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지성의 창조적 본질은 바로 의식의 선험성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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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지성의 창조적 본질은 바로 의식의 선험성에 있다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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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칸트 선험철학 입문: 선험철학의 전략과 방법론은 여전히 유효한가? | 이현모 지음 | 파라아카데미 | 320쪽
 

저자는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에게 반문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 민족이 현대사회를 떠받치는 서구사상과 문명, 문화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하고, 앞으로서의 미래를 이끌고 갈 주도적인 입장이 될 수 있을까? 저자의 답변은 너무나도 당연한 듯이 부정적이다. 우리 민족은 근본적으로 서구사상의 틀 속에서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과 선진국의 국민으로 인정받으려면, 우리가 스스로의 취약점인 서구문명의 사상적 본질을 철저히 파악하고, 나아가 새로운 전망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박 겉핥기식의 흉내로는 그들을 뒤쫓아 갈 수는 있어도 그들 앞에서 그들을 이끌고 갈 수 없다. 저자에 의하면 칸트의 비판철학, 선험철학의 체계는 근대 서구문명의 사상적 본질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따라서 칸트를 넘어서야 현대 문명과 사상의 본질도 파헤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 책은 ‘칸트 선험철학 및 비판철학의 전략과 방법론은 여전히 유효한가?’를 살펴본다. 그 목적은 첫째, 근대철학과 현대철학을 통틀어 칸트의 철학체계가 서구인의 철학적 사고방식을 가장 잘 짜인 체계로 구성하고 있는 점을 제대로 밝히려는 것이다. 둘째는 현대에 새롭게 등장한 서구사상들이 자신의 사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칸트의 입장을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간에 일단 언급하는 점을 바탕으로 현대철학의 문제점을 진단하려는 것이다. 세 번째 목적은 서구문명을 수용한 동양권에서 서구인이 확립한 보편적 존재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서구철학의 사유방법론을 올바르게 파악하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 의도를 충실히 추구하기 위해 칸트의 선험철학의 체계를 논구한다. 그 논구과정에서 인간지성의 창조적 본질이 바로 의식의 선험성에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이 입장은 의식의 선험적 기능을 초월적 기능으로 이해하는 문제점을 논구하여 철학의 영속성을 올바르게 해명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철학이 시대를 막론하고 이 과제를 되풀이하여 재해석해야만 하는 관점을 강조한다. 현대에서도 재해석해야 하는 이유는 인식기능이 존재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현상계를 벗어나 존재 전체를 탐구대상으로 삼더라도, 사유방식이 반드시 선험적이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진리관에 입각하여 이념을 추구하고, 이념은 역사에 따라 변천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찍부터 개인의 인격을 수양하고 사회와 나라를 다스리는 이념을 갖추었다. 그러나 역사의 변천과정에서 조선 말기부터 서구의 사상과 문물, 제도를 도입하여 현재의 사회를 구축하였고, 경제적으로는 세계 10위권으로 도약하는 양적 팽창을 이룩했다. 인구도 남북한과 전 세계 동포를 합하면 8,000만을 넘는다. 그럼에도 세계인들에게 선진국으로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우리 민족이 세계인들을 이끌고 갈 사상적 이념을 현재로서는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선진국이 만든 사상과 문화의 틀 속에 대단한 활약을 하여 눈부신 성과를 도출하였음에도 여전히 선진국으로서 지위는 인정받을 수 없는 이유이다. 저자는 서구문명의 사상적 본질을 보여주는 칸트의 비판철학 및 선험철학 체계의 유효성을 철저히 파악하고,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전망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을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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