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문학인] 인류세 시대, ‘문학’이 사유해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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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문학인] 인류세 시대, ‘문학’이 사유해야 할 것들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2.12.10 2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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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인: 2022 겨울 (계간 통권 8호) | 문학인 편집부 | 소명출판 | 2022. 12. 01 | 456쪽


<문학인>은 창작과 연구와 고증과 비평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문예지로서의 품격을 지키고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묵직한 문제의식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번 8호는 ‘우리 시대의 노동, 양상과 지향’이라는 주제로 특집을 실었다.

 

▶ 문학인의 말

『문학인』 8호에는 문학평론가 고봉준의 「인류세 시대, ‘문학’이 사유해야 할 것들」로 ‘문학인의 말’을 채웠다. 모든 학문 분야가 공통적으로 관심을 쏟고 있는 지구적 문제인 기후 변화와 생태 위기에 대해 문학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지점들을 다루고 있다.

기후 변화와 생태 위기는 오늘날 모든 학문 분야가 공통적으로 관심을 쏟고 있는 지구적 문제이다. 지난 시대 인문학의 주요 관심은 ‘인간’과 ‘세계’였다. 하지만 21세기에 접어들어 그것은 ‘비(非)인간’ 존재와 ‘지구’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인간중심주의는 오늘날 예술은 물론이고 인문학이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한계로 인식되고 있다. 오늘날의 인문학은 ‘인간’과 ‘비인간’의 존재론적 평형, 나아가 그것들의 바람직한 관계를 사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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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수천 년의 시간을 살아오면서 스스로를 자연과 분리시키고자 부단히 노력해왔다. 인류의 역사는 탈자연, 즉 ‘자연’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의 역사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은 그 과정을 ‘문명’이라는 단어로 표현해왔다. 그런데 21세기에 접어들어 인류는 그러한 발전의 끝자락에서 ‘문명’이 이미 – 항상 ‘자연’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따라서 ‘자연’을 부정하면 ‘문명’ 또한 붕괴된다는 역설적인 사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인류세, 즉 “인간이 지질학적 행위체가 됨으로써 지구의 가장 기본적인 물리 과정을 변화시키고 있는 시대”라는 개념의 울림은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그것은 기후 변화와 생태 위기로 대표되는 우리 시대의 상황을 요약하고 있는 단어이면서 ‘문명’과 ‘진보’를 최선의 가치로 여기고 살아온 인류가 봉착하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을 함축하고 있는 개념이다. 우리는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인문학을 비롯한 다양한 자연과학의 전문가들이 내놓은 최선의 해결책은 “인간과 지구가 역동적 상호작용 속에서 존재하게 되고, 인간과 비인간 자연 사이에 교환관계가 성립하게 되는, 지속가능성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위한 하나의 프레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 특집

‘특집’은 ‘우리 시대의 노동, 양상과 지향’이라는 주제로 사회학자 조형근의 「노동이 무너지는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으로 연대하는가?」, 문학평론가 전철희의 「제조업의 기쁨과 슬픔」, 문학평론가 이지은의 「구직-해직의 사이클과 연작소설」, 영화평론가 송경원의 「‘나’의 존엄으로부터 시작되는 ‘우리’의 복원」이 실려 다채롭고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 창작

‘창작’에서는 김병호, 김상혁, 김선태, 안희연, 이대흠, 이설야, 이영주, 이원의 신작 시와 이희주, 조수경의 신작 단편소설, 강남규, 김영, 김해경, 김혜형, 박상준, 백승주, 서정, 조은아의 산문이 실려 흥미로운 글과 이야기들로 풍성함을 더해준다.

▶ 리뷰

‘리뷰’에서는 영화평론가 강유정이 점차 커지는 한국 문화콘텐츠의 힘과 영향력이 앞으로 해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 외 김동현, 남상욱, 박수밀, 이경수, 정인관, 최다영, 최빛나라, 하재연 등 백석문학상을 수상한 진은영 시인의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와 덴마크로 입양된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간 입양을 하는 사회에 의문을 품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여자’의 분노를 표현한 책 마야 리 랑그바드의 『그 여자는 화가 난다』 등 다양한 책과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한다.

▶ 탐방

‘탐방’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평론가 염무웅 선생을 만나본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선생이 그려오신 문학, 국립한국문학관 초대관장 임기를 마치며 관련 경험과 향후 계획, 현재 한국 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실었다.

▶ 정전의 재발견

그리고 『문학인』만의 개성이 돋보이는 ‘정전의 재발견’은 한국 근대문학사를 대표하는 사회주의 문인인 한설야를 들여다본다. 그가 그려온 문학과 ‘한국문학사의 정전’이라는 평가를 받은 단편 「과도기」를 들여다본다.

▶ 이미지로 보는 근대

‘이미지로 보는 근대’는 우리 현대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빵과 과자의 역사가 담긴 제과점(1900년대 과자포)에 대해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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