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 기간이 임금에 미치는 영향 연구: 군복무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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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 기간이 임금에 미치는 영향 연구: 군복무를 중심으로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2.11.1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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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최근 들어 심화한 취업난으로 인해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이 늦춰지는 추세이다. 기업이 기졸업자보다 졸업예정자를 선호할 것이라는 믿음 아래 많은 대학생이 졸업 유예를 선택하고 구직활동을 이어가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

대졸자의 긴 휴학 기간, 늦은 노동시장 진입은 개인과 경제 전체의 소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그 영향을 분석하는 실증연구는 노동시장 진입과 관련한 노동정책과 휴학과 관련한 교육정책 수립을 위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에 경기연구원은 휴학 기간이 노동시장 성과에 양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를 실증적으로 검토하는 연구보고서 「휴학 기간이 임금에 미치는 영향 연구: 군복무를 중심으로」(연구책임자: 최훈 경기연구원 연구위원)를 최근 발간했다.

 

□ 주요 연구내용과 정책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이 연구는 도구변수법을 활용하여 휴학 기간의 임금 효과를 추정한다. 도구변수법 적용을 위해 2001년부터 2003년 사이에 육군 일반병으로 복무하였다가 군 복무기간 단축의 혜택을 받고 만기제대한 대졸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분석자료를 구축했다. 구축된 자료에 최소자승법(OLS)과 도구변수법을 적용한 회귀분석을 실시하여 휴학 기간이 임금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와 내생성을 극복하지 못함으로 발생하는 편의의 방향에 대해서 진단한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o 먼저, OLS 추정 결과에 따르면, 휴학 기간과 현 직장의 월 급여와 시간당 임금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총 휴학 기간이 1학기 길어질수록 현 직장의 월 급여와 시간당 임금이 각각 1.4%와 1.6% 감소하는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첫 직장의 임금과 관련해서도 휴학 기간과 임금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 관계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총 휴학 기간이 1학기 길어질수록 첫 직장의 월 급여와 시간당 임금이 각각 0.9%와 0.7% 증가하는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는 통계적으로 0과 다르지 않다.

o 반면, 도구변수 추정 결과에 따르면, 군 휴학 기간이 시간당 임금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영향을 주고 있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도구변수 3을 이용한 추정치를 기준으로 결과를 해석하면, 군 휴학 기간 1학기가 늘어날 때 시간당 임금이 약 19.3%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결과는 모든 사람에게 평균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군 복무기간 단축으로 인해 군 휴학 기간을 단축할 기회를 얻은 사람 중 그 기회에 반응하여 군 휴학 기간을 단축한 사람(compliers)에서만 나타나는 국지적 평균 처치 효과(Local Average Treatment Effect)로 해석하는 것이 정확하다. 또한, 작은 표본 크기로 인해 표준오차가 크기 때문에, 추정치의 크기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구간 추정치는 95% 신뢰수준에서 0.005에서 0.391 사이에 형성되고 있다.

o 도구변수 추정치는 내생성의 문제를 극복하여 편의 없는 휴학 기간의 임금 효과를 나타낸다. 따라서, OLS와 도구변수 추정치의 차이는 양의 누락 변수의 편의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양의 편의는 능력과 같이 관측되지 않는 특성이 뛰어난 사람이 휴학 기간도 길고 임금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일반적인 OLS 추정을 했을 때는 휴학 기간의 임금 페널티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나, 능력과 같이 관측되지 않는 특성이 뛰어난 사람이 휴학 기간이 긴 경향이 있어 실제 존재하는 임금 페널티가 가려졌다고 볼 수 있다.

o 실증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대학 교육 현장과 노동시장이 어떤 대응을 준비해야 할지에 관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휴학 기간이 임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의 실증 분석 결과는 휴학 기간의 임금 페널티가 상당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대학 교육 현장은 긴 휴학 기간이 임금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불필요한 휴학 기간을 줄이고, 노동시장으로의 지체 없는 이행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o 등록금 등 경제적인 문제로 휴학하는 대학생이 많아지는 것도 우려가 된다. 자기 계발 목적이 아닌 경제적인 이유로 휴학하는 경우, 대학 재학 기간의 학업성취도를 떨어뜨리고, 인적자본 축적을 방해하여 더 큰 휴학 기간 페널티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학자금 대출, 등록금 지원 사업들을 지속하고 확대하여 대학 교육과정이 가능한 중단 없이 이루어질 수 있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

o 대학생의 군 복무와 군 휴학 기간에 대한 근본적 고민도 필요하다. 군 복무를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복학해서 다시 학업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학업성취도 저해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공과 연계한 능력을 군 복무기간 동안 가능한 활용할 수 있도록 장려되는 것이 필요하고, 대졸자들의 군 복무를 위해 휴학했다가 복학하는 과정에서 공백이 크게 생기는 것을 방지하려는 방안도 필요하다. 공백 기간 동안에 발생할 수 있는 인적자본 축적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o 마지막으로, 휴학 기간의 임금 페널티가 기업이 긴 휴학 기간으로 졸업이 늦춰진 대졸자를 차별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면, 그 차별을 줄여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조직 내에서 나이에 따른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한국의 기업문화로 인해 긴 휴학 기간으로 인해 졸업 시기가 늦춰진 대졸자에 대한 비선호가 있을 수 있다. 만약, 이러한 기업의 조직 문화로 인해 긴 휴학 기간으로 졸업이 늦춰진 대졸자가 차별받는다면 노동시장의 효율적 자원배분을 저해하므로, 휴학 기간의 임금 페널티 중 차별적 요소로 발생하는 부분을 제거하기 위해 기업문화를 꾸준히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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