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성과] 미생물간 대화 순간포착하는 실리콘 나노구조체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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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성과] 미생물간 대화 순간포착하는 실리콘 나노구조체 개발
  • 임병태 기자
  • 승인 2020.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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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성과] 김경호 교수(충북대), 박홍규 교수(고려대), 보치 티안(Bozhi Tian, 시카고대학) 국제공동연구팀 성과, 〈Science Advances〉에 게재

- 빛과 열 이용한 고정밀 미생물 관찰방법으로 미생물간 신호전달 실시간 관찰
- 미생물의 환경적응성에 대한 이해 높이는 계기 될 것으로 기대

미생물은 혼자 부유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여러 미생물이 특정한 표면에 모여 바이오필름 형태의 군집을 이루기도 한다. 영양부족이나 급격한 온도변화, 물리적 자극 등 외부 환경변화에 대응하는데 서로 간 소통이 유리하기 때문인데 이러한 미생물의 집단행동을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소개됐다.

▲ 우수성과_김경호(왼쪽)박홍규교수(오른쪽)교수
▲ 김경호교수(왼쪽) 박홍규교수(오른쪽)교수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김경호 교수(충북대학교)와 박홍규 교수(고려대학교), 보치 티안(Bozhi Tian, 시카고대학교) 국제공동연구팀이 빛과 열을 이용해 미생물의 집단행동을 순간적으로 정밀하게 관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박테리아 군집은 상호간 신호전달과 협력을 통해 마치 하나의 적응성 다세포 유기체처럼 행동한다. 군집 내의 신호전달은 영양부족 등의 다양한 환경변화에 좀 더 탄력 있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세포 간 신호전달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계속적인 환경 변화에 따른 박테리아 군집의 반응과 그 안정적인 생존을 이해할 수 있다.

▲ 빛과 열을 이용한 미생물 집단 정밀 자극. 제작된 실리콘 나노선 일부에 강한 레이저 빛을 가하여 순간적으로 열이 발생되며, 열원 근처로 박테리아가 모이는 과정에 대한 모식도(왼쪽)와 실제 나노선 근처에 모인 모습에 대한 현미경 사진   제공: 충북대학교 김경호 교수
▲ 빛과 열을 이용한 미생물 집단 정밀 자극. 제작된 실리콘 나노선 일부에 강한 레이저 빛을 가하여 순간적으로 열이 발생되며, 열원 근처로 박테리아가 모이는 과정에 대한 모식도(왼쪽)와 실제 나노선 근처에 모인 모습에 대한 현미경 사진 제공: 충북대학교 김경호 교수

기존에는 특정 미생물이 아닌 미생물 군집 전체를 대상으로 기계적 자극을 가하거나 화학물질을 첨가한 후 전사체 분석이나 배양액 조성변화 등을 통해 신호전달의 결과를 유추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는 자극이 있은 뒤 늦게는 수 시간 후에 나타나는 대세적 변화에 대한 정보를 전해줄 뿐이었다. 따라서 기존 연구는 신호전달에 따른 효과를 수 분에서 수 시간이 지난 후에 관찰할 수밖에 없어 수 초 안에 발생하는 신호전달과 이에 따른 박테리아의 반응성에 대한 탐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수 초 안에 발생하는 신호전달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박테리아 군집에 국소적으로 정밀하게 물리적 자극을 가하는 방법과 더불어 국부적 자극에 대한 박테리아 군집 내 신호전달을 효과적으로 관찰하는 생물물리학적인 방법이 요구된다.

이에 연구팀은 박테리아 군집에 정밀한 국소 자극을 가하기 위해 실리콘 기반의 나노선 혹은 마이크로디스크 구조체를 제작하였으며, 이 실리콘 구조체에 국소적으로 강한 레이저 펄스 빛을 가하여 강한 열이 순간적으로 발생되도록 하는 광열 현상을 이용하였다.

먼저 선택적 식각을 통해 표면적을 극대화한 실리콘 나노선 일부에 강한 레이저 펄스를 1 밀리세컨드 동안 가하여 국소적으로 열이 발생되도록 하였다. 연구팀은 레이저 빛이 차단된 후 박테리아가 나노선의 열원 근처로 모여 생물막을 형성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그리고 열 자극을 받은 박테리아를 중심으로 동심원 모양의 칼슘이온 파동이 즉각적으로 발생됨을 관찰하였으며, 이 파동이 26 마이크로미터 거리에 있는 박테리아에까지 전달되는 것을 칼슘이온 형광특성분석을 통해 확인하였다.

박테리아 생물막의 형성과 칼슘이온 전파를 통한 신호전달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모양의 마이크로디스크 구조를 제작하고 레이저 펄스를 이용하여 디스크 구조의 중심에 국소적으로 열이 발생되도록 하였다.

▲ 생물막 형성과 온도분포변화율. 다양한 모양의 마이크로판 근처에 형성된 생물막의 현미경 관찰 결과(위쪽, 밝은 초록색이 생물막)와 동일한 구조에 대해 열전달 시뮬레이션을 이용하여 얻은 마이크로판 근처의 온도분포변화율(아래)  제공 : 충북대학교 김경호 교수
▲ 생물막 형성과 온도분포변화율. 다양한 모양의 마이크로판 근처에 형성된 생물막의 현미경 관찰 결과(위쪽, 밝은 초록색이 생물막)와 동일한 구조에 대해 열전달 시뮬레이션을 이용하여 얻은 마이크로판 근처의 온도분포변화율(아래) 제공 : 충북대학교 김경호 교수

생물막이 디스크 구조의 가장자리에서 주로 형성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동일한 위치에서 칼슘이온 파동이 발생함을 관찰하였다. 또 이는 실리콘과 주변 물질 사이의 열전도도 차이가 큰 것에 따른 급격한 공간적 온도분포변화가 판 구조의 가장자리에서 발생하는 것이 주된 요인임을 열전달 시뮬레이션을 통해 규명하였다.

이번 연구는 광학적 도구를 이용하여 높은 공간분해능의 정밀한 국소 자극을 박테리아 군집에 가할 수 있는 방법과 외부자극에 대한 박테리아의 반응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특히 생물학적 과정이나 기계적, 화학적 방법이 아닌 빛과 열을 이용한 원격조정으로 살아있는 상태의 박테리아를 계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한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본 연구결과는 실리콘 구조와 박테리아의 기능성 결합체를 광학적으로 제작할 수 있음을 보였으며, 이를 이용한 다양한 환경 변화에 따른 군집 유기체의 신호전달 원리의 규명 및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며, 미생물의 환경 적응성과 생존에 대한 이해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신진연구, 리더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2월 14일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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