 의해 세포 상태가 역전되면서 항암 화학요법 치료에 대한 저항성 또한 극복됨을 확인했다 (그림 D). 
그림 5. 연구결과 모식도.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EMT에 의해 형성되는 높은 가소성을 회피하고 상피세포 상태로 역전시키기 위한 핵심 분자조절경로를 밝혔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을 통해 침윤성 및 약물저항성이 획득된 중간엽세포 상태를 다시 약물반응성이 회복된 상피세포 상태로 역전시킬 수 있는 리프로그래밍 분자 타깃을 발굴했다. 폐암세포에 대해, 발굴된 분자 타깃인 p53의 발현을 강화하고, SMAD4와 ERK1/2의 발현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하게 되면, 중간엽세포 상태의 유전자 분자 네트워크가 변형되어서 결국 전이능력이 제거되어 항암 화학요법 치료에 대한 저항성이 극복된 상피세포로 리프로그래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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