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원유 = 빅데이터와 AI …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상태바
21세기 원유 = 빅데이터와 AI …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 이준기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
  • 승인 2023.01.16 22: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카데미쿠스]

우리는 현재 많은 산업들이 빅데이터와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진화하는 인공지능 시대의 초입에 들어섰다. 많은 전문가들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다음 세기까지 가장 중요한 기술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영국의 권위 있는 경제지인 <이코노미스트>는 “21세기에는 데이터가 원유만큼 중요해질 것”이라 예측했으며 스탠포드 대학의 저명한 AI 전문가인 앤드류 왕 교수는 “AI는 전기와 같다. 앞으로 향후 10년 이내에 AI로 인하여 변화되지 않을 산업을 찾기가 힘들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재미있는 것은 원유나 전기가 그 자체로 경쟁력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산업의 발전을 보면 증기에서 전기로의 변환에서 생산성을 극적으로 높인 것은 전기에 맞는 새로운 생산 시스템이었다. 즉, 당시에 증기시스템은 축을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만들어야 했지만, 전기시스템에서는 단위 기기마다 다른 강도와 속도의 시스템을 마련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공정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고, 그 시스템에 맞는 분업체계가 갖추어지면서 생산성이 대폭 증가하는 산업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새로운 방식의 생산 시스템은 증기시스템의 시대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완전히 새로운 공정시스템이 도입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실험과 실패를 겪어야 했고, 결국 전기가 도입되고 난 후 약 30년 후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우리나라도 산업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기업에서 인공지능 또는 빅데이터 팀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수요를 감안하여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의 대학 학과 변화에서 AI 학과는 54곳 신설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최근 지속적으로 학력인구가 감소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요가 있는 곳에 새로운 학문/교육 분야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데에서 이러한 양적 증가에 모두 공감하는 바 일 것이다. 여기서 짚어 보아야 할 것은 ‘빅데이터와 AI’라는 원유와 전기를 어떤 시스템으로 담아야 하고 이런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하여 어떤 교육이 선행되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아직 국내 많은 기업에서 시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의 기업 모델로서 가장 설득력 있는 모델 중의 하나는 하버드 경영대학의 이안시티 교수가 주창하는 ‘AI 공장’ 모델이다. 이 모델에서는 기업의 중요한 기능이 지능적 자동화의 알고리즘에 의하여 진행된다.  예를 들어, 은행의 대출 심사, 부실 대출 판단, 사기 거래의 모니터링 등이 인공지능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기업은 기존의 자료를 통하여 어떤 대출이 성공 가능성이 높고 어떤 종류의 거래가 사기/오류의 거래인지를 찾아내는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데이터가 쌓임에 따라 더욱 정교한 시스템으로 발전되어 나아갈 수 있으며 결국 가까운 미래의 은행에서 인간의 역할은 데이터를 쌓고 이용하여 모델을 만들고 실험하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모니터링 하는 역할만 하게 되고 모든 주요 업무는 인공지능에 의하여 진행되게 된다. 

물론 이러한 모델이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요즘 목격하고 있는 빅테크의 기업들을 보면 벌써 이 모델들이 광범위하게 실험되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상품 선정, 추천, 상품 가격 결정에서부터 우버의 자동차 배정, 서비스 가격 등의 결정이 알고리즘에 의하여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모델이 가까운 시일에 빅테크를 넘어 많은 기업에도 적용 될 수 있음을 예견하게 된다. 이러한 시스템을 먼저 완성시킨 조직은 향후 업무와 고객이 늘어나도 같은 시스템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어 가장 효율적이며 지능적인 조직을 운영할 수 있게 되며 프로세스 상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통하여 더욱 정교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현재 많은 기업, 개인들은 인공지능의 발전을 바라보며 앞으로 이 기술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Power and Prediction’이란 책에서 토론토 대학의 아그로왈 교수는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의 기술 발전과 활용의 중간 단계 (Between times)에 와 있다고 진단하였다. 이 단계에서는 조직과 개인이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그 가치에 대하여 깊이 이해하며 조직에 적용을 하고 인간과의 협업을 위한 선제적 실험을 해 보는 것이 점점 중요해 질 것이다. 따라서 정부나 학계의 AI 학과 신설이나 지원 등도 이러한 트렌드를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단순하게 공대 위주의 인공지능 교육이 아닌 기본적인 인공지능의 소양을 범 분야에 교육시키고, 좀 더 나은 활용을 위하여 인문, 사회과학 등의 학문 바탕위에 교육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이준기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라는 용어가 일상화되기 전부터 데이터・AI를 통한 경영 전략을 연구하며 이 분야를 개척해온 국내 최고 디지털 전략 전문가. 연세대학교 학술정보원장, 정보대학원장을 역임했으며, 현 국가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에서 디지털 경영과 비즈니스 빅데이터 분석을 주제로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AI로 경영하라》, 《오픈 콜라보레이션》 등 다수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