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과 자유: 열역학적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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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과 자유: 열역학적 자유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2.09.1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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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연단 〈자유와 이성〉 제20강_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의 「자연과학과 자유: 열역학적 자유」


네이버문화재단의 <열린연단: 문화의 안과 밖> 아홉 번째 시리즈 ‘자유와 이성’ 강연이 매주 토요일 서울의 네이버 스퀘어 종로에서 진행되고 있다. 자유는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자기실현의 원리라고 할 수 있으며, 그간 인류가 걸어온 길은 자유 실현을 위한 투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합리성의 증대는 자유의 신장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여섯 섹션 총 44강으로 구성된 이번 시리즈는 고전 시대로부터 근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자유 담론을 검토함으로써, 자유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확장하고 미래 사회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열어보고자 한다. 자유의 이념과 지향에 관한 동서양의 지적 자산을 통시적으로 고찰하는 세 번째 섹션 ‘기술적 환경과 인간의 자유’ 제20강 이덕환 명예교수(서강대 화학과)의 강연을 발췌 소개한다.

정리   편집국
사진·자료제공 = 네이버문화재단


자연과학과 자유: 열역학적 자유


이덕환 교수는 “사물에 적용되는 자연법칙의 발견을 추구하는 자연과학”에서는 아무래도 ‘자유’보다는 “긴밀한 ‘상호작용’과 ‘간섭’에 의해 나타나는 ‘규칙성’과 ‘조직화’에 더 집중”하는 편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특히 많은 수의 입자들로 구성된 계(系)를 탐구하는 열역학”의 경우, 자유에 대한 관심이 있다고 언급한다. 그 예로, 열역학에서는 “외부의 동력이 없이 ‘자연적’으로 진행되는 변화를 ‘자발적(spontaneous)’이라고” 부르는데 그 같은 자발적 변화의 방향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된 열역학적 변수로서 엔트로피(entropy)를, 그리고 “열역학적 평형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변화의 방향을 알려주는 열역학적 변수”로서 자유 에너지(free energy)” 등을 들어 설명한다. 다른 한편, 자연과학에서 “자유를 억제하는 요소들”을 이야기하면서는 자유 낙하와 자유 팽창, 기체의 자유 팽창, “사물의 물리적 움직임이나 변화의 과정에 적용되는 제한 또는 제약”을 뜻하는 ‘자유도(freedom)’ 등을 살펴본다. 끝으로 “자유와 평등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할 수 있게 된 것은 온전하게 현대의 과학과 기술 덕분”이라며 “합리성을 핵심으로 개방성, 비판성, 자율성, 보편성, 엄밀성 등으로 구성”되는 ‘과학 정신’은 앞으로도 꾸준히 추구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지난 8월 20일, 이덕환 교수가 <열린연단: 문화의 안과 밖 – 자유와 이성>의 20번째 강연자로 나섰다. 사진제공=네이버문화재단

근대의 개념인 자유는 지극히 인간중심적 함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물에 적용되는 자연법칙의 발견을 추구하는 자연과학은 ‘자유’보다 오히려 긴밀한 ‘상호작용’과 ‘간섭’에 의해 나타나는 ‘규칙성’과 ‘조직화’에 더 집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많은 수의 입자들로 구성된 계(系)를 탐구하는 열역학의 경우 자유에 대한 관심을 찾아볼 수는 있다. 

과학과 기술이 인류가 추구하는 자유의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기술의 발달에 의한 물질적 풍요가 자유롭고 평등한 삶을 가능하게 해준 것도 사실이다. 과학자들이 요구하는 과학적 탐구의 자유도 있다. 오로지 실증적 증거만을 고집하는 비판과 반론의 ‘자유’가 과학자들에게 지극히 당연한 권리가 돼버렸다. 과학적 탐구의 자유가 권위, 사상, 가치관을 능가하는 최고의 가치로 인식되고 있다는 뜻이다.

 

1. 열역학과 자유

계(系, system)의 상태 변화에 의한 ‘일(work)’과 ‘열(heat)’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열역학(thermodynamics)은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만들어준 열역학적 기관(engine)의 효율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으로 정립되기 시작한 현대 과학의 핵심 분야이다. 

1) 기체 분자의 자유

기체는 고체나 액체보다 밀도가 낮고, 용기의 크기에 의해서 부피가 결정되는 독특한 특징을 가진 물질의 상(phase)이다. 기체를 구성하는 원자나 분자는 ‘자유롭게’ 움직인다. 기체가 모양에 상관없이 용기 속의 공간을 균일하게 채워서 분포하게 되는 것도 그런 특성 때문이다. 

거시적으로 이상기체 상태 방정식을 만족하는 이상기체의 정체는 1860년 제임스 맥스웰이 완성한 ‘기체 운동론(kinetic theory of gas)’으로 설명한다. 기체 운동론에서 이상기체는 빠른 속도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많은’ 수의 ‘작은’ 분자로 구성된다.

기체 운동론에서는 분자들 사이의 평균 거리가 충분히 멀기 때문에 기체 분자들은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용기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기체 분자들은 끊임없이 서로 탄성(彈性) 충돌을 반복한다. 또한 기체 분자들의 수가 충분히 많기 때문에 ‘통계(statistics)’의 방법론으로 거시적 평형(equilibrium) 특성을 설명할 수 있다는 특성도 가진다.

2) 응축상에서의 자유

세상의 사물을 구성하는 분자들이 모두 기체에서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크기와 모양이 제한된 ‘고체’와 ‘액체’와 같은 ‘응축상’의 분자들은 매우 가까이 위치한 다른 분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퍼텐셜 에너지’에 갇혀서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고 응축상의 분자들이 자유를 완전히 잃어버리고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응축상의 분자들에게도 무작위적인 ‘열운동(thermal motion)’이 허용된다. 

다양한 화학적 성분으로 구성된 응축상에서는 농도 분포에 따라 원자나 분자가 거시적으로 이동하는 확산(diffusion) 현상이 관찰된다. 확산의 속도는 응축상의 밀도, 입자의 크기, 입자들 사이에 작용하는 상호 인력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응축상은 음전하를 가진 전자가 자유롭게 이동하는 골격 역할도 한다. 전자의 이동이 자유로워서 전기가 잘 통하는 물질은 ‘도체(conductor)’라고 부르고, 전자의 이동을 허용하지 않아서 전기가 전혀 흐르지 않는 물질은 ‘절연체(insulator)’라고 한다. 외부 조건에 따라서 전자의 이동 특성이 달라지는 ‘반도체(semi-conductor)’도 있다. 특정한 온도 이하에서 전기 저항이 상실되어 전자가 완전히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초전도체(superconductor)’도 있다.

 

3) 열역학과 볼츠만 분포

평형 상태의 계의 특성을 분석하는 평형 열역학은 ‘열적 평형’에 대한 ‘제0법칙’, ‘(내부) 에너지’에 대한 ‘제1법칙’, ‘엔트로피’에 대한 ‘제2법칙’, 그리고 ‘엔트로피의 절대값’에 대한 ‘제3법칙’의 네 가지 열역학 법칙을 근거로 한다. 평형 열역학은 물질의 양(量)을 나타내는 n, 뜨거운 정도를 나타내는 T, 압력을 나타내는 p, 그리고 크기를 나타내는 V 등의 ‘기계적 변수(mechanical variable)’가 시간이 지나도 변화하지 않는 ‘평형(平衡, equilibrium)’ 상태를 설명한다.

평형 열역학은 제1법칙으로 정의되는 ‘(내부) 에너지’ E와 제2법칙으로 정의되는 ‘엔트로피’ S로 시작한다. ‘열함량(heat content)’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엔탈피’ H와 상태 변화에서 자유롭게 흡수 또는 방출될 수 있는 일의 양을 나타내는 ‘자유 에너지’ G와 A를 비롯한 ‘열역학적 변수(thermodynamic variable)’를 활용한다. 물리적으로 측정이 가능한 기계적 변수와 달리 열역학적 변수는 직접적인 측정이 불가능한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물리량이다.

거시적인 열역학적 계는 일반적으로 아보가드로 수에 해당되는 많은 수의 분자로 구성되고, 계를 구성하는 미시적 분자의 상태는 뉴턴의 고전역학이나 20세기에 들어서서 정립된 양자역학으로 설명된다. 거시적인 열역학적 변수와 열역학적 계를 구성하는 미시적 입자의 성질들 사이의 관계는 19세기 말 루트비히 볼츠만에 의해서 정립된 ‘통계 열역학’으로 설명된다.

볼츠만의 통계 열역학에 따르면 뜨거운 정도를 나타내는 ‘온도’는 사실 분자들이 가진 평균 운동 에너지에 해당한다. 뜨거운 물체의 분자들은 차가운 물체의 분자들보다 더 빠르고 ‘자유롭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공기 분자들은 상온에서는 음속에 해당하는 평균 초속 350미터의 속도로 방 안을 날아다니지만, 섭씨 영하 196도로 냉각시키면 더 이상 움직일 에너지를 잃어버려서 서로 뒤엉킨 액체가 된다.

평형 상태의 열역학적 계를 구성하는 분자의 에너지 분포는 ‘볼츠만 분포’로 주어진다.

 

4) 자발적 변화: 엔트로피와 자유 에너지

자연에서 관찰되는 변화에는 일정한 방향이 있는 경우가 많다. 열역학에서 외부의 동력이 없이 ‘자연적’으로 진행되는 변화를 ‘자발적(spontaneous)’이라고 부르고, 외부의 동력이 제공되어야만 나타나는 변화를 ‘비자발적(non-spontaneous)’이라고 부른다.

① 엔트로피: 시간의 화살

엔트로피(entropy)는 자발적 변화의 방향을 설명하기 위해 1850년 독일의 루돌프 클라우지우스(Rudolf Clausius)가 정립한 열역학적 변수이다.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고립계(isolated system)에서 저절로 일어나는 자발적 변화에서는 엔트로피가 언제나 증가한다. ‘우주의 엔트로피는 끊임없이 증가한다’는 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 증가 법칙)이 바로 그런 뜻이다. 고립계에서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자연스러운 변화의 방향을 ‘시간의 화살(arrow of time)’이라고 부르고, 엔트로피가 최대가 되어 더 이상 증가할 수 없는 상태를 ‘열적 죽음(thermal death)’이라고 한다.

② 자유 에너지

자유 에너지(free energy)는 열역학적 평형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변화의 방향을 알려주는 열역학적 변수이다. 자유 에너지가 화학 물질의 ‘자유로운’ 변화의 방향을 알려준다는 뜻에서 자유 에너지를 ‘화학적 친화도(chemical affinity)’라고 부르기도 했다. 자유 에너지는 ‘탈출 경향(escaping tendency)’을 나타내는 ‘화학 퍼텐셜(chemical potential)’과 연관된 열역학적 변수이기도 하다. 화학 퍼텐셜이 높은 곳의 분자들은 화학 퍼텐셜이 낮은 곳으로 ‘자유롭게’ 탈출하려는 경향을 갖게 된다는 뜻이다. 자유 에너지가 최소의 값이 되는 상태를 ‘열역학적 평형 상태’라고 부른다.

 

2. 자유를 억제하는 요소들

자연과학에서 사용하는 용어에서도 ‘자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심지어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수학에서도 ‘자유(free)’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외부의 간섭이나 제약이 배제되는 ‘불간섭(不干涉)’의 ‘자유로운’ 상태를 뜻하는 목적으로 사용한다. 사물의 물리적 움직임이나 변화의 과정에 적용되는 제한 또는 제약을 ‘자유도(freedom)’라고 부르기도 한다.

1) 자유 낙하와 자유 팽창

뉴턴의 고전역학에서 ‘자유 낙하(free fall)’는 중력(gravity) 이외의 다른 힘이 작용하지 않는 물체의 낙하 운동을 말하고, ‘자유 팽창(free expansion)’은 외부의 압력이 작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system)의 부피 팽창을 뜻한다. 중력 이외의 힘과 외부에서 작용하는 압력을 ‘타인에 의한 간섭’으로 간주한다는 뜻이다.

2) 기체의 자유 팽창

자유 팽창은 기체가 담긴 용기의 외부에서 힘(압력)이 작용하지 않는 기체가 ‘자유롭게’ 팽창하는 경우를 말한다. 기체가 들어 있지 않은 ‘진공(vacuum)’ 상태의 용기로 기체가 퍼져나가는 비가역적(irreversible) 팽창을 말한다. 자유 팽창은 열역학에서 상태 변화에 따른 열역학적 물리량의 변화를 정의하는 가장 전형적인 비가역적 변화에 해당한다. 

3) 자유도

현대 과학에서 자연 현상은 실험적으로 측정이 가능한 물리량에 해당하는 ‘변수(variable)’를 이용해서 설명한다. 변수는 흔히 ‘독립변수(independent variable)’와 ‘종속변수(dependent variable)’로 구분한다. 독립변수는 그 값이 다른 변수의 값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또는 ‘독립적’으로 결정될 수 있는 경우이고, 종속변수는 다른 변수들의 값에 의해서 구속적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는 변수를 말한다.

‘자유도(degree of freedom)’는 특정한 자연 현상을 설명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독립변수’의 수를 말한다. 인체의 팔목이나 고관절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가진 경우에 자유도는 3이 된다. 바다에 떠 있는 배나 공중에 날아다니는 비행기는 3개의 회전과 3개의 병진(竝進)을 포함한 자유도가 6이 된다. 3차원 공간에서 N개의 입자로 이루어진 계의 경우에는 자유도가 3N이 된다. 각각의 입자에 대해서 3차원 공간에서의 위치를 나타내는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를 구성하는 입자들 사이에 상대적으로 고정된 기하학적 구조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자유도가 줄어들게 된다.

 

3. 과학 기술과 자유의 증진

영국의 사상가 버트런드 러셀은 과학 교육의 중요성을 유난히 강조했다. ‘과학이 없었으면 현대의 민주주의는 불가능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1981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로알드 호프만도 적어도 극단적인 굶주림, 빈곤, 사회적 차별은 상당한 수준까지 완화하고, 자유와 평등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할 수 있게 된 것은 온전하게 현대의 과학과 기술 덕분이라고 보았다.

1) 자연 생태계로부터 자립

20세기에 들어서서 본격적인 산업 발전이 시작되면서 인류의 사회적 제도와 삶의 질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이제는 식량과 소재의 과소비에 의한 천연자원과 생물자원의 고갈과 환경에 미치는 피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자연이 황폐화되었다는 지적은 조심스러운 것이다. 플라스틱과 비닐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천연 목재의 소비량은 감소하고 있다. 야생과 구분된 도시에서의 생활도 사실은 자연 생태계로부터의 자립을 위한 노력에 의해 가능해진 일이다. 

2) 사회 민주화에 대한 기여

인간은 지구상에서 살고 있는 수많은 생물 중에서 유일하게 개인의 자유와 평등한 권리를 존중하는 민주 사회를 이룩한 생물 종이다. 인류의 생활은 과학과 기술에 의해 엄청나게 바뀌었다. 물론 바람직하지 않은 변화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변화는 좋은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화학을 비롯한 과학이 사회 민주화를 이룩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해왔다는 뜻이다.

3) 사회적 평등의 실천

문명의 혜택은 극소수의 지배자들이 독점했다. 실제로 생산성이 극도로 낮았던 전통적인 농경 사회에서는 사회적 차별이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거의 모든 전통사회에서 옷의 색깔이 사회적 신분을 나타내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었다. 엄격한 복식 제도의 원인은 염료의 생산이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다. 19세기에 석탄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산업 폐기물인 콜타르에서 얻은 아닐린으로부터 짙은 보라색 염료를 인공적으로 합성하게 되면서 옷의 색깔로 신분을 과시하던 시대가 막을 내렸다. 사회적 신분에 상관없이 누구나 화려한 색깔의 옷을 마음대로 골라 입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화학의 발전이 사회적 신분 격차를 과시하는 수단을 무용지물로 만든 것이다.

 

4. 과학 탐구의 자유

과학 정신은 합리성을 핵심으로 개방성, 비판성, 자율성, 보편성, 엄밀성 등으로 구성된다. 그중에서도 실험 정신에서 나타나는 ‘비판적 합리성(critical rationalism)’이 특히 강조된다. 현대의 과학자들에게 어떠한 권위, 사상,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실증적 증거만을 바탕으로 하는 ‘자유로운’ 비판과 반론이 보장되어야만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과학적 탐구의 자유가 인류 사회가 요구하는 일반적인 법과 윤리의 한계를 함부로 넘어설 수는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치중립적인 과학 지식을 자의적으로 왜곡하거나 인류가 감당할 수 없는 파괴적 기술을 강요하는 정치적 영향력은 적극적으로 경계한다. 

인간 내면에 숨겨진 비합리적이고 어둡고 칙칙한 심리적 요소가 진리를 추구하는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과학자도 역시 윤리적으로 완벽한 인간일 수가 없다. 실제로 과학에서도 실수와 오류, 그리고 의도적인 속임수를 피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과학자들이 추구하는 것은 ‘진리(眞理)’가 아니라 ‘지식(知識)’일 뿐이라는 사실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5. 과학자의 책무

과학자들은 자신들의 성과물이 어떻게 이용되고, 오용되는지에 대해서도 절대적인 책임을 져야만 한다. 그리고 새로운 물질의 위험성과 오용 가능성을 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강연 바로보기: [열린연단]_ 자연과학과 자유: 열역학적 자유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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