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선호하는 분배 기준… 능력, 노력, 필요 순으로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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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선호하는 분배 기준… 능력, 노력, 필요 순으로 중시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2.08.10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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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브리프]
- 학생들의 분배 규범과 공정 민감성에 관한 연구 결과 발표
- 중·고등학생의 분배 규범과 공정 민감성 탐색

 

최근 약 10년간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의 중심에는 ‘공정한 분배’를 둘러싼 견해 차이가 존재한다. 이같은 사실은 미래 사회의 주역인 학생들이 선호하는 분배 방식에 관한 가치관, 즉 분배 규범과 공정·불공정 민감성에 대한 이해를 요구한다.

현재까지는 중·고등학생의 분배 규범을 탐색한 연구가 제한적이다. 따라서 학생의 생활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재화와 보상(예: 성적, 교사의 칭찬)의 분배 규범(분배에 적용하는 주요 기준은 무엇인가?)과 공정 민감성(불공정한 분배 또는 대우에 얼마나 민감한가?)의 관계 등에 대한 이해가 특히 요구된다.

이에 한국교육개발원(KEDI)는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 기본연구로 수행된 「학생의 생활과 문화 연구」 (권희경 외, 2021)의 내용을 요약·정리한 브리프 <학생들의 분배 규범과 공정 민감성>(작성자: 권희경 교육조사·지표연구실 연구위원)을 10일 발간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학생의 생활과 문화 연구」를 통해 우리 중·고등학생이 그들의 생활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칭찬, 성적, 물질적 부의 분배에 있어서 어떤 기준(능력, 노력, 필요)을 선호하는지(분배 규범), 그리고 불공정한 분배 또는 대우가 발생한 상황에서 어떤 수준의 민감성을 보이는지(공정 민감성)를 탐색했다.

브리프는 학생의 태도와 행동에 대한 주요 영향 요인인 분배 규범에 대한 심층적 연구의 필요성을 제안했으며, 나아가 학생들로 하여금 분배에 있어서 능력뿐만 아니라 개인의 필요와 욕구, 노력 등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 학생들의 분배 규범과 공정 민감성에 관한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 학생들이 선호하는 분배 기준은 무엇인가?

학생들은 분배 기준으로 능력(수행에 있어서 실질적 기여도)을 가장 선호하며, 노력(수행에 투여한 시간), 필요(보상을 필요로 하는 정도)를 다음 순으로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분배 규범에 따라 학생들을 유형화한 결과는 어떠한가?

군집 분석을 통해 학생들을 유형화한 결과, 필요와 노력보다 능력을 최우선으로 중요시하는 유형의 학생 비율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중학생 47%, 고등학생 40%). 그 다음으로 능력과 필요(중학생, 25%, 고등학생 30%), 능력과 노력(중학생 15%, 고등학생 13%)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형 순으로 학생 비율이 높았다. 

▷ 보상의 유형에 따른 분배 규범에 차이가 존재하는가?

ㅇ 성적(점수):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경우 필요(진학 시 반영 여부) 또는 노력(학습에 투자한 시간)에 비해 능력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ㅇ 상금: 공동의 노력으로 획득한 상금을 배분함에 있어 역시 능력을 가장 중요한 분배 기준으로 꼽았다.

ㅇ 교사의 칭찬: 교사 칭찬의 분배에 있어서도 능력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다.

ㅇ 다만, 상금의 경우 다른 보상에 비해 필요(가정형편의 어려움)를, 칭찬의 경우는 노력(투자한 시간)에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 

▷ 공정 민감성과 분배 규범 간에 관계가 존재하는가?
   
공정 민감성은 불공정한 상황에서의 부정적 감정이 발생하는 정도를 의미하며, 다음과 같은 3개의 유형이 존재한다. 

피해자 공정 민감성의 경우, 유의미한 성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가해자 공정 민감성과 관찰자 공정 민감성은 남학생에 비해 여학생이 조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피해자 공정 민감성이 높은 집단이 분배 대상의 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있으며, 반대로 가해자 공정 민감성이 높을 때,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결과는 사회적 재화와 보상의 분배 기준으로서 능력에 배타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능력주의(meritocracy)와 자신에 대한 불공정 분배에 대한 민감성 간의 상호 관련성을 시사한다. 

□ 시사점

ㅇ 학생들은 능력을 가장 중요한 분배 기준으로 보고 있으며, 보상의 유형에 따라 약간의 차별적인 기준을 적용함. 성적의 분배에 있어서는 능력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음. 금전적 보상인 상금의 경우 가정형편을, 칭찬과 같은 정서적 보상의 경우 노력에 대한 고려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남. 

ㅇ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공정 민감성의 차이가 분배 규범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보임. 특히 능력을 배타적으로 중시하는 능력주의와 자신에 대한 불공정 대우에 대한 민감성(피해자 민감성) 간의 상호 관련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남. 

ㅇ 학생들의 분배 규범의 차이는 환경, 노력, 능력의 관계에 관한 이해의 차이를 반영할 수 있음을 제안함. 능력 형성에 있어서 가정환경 등의 차이를 고려하는지 등이 분배에 있어서 결과로서의 능력만을 중시하는지(능력 집단), 다른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노력 집단)의 차이를 야기하는 것으로 해석됨. 

ㅇ 분배 규범의 차이가 성적 등과 관련하여 선생님이나 친구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임.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중·고등학생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학생의 분배 규범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을 제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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