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민의 72.7%, 한국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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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주민의 72.7%, 한국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해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2.10.03 2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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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 기회 및 과정의 불공정이 결과의 불공정보다 더 심각하다고 인식
- 경기연구원, 발간
- 각 개인의 배경 및 환경의 차이를 보정하는 ‘실질적 기회의 평등’ 패러다임은 공정하면서도 성장 친화적인 자원배분을 가능하게 할 것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더욱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은 경제사회시스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쳐 생산성 향상과 성장 동력 발굴이라는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산업 간 불균형과 고용 및 소득의 양극화를 더욱 확대하는 위기 역시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디지털 전환의 불균형과 양극화 심화는 대증요법인 조세와 이전지출을 통한 사후적 교정정책으로는 제대로 된 대응이 어렵다. 오히려 ‘증상’에 대한 대증요법이 아닌 현재 불평등의 원천인 ‘디지털 역량’ 등의 보편적 확산,  즉 실질적인 기회의 평등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경기연구원(GRI)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불공정한 우위가 없는 경쟁, 실질적 기회의 평등’ 보고서(경제사회연구실 김을식 연구위원·김유나 연구원)를 10월 29일 발간했다.

 

경기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수도권 주민은 결과의 불공정보다 기회 및 과정의 불공정이 더욱 심각하다고 응답하고 있다.

연구원이 공개한 조사(수도권 성인 1천500명 대상, 2021년 11월 3~9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공정하다고 생각하느냐’의 질문에 수도권 성인의 72.7%가 공정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공정하지 않은 이유(중복 응답)는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불공정 57.4%,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과정’에서의 불공정 60.6%, 경제활동의 ‘결과’에서의 불공정 52.2%로 나타났다. 기회 및 과정의 불공정인 ‘사전적’ 불공정이 결과의 불공정인 ‘사후적’ 불공정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연구원은 실질적 기회의 평등은 인종이나 성별 등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는 형식적 기회의 평등을 넘어, 경제적 성취 수단인 ‘자원’과 성취할 수 있는 자유인 ‘역량’의 보장을 통해 ‘공평한 경쟁의 장’(leveling the playing field)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개인의 경제적 성취가 ‘환경’이 아니라 ‘노력’에 의해서만 결정되도록 한다는 의미이다.  

연구원은 이러한 기회의 평등이 경제성장에 긍정적이라는 최근의 실증 분석 결과들을 소개하면서, 실질적인 기회의 평등이 공정하면서도 효율적인(fair and efficient) 자원배분을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기존의 불평등 연구는 개인들이 달성한 사회경제적 성취의 ‘결과’만 분석하고, 불평등의 ‘원천’이나 불평등이 발생한 ‘과정’에 대한 고려가 매우 미흡하다고 지적하는 보고서는 기회의 평등 정책은 단순한 결과의 평등(equality of outcome)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모든 시민들이 ‘평등한 기회’를 갖고 선의의 경쟁을 도모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의 연구 성과에 의하면, 기회의 불평등과 경제성장 사이에는 음(-)의 관계가 있음이 계속 보고되고 있으며, 경제 제도가 어느 정도 완비된 국가들에서는 기회 불평등을 완화하는 사회정책이 경제 내의 공평성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효율성도 동시에 향상 시킬 수 있음을 시사하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기회의 평등이 실천적 정책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무엇’에 대한 기회를 평등하게 할 것인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지역 또는 국가에 경제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 필요하거나 사회구성원 모두를 위한 경제적 기본 자원의 성격을 갖는 공유재(commons)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생산적 활동에 대한 기회의 경우, 노동력 증진을 위한 교육, 자본 활용을 위한 금융, 사회경제적 교류 및 거래를 위한 교통과 정보통신, 디지털 시대의 핵심 역량인 데이터, 오픈 소스, 플랫폼 등의 공유 서비스가 필요하다. 실제로 교육, 교통, 정보통신, 금융 등의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충분하게 제공하는 것에 대해 수도권 주민의 3/4 이상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기회가 넘치는 경기도’를 정책 비전으로 제시한 민선 8기 경기도의 비전이 성공적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교육 등 핵심 기회 분야의 선정, 필수적이고 충분한 기회의 제공, 민관의 협력, 청년 등 우선순위 대상의 선정, 온·오프라인 사이트의 구축 등을 담은 ‘경기 기회 보장’ 플랫폼의 구축이 긴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을식 연구위원은 노동력 증진을 위한 ‘교육’, 자본 활용을 위한 ‘금융’, 사회경제적 이동 및 연결을 위한 ‘교통’과 ‘정보통신’, 디지털 시대의 핵심 역량인 데이터, 오픈 소스, 플랫폼 등의 ‘공유 서비스’ 등 5대 기회 분야를 실질적 기회 보장의 ‘킹핀’(kingpin)으로 육성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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