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상 교수, 김여사 표절 거듭 사과 요구…“학생들에게 떳떳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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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연상 교수, 김여사 표절 거듭 사과 요구…“학생들에게 떳떳하고 싶어”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2.08.16 0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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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에 장문의 글 남기며 김건희 여사 비판
- "김건희 모르쇠는 또 다른 악행"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의 피해자라고 주장한 구연상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 KBS 방송화면 캡처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 당사자인 구연상 숙명여자대학교 기초교양학부 교수가 김 여사의 표절을 폭로한 까닭을 상세히 밝히고, 김 여사의 표절 행위에 대한 사과를 재차 요구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 교수는 표절 논란 논문에서 김 여사가 인용표기 없이 내용을 인용한 원논문 저자다. 앞서 여러 매체를 통해 김 여사 논문이 명백한 표절이라 국민대의 ‘연구부정 없음’ 판단은 부당하며, 따라서 김 여사의 사과와 피해 복구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구 교수는 14일 자신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내가 김건희 여사의 표절 사실을 밝힌 까닭'이라는 제하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서 구 교수는 "사실 나는 2022년 8월 1일 전까지 한국 학계의 논문 검증 시스템을 믿었고, 명백한 표절 논문이 '표절 아님'으로 판정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국민대의 '틀린 결론' 앞에서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9월 1일부터 마주하게 될 나의 수강생들의 얼굴이었다"면서 "나는 그들에게 '표절은 악행이다'라고 가르쳐야 하고, 리포트나 기말 논문에서 표절을 저지른 수강생은 그 고의성에 따라 점수를 깎거나 0점 처리를 해야 한다. 그런데 만일 수강생 가운데 누군가 '교수님, 영부인의 표절은 되고, 제 표절은 왜 안 되죠?'라고 묻는다면, 나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자신의 논문이 표절당한 상황에서 침묵한다면 표절 일반에 대한 학생들의 문제제기에도 자신이 답할 말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구 교수는 “나는 부끄럽고 싶지 않았다. 나는 평등하고 자유로운 강의실에서 수강생들이 담당 교수를 존경하가는 가운데 모두가 서로의 앎을 키워나가는 떳떳한 교수가 되고 싶었다”며 “‘표절하지 말라’는 내 말이 거짓말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이미 ‘표절 논문’으로 확인한 김 여사의 학위논문의 ‘표절 사실’을 밝혀야만 했다”"며 "만일 내가 같은 수업에서 표절을 저지른 두 기말논문에 대해 한 논문에게는 'F학점', 그러나 다른 논문에는 'A학점'을 주었다면, F학점을 받은 학생은 자신의 표절 잘못을 아무리 깊이 뉘우친다손 치더라도 그 불공정한 결과에 대해 분노할 것"이라고 자신이 김 여사의 표절을 밝힌 이유를 설명했다.

김건희 여사의 박사 논문과 구연상 숙명여대 교수의 박사 논문 비교 사진. / 사진=KBS '사사건건 플러스' 캡처

이어 "나는 김건희 여사가 표절을 저지른 데는 논문 지도교수의 책임 또한 매우 크다고 본다. 논문 지도(指導)는 말 그대로 논문의 주제와 목적은 어떠해야 하고, 논문은 어떠한 방식으로 쓰는 것이며, '좋은' 논문이 갖춰야 할 문제의식과 학문적 기여 등에는 어떤 요소들이 있는지를 가르쳐 학생이 그 가르침에 따르도록 하는 일"이라며 "나는 김 여사의 박사논문에서 이러한 지도의 흔적을 거의 찾아보지 못했다. 그 논문에 '지도교수'는 없었다"고 김 여사 논문의 지도교수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그'는 논문지도 교수의 자리를 맡지 말았어야 했다. 교수가 스스로 책임질 줄 모른다면, 그는 가르칠 자격을 이미 잃은 것이다. 교수는 권력자가 아니라 '증명된 앎'을 키워 나가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나는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논문이 내 논문의 '짜붙 표절'(짜깁기로 붙여 몰래 따오기)의 '죄(罪)'를 지었기에 이미 '학위논문'의 자격을 박탈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구 교수는 "게다가 그 논문은 박사급 논문다운 이론적 고찰이 아예 빠져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채택한 방법론의 타당성에 대한 입증도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설문조사의 절차와 내용 그리고 무엇보다 그에 대한 치밀한 분석까지 모두 빠져 있고, 논문의 핵심 가치라고 볼 수 있는 주장들은 아무런 증명 근거도 없이 체계나 순서도 없이 아무렇게 나열되고 있을 뿐"이라면서 "한 마디로 말해, 그 논문은 박사논문으로 인정될 수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또 "나는 한국외대 대학원에서 독일의 철학자 마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의 전기 철학을 바탕으로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불안'(지도교수 이기상)이라는 논문을 써 박사학위를 받았다"며 "나는 대학원 입학 때부터 철학의 개념들을 '우리말다운 우리말로 뜻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해왔고, 지난 30년 가까이 우리 학문의 갈말들(학술어)을 '우리말답게 뜻매김'하는 데 온힘을 기울여 왔다. 비록 그 성과는 초라스러울 따름이지만, 나는 아직도 내 호(號)를 스스로 '우박'(우리말답게 바로쓰기 박사)이라 고쳐 짓고 죽을 때까지 저 뜻매김의 길을 갈고닦아 나가려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구 교수는 "김 여사께서 표절한 내 논문 '디지털 컨텐츠와 사이버 문화'(2002년)는 이러한 나의 두 갈래 학문적 방향성이 만들어낸 산물이었다. 그때 한류의 중심은 드라마였지만, 나는 한류의 역동성과 파급력을 그 내용보다는 그 형식, 말하자면 '디지털 컨텐츠'(기술적 측면)에서 찾았던 것이고, '디지털'과 '컨텐츠' 그리고 그 둘이 다물려 만들어진 합성어 '디지털 컨텐츠'에 대한 '우리말 뜻매김'을 마련하고 싶었다"며 "김 여사께서는 '디지털 운세 콘텐츠'를 주제로 잡았기에 '디지털 컨텐츠'에 대한 우리말 뜻매김을 '우리말다운 우리말'로 풀어내는 내 논문에 어느 정도 도움을 받았을 것이고, '출처 표시'로써 그에 대한 감사를 표했어야 마땅했다"고 자신의 논문을 인용한 김 여사가 출처를 명확하게 표시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 교수는 "하지만 김 여사는 2007년의 논문에서뿐 아니라 그 표절 의혹과 표절 사실이 드러난 2022년 현재까지 모르쇠를 잡고 있다. 그 분의 '모른 척하기'는 그 자체로 또 다른 '몹쓰리'(악행)로써 한국의 모아리(사회)가 그동안 민주주의(民主主義)를 발전시켜 왔다는 점에서 나람(나라의 사람들, 국민)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면서 "영부인의 지위에 계신 분은 나람의 뜻을 높이 받들고, 그 말과 행동으로써 그 뜻을 구현해 주어야지, 그것을 뒤로 되돌리는 잘못을 해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이어 "지난해 7월부터 2022년 현재까지 벌어지고 있는 김 여사의 '표절 논란'은 2008년 광우병 사태의 전개 과정을 떠올리게 만든다. 아마도 광우병 촛불집회와 관련한 기억들은 크게 둘로 나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나는 그 시위 자리에 함께했던 사람들의 '생생한' 기억이고, 다른 하나는 '멀리서' 언론 보도를 통해서만 그 문제 해결에 함께했던 사람들의 흐려지는 기억일 것이다. 어쨌든 모든 기억은 그 뒤 새롭게 닥쳐 온 수많은 굵직한 문제들에 이리 긁히고 저리 할퀴는 바람에 빛바랜 사진처럼 잊혀 갈 것이다. 이러한 망각은 축복이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그 모든 상처를 딛고 건강해졌다는 징표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구 교수는 "하지만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는 '우리'를 다시금 새롭게 둘로 갈라놓았다. 이때의 갈라짐은 쪼개짐에 가까워 '우리'는 우리가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그들' 또는 '저들'과 함께할 수 없는 '적(敵)'으로 나누고 말았다"며 "진영논리는 진실의 블랙홀과 같아서 그 반작용으로 '말도 안 되는 말들'과 '거짓들'을 쏟아내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이쪽 사람'과 '저쪽 사람'으로 갈리어 서로를 헐뜯는 데 혈안(血眼)이 되었다. 진실의 목소리는 귓가에 스치는 바람소리처럼 순간 흩어질 뿐 아무런 무게도 갖지 못하고 말았다"고 짚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구 교수는 김 여사가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하며 그 진정성을 내보이기 위해서는 "'표절 시인'과 '학위 취소 요구'가 들어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구 교수는 자신이 쓴 장문의 글 말미에 법의 편향적 적용이 가져올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나라는 '올바른 법'에 의해 다스려질 때만 세워질 수 있다. 그 법과 시스템이 한쪽에게 치우쳐 기울어진 나라는 적은 사람은 행복할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을 불행으로 빠뜨린다"면서 "불행의 구덩이에 빠진 사람을 건져줄 의무와 책임이 나라에 있는 한 국정을 맡은 사람은 언제나 '법의 올바름'을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연상 숙명여대 교수가 제시한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논문 표절 부분 비교 사진. / 사진=구연상 페이스북

앞서 구 교수는 지난 11일 KBS '사사건건 플러스'에 출연하여 "김 여사의 석사 논문은 40~50%의 표절률을 보이고, 박사 논문은 29%다. 일반적으로 학계에서는 15%의 표절률이면 상당히 위험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여사의 논문을 제 논문과 비교했을 때 2장 1절의 경우에는 한 3~4쪽 정도가 100% 똑같았다. 토씨 하나 다르지 않고 그대로 베껴 썼다"면서 "심지어는 제 논문에는 본문에 있던 것을 각주로 가져와서 마치 자기가 직접 쓴 글인 것처럼 위장했다고 보이는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가 김 여사가 표절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자신의 논문은 「디지털 컨텐츠와 사이버 문화」(2002년)이다. 국민대는 해당 논란에 대해 '일부 표절이 인정되지만,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날 정도로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구 교수는 "국민대의 표절 검증은 박사 학위 불량 검증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 여사의 리스(RISS) 내려받기 조회 수가 1만 1,000건이 넘은 것을 언급하며 "일부라도 표절하는 것을 용인하는 교수나 학자가 있으면 나와보시라고 하라. 국민대는 박사 학위를 주는 검증 기관일 뿐 아니라 수여 기관인데 마치 일부 표절이 있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주 잘못됐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대가) 어떤 근거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내렸는지에 대한 해명 또는 보도 자료를 내지 않고 있고 자율성과 학자의 양심을 운운하며 피해를 구제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도덕으로 악행을 덮으려 하는 잘못된 처사"라고 꼬집으며 "김건희 여사가 먼저 표절 당사자로서 사과하고 (김 여사의) 지도교수, 심사위원, 국민대 모두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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