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통해 한국 경제를 읽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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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통해 한국 경제를 읽어야 하는 이유
  • 민경국 강원대 명예교수·경제철학
  • 승인 2023.01.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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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말_ 『자유를 통한 한국경제 읽기』 (민경국 지음, 지식발전소, 436쪽, 2023.01)

 

이 책은 지난 수년 동안 펼친 경제·입법정책들을 자유주의에 비추어 평가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왜 자유를 통해서 한국 경제를 읽어야 하는가의 문제다. 그 이유는 저서 서문에 잘 나타나 있다. 자유주의의 고유한 언어로 자유주의 홈그라운드에서 간섭주의나 사회주의를 공세적으로 비판할 필요성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자유라는 말이 필요하지 않은 사회적 비용과 효용 분석, 사중적 손실, 지니계수, 파레토 최적 사회적 후생함수 등 사실상 사회주의적 용어로 사회주의 홈그라운드에서 사회주의와 수세적으로 싸웠다. 복지확대를 재정 건전성이라는 차원에서 반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복지의 문제를 재정 문제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비판의 특징은 자유라는 용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니 사용할 필요가 없다. 개인의 자유라는 가치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자유 사회의 고유성이 무시되거나 감춰진다. 그 결과 암암리에 자유는 분배, 복지, 자원 배분 또는 성장 등, 특정한 ‘사회적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게 되고 개인은 그런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취급될 뿐이다. 자유는 정책목표에 따라서 얼마든지 제약하거나 버림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자유는 결코 사회적 목표를 위한 수단이 될 수 없다. 자유는 그 자체로 목표다. 

우리는 자유 사회의 고유성에 비추어 자유주의적 용어로 각종 공공정책을 평가해야 한다. 자유 사회의 고유한 언어는 인간 이성의 한계, 초 사회성, 자유, 정의, 평화, 노모스, 자생적 질서, 법의 지배, 공법에 대한 사법의 우위성, 법 앞의 평등, 삼권분립, 국가권력의 제한, 제한된 민주, 작은 정부 등 다양하다. 지성사는 언어 개발의 역사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마찬가지로 역사적 과정에서 자유 사회의 가치를 표현하는 수많은 언어가 개발되었다. 

자유주의자가 진정으로 자유를 지키려면 그와 같은 자유주의적 언어를 가지고 공세적 태도로 사회주의와 싸워야 한다. 다시 말하면 자유 사회의 고유한 언어를 이용하여 다양한 공공정책을 평가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좌파의 프레임에 묶여 자유 사회의 유서 깊은 고유한 언어들을 잃어버린 채로 살아왔다. 좌파의 프레임에 묶여왔기 때문이다. 자유 사회의 건설에 필요한 지적 모험, 용기 있는 행동이 소멸한다. 

간섭주의적 사회주의적 언어를 통해 사회주의의 홈그라운드에서 다양한 공공정책을 수세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지양하고 공세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런 공세적 접근이 없으면 왜 우리에게 자유가 중요한가 또는 자유의 가치가 무엇인가를 알 수가 없다.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자유의 길을 가려면 자유를 통해서 한국 경제를 읽어야 한다. 그런 읽음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에필로그에서 볼 수 있듯이 자유와 자유 지향적 개혁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자유의 다양한 가치와 비전이다. 자유가 없기에 야기된 혼탁한 세상에서 자유주의 얼과 정신을 길러내어 자유주의를 지지하는 동기를 끌어내는 데에 이 책이 조금이라도 공헌할 수 있기를 바라는 심정에서 이 책을 세상에 내놓게 된 것이다. 

《목차》

제1장 철학 없는 경제학, 사회의 골칫거리
제2장 경제적 자유가 성공 키워드 
제3장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와 오해 
제4장 특혜·특권 없는 자유사회가 공정사회 
제5장 복지국가 문제는 재정 아닌 원칙의 문제 
제6장 사회주의는 석기시대 정신 
제7장 경제민주화가 아닌 경제 자유화 
제8장 법의 존재 이유: 자유의 제한 아닌 보호 
제9장 민주정치가 어떻게 자유를 보호하나 
제10장 헌법이 중요한 이유: 자유와 헌법주의 
제11장 자유를 보호하는 재정헌법 
에필로그: 자유주의의 비전


민경국 강원대 명예교수·경제철학

서울대학교 문리대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 경제학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강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같은 대학 경제학과 명예교수이다. 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과 제도경제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사)한국자유주의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저서로는 『하이에크, 자유의 길』, 『국가란 무엇인가: 자유주의 국가철학』, 『자유주의의 도덕관과 법사상』,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시장경제의 법과 질서』, 『하이에크 자유주의 사상 연구』, 『경제사상사 여행』 등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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