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논문’ 경악할 검증 결과…“표절의 집합체”
상태바
‘김건희 논문’ 경악할 검증 결과…“표절의 집합체”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2.09.06 14: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범학계 국민검증단, 6일 대국민보고회 열어
- "내용·문장·개념·아이디어 등 모든 면에서 표절"
- “점집 홈페이지·사주팔자 블로그 무단 도용”

 

 ‘김건희 여사 논문표절 검증을 위한 범학계 국민검증단’은 6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대국민 보고회를 열었다. (출처=유튜브 <빨간아재>)

김건희 여사 논문표절 검증을 위해 범학계 인사로 구성된 국민검증단이 김건희 여사의 박사 학위 논문을 포함해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총 4편이 모두 표절정도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사교련)·전국교수노동조합 등 14개 참여단체로 구성된 ‘김건희 여사 논문표절 검증을 위한 범학계 국민검증단’은 6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김 여사 논문 검증 결과를 공개했다. 

검증단은 “김 여사 논문은 내용, 문장, 개념, 아이디어 등 모든 면에서 표절이 이뤄진 수준 미달의 논문”으로 "특히 점집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블로그, 해피 캠퍼스와 같은 지식거래 사이트 등 상식 밖의 자료를 출처 명기 없이 무단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검증결과 이론의 여지 없이 모든 논문이 표절의 집합체이며, 그 수준 또한 학위논문이라고 인정할 수 없는 것”이라며, “40%가 넘는 표절로 논문심사를 통과하는 것은 매우 비정상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증단은 “대통령 부인인 김 여사는 공인으로서 지위에 맞는 도덕적 책무와 품위를 지킬 의무가 있다”며 “그런데도 이런 상식 밖의 부정한 수단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대학의 강단에 서서 학생을 가르친 것은 최소한의 양심도 저버린 행위”라며 “이에 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김건희 여사 본인이 져야 하겠지만, 논문 지도와 심사를 맡은 지도교수와 심사위원에게도 막중한 책임이 있으며, 나아가 부인의 연구 부정 행위를 모를 리 없는 대통령의 처신에도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검증단은 김 여사의 연구부정행위가 공정과 상식, 법률과 원칙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의 가치와도 전면 배치돼 향후 국정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검증단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매우 좋지 않은 본보기가 되며 국제적 망신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면서 “검증결과를 백서로 제작하여 불미스러운 사태의 재발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학문과 상식에 대한 건전한 사회적 합의를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국민대 동문 비상대책위원회와 마찬가지로 국민대에 재조사위원회 명단과 최종보고서 공개를 요구했다. 또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필요한 후속 조치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오전 국민대 졸업생 비상대책위원회가 캠퍼스에서 '김건희 여사 논문을 검증될 것이다'라는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국민대 비대위 제공]

국민검증단의 발표는 지난달 1일 국민대가 내놓은 재조사위원회 판단과 대조된다. 당시 국민대는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과 학술지 게재논문 일부에 대해 “위원회 규정상 표절에 해당하거나 학문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난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한편 김 여사의 허위경력 기재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은 지난 2일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전날인 5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부는 공소시효 완성된 것도 있고 여러 수사 상황을 종합하니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준홍 국민대 비대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본인 입으로 자백같은 사과를 했는데도 법적 처벌을 면하게 된 것”이라며 “대통령 부인으로 신분이 바뀐 후 국민대와 경찰 모두 김 여사를 비호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학 교수는 이날 “국민검증단은 (국민대) 조사위원회의 결론이 어떻게 일반 상식과 동떨어진 결과가 됐는지 검토했다”며 “검증단은 향후 김 여사의 숙명여대 석사학위 논문도 상식적 결과가 나오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검증단은 지난달 5일 국회 정론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여사의 국민대 박사 논문을 포함 논문 4편에 대한 자체검증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번 검증에는 표절된 논문의 당사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구연상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를 포함 범학계 16명의 검증위원이 참여했다.

 

                                         양성렬 사교련 이사장이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검증단은 김 여사의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디자인학 박사학위 논문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애니타 개발과 시장 적용을 중심으로’(2008)와 학술지에 게재된 3개의 논문에 대해 검증했다. 검증 내용 발표를 맡은 양성렬 사교련 이사장은 “(이번 검증은) 여러 학자가 밤새며 노력한 집단지성의 산물”이라며 “무너진 학교와 교수 사회의 양심을 되살리기 위해 검증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검증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은 구연상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의 논문 일부를 표절했고, 개인 블로그 글과 기사 일부 등을 그대로 복사해 붙였다. 논문 총 860문장 중 220문장이 출처 없이 그대로 베껴 쓴 상태고 전체 논문 147쪽 중 출처가 제대로 표시된 쪽 수는 8쪽에 불과했다. 논문 11~13쪽에 나온 용어의 정의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의 웹사이트 정보통신용어사전, 블로그 등에서 그대로 가져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검증단은 “18~33쪽 내용은 점집 홈페이지, 사주팔자 블로그, 해피 캠퍼스 등 지식거래 사이트 자료를 출처 명기하지 않고 거의 그대로 복사해 붙였다”며 “중고등학생에게도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 지식거래 사이트를 이용한 것은 도무지 묵과할 수 없는 것이며 특허권 도용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식 이하의 많은 문제점은 김 여사의 논문들이 대필에 의한 것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마저 불러일으킨다”고 덧붙였다.

 

자료=검증 보고서

예컨대 이 논문 29쪽에 등장하는 ‘3.1. 사주’ 부분의 “많은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각각의 가지고 있는 운이 다르다고 한다. 그 운, 즉 사주란 사람의 태어난 년(年), 월(月), 일(日), 시(時) 이 네 가지의 기둥을 뜻하며, 이 네 가지 기둥을 가지고 사람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점치는 것을 또한 사주라고 한다” 등의 문장은 2003년 제작된 사주팔자 블로그에서 따온 것으로 짐작된다. 해당 블로그는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각각의 가지고 있는 운이 다르다고 한다. 그 운, 즉 사주란 사람의 태어난 년(年), 월(月), 일(日), 시(時) 이 네 가지의 기둥으로서 사람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점치는데 이처럼 년(年), 월(月), 일(日), 시(時)를 가지고 점치는 것을 사주라고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일명 ‘Yuji’논문이라고 불리는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2007)에서도 연구방법과 내용 등을 표절한 정황이 발견된다고 주장했다. 검증단은 “이론적 배경에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베꼈던 <디지털타임스>에 실린 기사를 비롯한 세 개의 신문기사 일부를 그대로 복사해 붙이고, 연구방법에는 1개 학회지 논문과 2개 학위논문의 연구방법에서 거의 그대로 복사하여 붙였다”며 “논문의 총 118개 문장 중 50개 문장이 그대로 복사하여 붙였다”고 말했다.

검증단은 ‘애니타를 이용한 Wibro용 콘텐츠 개발에 관한 연구’(2007)의 경우 “논문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인 ‘남녀의 좋은 궁합의 예’가 출처 표시 없이 개인 블로그에서 복사해 붙였다며 표절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김 여사의 논문의 핵심내용이 2005년 11월 30일 블로그에 올라온 글과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자료=검증 보고서

이들은 김 여사의 ‘온라인 쇼핑몰 소비자들의 구매시 e-Satisfaction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대한 연구’(2007)는 김영진씨의 한국외대 석사학위 논문인 ‘인터넷 쇼핑몰에서 e-Satisfaction에 영향을 주는 요인 연구’(2002)의 경우 분석 결과까지 그대로 복사하는 등 차이를 찾기 힘들 정도로 표절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우희종 서울대 교수도 자신의 SNS에 “김씨 논문은 공식적으로는 표절이겠지만,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표절이 아닌 듯하다”면서 “표절이라고는 보기 힘든 beyond plagiarism(표절 그 이상)!”이라고 밝혔다.

검증단은 김 여사의 학위논문과 기타 논문 3편은 명백한 표절이라며 국민대에 재조사위원히 명단과 최종보고서 공개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에는 후속 조치의 조속한 시행을 촉구했다.

검증단은 국민대가 김 여사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는 검증결과를 발표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만약 김 여사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논문을 써도 표절시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며 “교수들은 학생들이 내는 보고서에 대한 평가와 학위논문 심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당혹스럽기 그지없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민대에 재조사위원회 명단과 최종보고서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국민대가 김 여사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대학으로의 존립 가치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이는 국민대 졸업생·재학생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모든 대학원생에 대한 간접적 명예 훼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증단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에 후속 조치의 조속한 시행을 촉구했다. 검증단은 “교육부 또한 김 여사의 논문표절과 관련해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며 “교육부는 직접 조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지침을 개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7개월째 표류 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준 미달의 논문을 게재한 학술지를 등재학술지로 선정한 한국연구재단도 책임을 면할 수 있다”며 한국연구재단에도 후속 조치를 요구했다.

이들은 김 여사의 숙명여대 석사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숙명여대에서 조사 중이기 때문에 합리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고 있다”며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당연히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