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문제…젠더 인식 제고를 통한 통합적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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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문제…젠더 인식 제고를 통한 통합적 접근 필요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3.01.21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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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P 오늘의 세계경제]
                                                             사진출처=KIEP 블로거

국제사회는 젠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으며,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그 시급함을 인지하고 최근 무역, 금융, 사회 전반에 걸친 젠더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무역과 젠더에 관한 최초의 국제 연구회의인 젠더 세계무역총회(World Trade Congress on Gender)를 2022년 12월 5일 첫 개최했으며, 지속가능한 무역과 회복을 위한 성평등을 주요 주제로 논의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젠더 주류화 전략(IMF Strategy toward Mainstreaming Gender)을 2022년에 처음으로 마련해 회원국의 성 격차 해소를 돕기 위한 IMF의 주요 역할(감시, 자금 및 기술 지원) 수행 방향을 제시했다.

빌&멀린다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은 2021년 전 세계적 성평등 발전을 위해 향후 5년 동안 총 21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을 발표했고, 디지털화(Digitialization)는 이미 존재하던 개발협력 과제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켰으며, 이에 대응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됨에 따라 UN 여성지위위원회(CSW: Commission on the Status of Women)는 ‘디지털 시대의 성평등을 위한 혁신과 기술’을 2023년 3월 개최 예정인 제67차 의원회의의 우선 의제(priority theme)로 다룰 예정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여성, 빈곤층, 난민을 포함한 취약계층에 대한 개발협력 수요가 증대하고 있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2030 의제에서 제시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세상(LNOB: Leave no one behind)’을 위해 젠더 이슈가 핵심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여성에 비해 남성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높으나, 직업, 소득, 안보 면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큰 타격을 입었다. 소득의 경우 2019년과 2021년 사이 하위 40%의 소득은 2.2% 감소한 반면 상위 40%의 소득은 0.5% 감소에 그쳤으며, 특히 여성, 저학력자, 도시 지역 내 비공식 노동자 등 취약계층이 큰 타격을 받았다. 식량불안, 일자리 붕괴, 밀입국에 대한 의존도 증가 등 코로나19는 난민 가정의 안보에 불균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개발협력의 젠더 갈등 완화를 위한 성과를 알아보고 코로나19가 젠더 이슈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여 향후 국제사회와 한국의 개발과제 및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오늘의 세계경제> 보고서 ‘국제사회의 주요 젠더 이슈와 개발협력 정책과제’(작성자: 오지영 부연구위원)를 지난 12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성평등은 새천년개발목표(MDGs)에 이어 지속가능한개발목표(SDGs)의 일환으로, 지난  20년간  젠더 이슈에 대한 국제사회의 개발협력 노력에도 불구하고 2030년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그 성과가 아직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지영 부연구위원은 “젠더 문제는 범분야 이슈로서 성평등 ODA의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개발협력 전반에 걸친 젠더 인식(gender consciousness) 제고를 통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취약계층 지원 및 성평등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로서 △젠더 이슈에 대한 범분야적 및 통합적 접근 △데이터 확보를 위한 통계 시스템/도구 개발 및 투자 확대 △지역별·분야별 특성에 맞춘 지원형태 다각화 등 국제사회의 개발협력을 제시했다.

 

◇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성평등을 위한 개발협력 노력과 성과

▶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성평등

ㅇ 새천년개발목표(MDGs)에 이어 2030년 달성이 목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다섯 번째 목표가 성평등 (SDG 5)인 만큼 국제사회는 지난 20년간 성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꾸준한 성과를 보여왔으나 여전히 지역별·국가소득별 격차가 있으며, 특히 저소득 국가일수록 여전히 달성도가 낮음

ㅇ SDG 5를 구성하는 세부 지표 중 노동참여율 차이는 목표 대비 달성률이 55%에도 미치지 못하는 반면 여성 의석 비율 달성률은 87%에 달하는 등 세부 목표별 성과 차이가 존재함
ㅇ 지역별·세부목표별 이행성과 차이가 존재하므로 그에 따른 맞춤형 접근이 필요함

▶ 성평등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ㅇ 지난 10년간 성평등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규모와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여 2020년 기준 비중이 약 45%에 달하나, 성평등을 핵심 목표로 삼은 사업의 비중은 약 5%에 그침
ㅇ 젠더 갈등이 높은 수원국일수록 성평등 ODA 사업 비중이 높음

ㅇ 성주류화(Gender mainstreaming)를 통해 성평등 ODA 사업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특히 젠더 갈등이 심한 수원국을 타기팅한 지원 확대가 필요함


■ 코로나19 확산 이후 젠더 이슈

▶ 빈곤

ㅇ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빈곤인구가 확대되면서 2020년 기준 절대빈곤층은 7억 1,380만 명을 기록하였으며, 이는 코로나19 발생 전 예측치에 비해 9,270만 명 늘어난 수치임
ㅇ 2022년 전 세계 평균 여성 절대빈곤율은 남성 절대빈곤율 대비 약 103.3%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남녀 격차는 2050년 102%까지 감소하나 완전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

▶ 노동과 가사노동

ㅇ 일반 경기침체기와 달리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은 남성보다 여성에 더 큰 영향을 주었으며, 2019년 대비 2020년 노동참여율의 경우 남성은 2.7%, 여성은 3.8% 하락함
ㅇ 인구 대비 고용률의 경우 여성 고용률이 남성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하였으며, 여성은 2019년 44.8%에서 2020년 42.3%로 하락, 남성은 2019년 70.4%에서 2020년 67.5%로 하락함

ㅇ 특히 핵심 노동인구(25~54세) 중 어린 자녀를 둔 커플의 성별 노동참여 격차는 더욱 심각해짐
ㅇ 코로나19가 여성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 주요 원인으로 △여성 비율이 높은 산업 중심 일자리 감소 △돌봄활동 등 가사노동에 대한 부담 증가를 꼽을 수 있음
ㅇ 노동시장 참여의 남녀 격차는 SDG 5 세부 목표 중 이행성과가 낮고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만큼 성평등 달성을 위해서는 그 격차 완화가 더욱 시급함

▶ 보건안보

ㅇ 보건 인력이 코로나19 대응에 집중적으로 재배치되면서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한 모자보건(reproductive health)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하락하면서 여성 건강에 대한 위협이 높아짐
ㅇ 코로나19로 인해 가정폭력, 여성 의료 종사자에 대한 폭력, 온라인 폭력, 여성 살해(Femicide)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물리적 또는 성적 폭력이 증가하였으며, 이는 1조 5천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킬 것으로 추산됨
ㅇ 코로나19로 인해 악화된 여성의 보건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보건의료 시스템 및 사회안정망에 대한 ODA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음.

▶ 디지털화와 디지털 환경 속 젠더 이슈

ㅇ 남녀간 인터넷 사용률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이나 여전히 존재하며, 코로나19 여파로 디지털화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남녀의 디지털화 격차는 소득 불평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
ㅇ 디지털화와 함께 전자상거래(e-commerce)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2030년까지 여성의 전자상거래 시장 참여율을 높인다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우 약 3천억 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

ㅇ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 비대면 회의 등의 수요가 높아짐과 동시에 가속화된 디지털 환경 속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폭력이 급증하고 있으며,이는 사회적 영향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
ㅇ 디지털화의 남녀 격차라는 새로운 차원의 불평등뿐만 아니라 디지털 환경 속에서의 경제·사회적 젠더 이슈가 다방면으로 발생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응하기 위한 포괄적 접근이 요구됨


■ 개발협력 정책과제 및 시사점

▶ 한국의 성평등 ODA 현황

ㅇ 한국의 성평등 ODA 비중은 2020년에 2019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49)하여 30.9%을 차지하였으나, OECD DAC 회원국 평균 44.3%에 비하면 현저히 낮음

ㅇ 한국 성평등 ODA의 주요 분야는 2020년 기준 보건(2억 2,400만 달러), 교육(6,500만 달러), 물 및 위생(5,800만 달러), 인프라(5,600만 달러) 순이며 보건 분야에 대한 집중도가 매우 높음

▶ 향후과제 및 시사점

ㅇ 젠더 문제는 범분야 이슈로서 성평등 ODA의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개발협력 전반에 걸친 젠더 인식(gender consciousness) 제고를 통한 질적 성장 및 통합적 접근이 필요함

ㅇ 소득이 낮은 국가일수록 젠더 이슈가 더 심각한 와중에 그 형태도 다양한 만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분야, 수단 및 재원을 다변화하고 지역별·분야별 맞춤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음

ㅇ 통계 시스템 보급, 성별을 구분한 미시 데이터 확보 등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투자가 시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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