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학생 창업률(3%), 미국 대학생(13%)에 비해 4배가량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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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학생 창업률(3%), 미국 대학생(13%)에 비해 4배가량 낮아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2.07.3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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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 분석]

 

정부의 지원과 창업 휴학제 등 대학 내 창업 장려제도에 힘입어 대학 내 창업 여건은 개선되었으나 국내 대학생들의 창업 의향은 3%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제기됐다.

또한, 창업자 200인 대상 조사 결과, 국내 창업 생태계에서 시급히 개선될 사항으로 ‘실패 수용 문화’와 ‘창업 실패 시 사회안전망’이 지목됐으며, 창업 실패에 대한 안전망 구축과 창업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높일 수 있는 정부와 대학의 새로운 역할이 요구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단법인 ‘교육의봄’은 현재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창업 시장이 우리 교육에 주는 의미를 탐색하고자 지난 7월 13일, ‘창업의 생태계가 교육에 주는 의미’를 살펴보는 4차 포럼을 광화문 1번가 소통 공간에서 개최했다. 

포럼 발표자들은 입시 중심 교육을 창업 교육의 확산을 가로막는 최대의 걸림돌로 지목했으며, 학생들에게 양질의 창업 교육 경험을 제공하고, 창업 도전을 격려할 수 있는 학교와 가정의 역할이 요구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이들은 주요 개선과제로 ▲ (정부) 창업 교육 부처 간의 긴밀한 협력, ▲ (대학) 대학의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창업 지원, ▲ (초중고) 체험형 기업가정신 교육의 확대를 제시했다.

▲한국교육개발원 한효정 연구위원이 국내 창업 교육의 전반적인 실태와 전망에 대해 발표했고, ▲아산나눔재단 김아랑 사업본부장이 초중고에서 이루어지는 기업가정신 교육의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단국대학교 남정민 교수는 대학 내 창업 교육의 현황과 개선 방안에 대해 발표했고, 마지막으로 ▲언더독스 조상래 대표는 창업 교육 전문기관으로서 학교 밖 창업 교육의 사례를 발표했다. 대학생 창업 관련 발표 요지는 아래와 같다.

▶ 정부의 지원과 창업 휴학제 등 대학 내 창업 장려제도에 힘입어 대학 내 창업 여건은 개선되었으나 국내 대학생들의 창업 의향은 3%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남.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제기됨.
 
☞ 창업 시장에서 활약하는 20대 젊은 창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교육하고 지원하는 대학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남정민 교수는 지난 10년간 교육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 부처를 중심으로 창업 지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결과, 대학 내 전반적인 창업 여건이 개선되고 창업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식 수준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창업 휴학제, 창업 대체학점인정제도 등과 같은 대학 내 창업 장려제도가 확대되면서 대학생들이 재학 중에도 적극적으로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실제 대학생들의 창업 의향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 교수에 따르면, 국내 대학생 창업 희망 비율은 3% 정도로 미국의 대학생 창업률인 13%에 비해 무려 4배가량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창업의 생태계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대학 내 창업 여건이 크게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의 창업 의향 이토록 낮게 나타난 것은 다소 이례적인 결과다. 남 교수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배경과 요인들을 설명하면서 그 중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최근 실시된 연구에서도 대학생들이 창업을 기피하는 이유 1순위가 ‘창업 실패의 위험성’(40.8%)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학내에서 대학생들이 체감하는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부정적인 인식 수준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 창업자 200인 대상 조사 결과, 국내 창업 생태계에서 시급히 개선될 사항으로 ‘실패 수용 문화’와 ‘창업 실패 시 사회안전망’이 지목됨. 창업 실패에 대한 안전망 구축과 창업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높일 수 있는 정부와 대학의 새로운 역할이 요구됨.

 ☞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현직 창업자들도 크게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창업자 200인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연구조사에서 창업자들은 국내 창업 생태계에서 가장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으로 ① (창업) 실패 수용 문화, ② 창업 실패 시 사회안전망, ③ 창업 후 생존의 용이성 등을 꼽았다. 결국, 대학생과 현직 창업자 모두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창업 시도에 있어 가장 큰 위험요소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남 교수는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낮추는 것이 국내 창업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대학생 등 청년들이 창업에 실패하더라도 재도전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고, 동시에 창업 실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꿀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창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일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으며, 그만큼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남정민 교수는 ‘사회적 지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 대학생들의 창업 의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분석한 국가 간 비교 연구에서 개인의 ‘창업 효능감’, ‘정부 지원정책’, ‘사회적 지지’가 양국 대학생들의 창업 의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규명했다. 그리고 국내 대학생의 경우에는 특히, 다른 어떤 요인들보다 ‘사회적 지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그들을 둘러싼 부모, 교수, 대학 관계자 등 주체들이 보이는 창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지지가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대학생들이 창업을 시도하는데 강한 동기부여를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 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 창업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이러한 연구 결과는 청년창업의 활성화와 인재 육성의 주체로서 정부와 대학에 새로운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단순히 창업에 대한 예산과 제도적 지원의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의 창업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그리고 이를 위해서 우리의 교육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깊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 포럼 발표자들은 ▲ (정부) 창업 교육 부처 간의 긴밀한 협력, ▲ (대학) 대학의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창업 지원, ▲ (초중고) 체험형 기업가정신 교육의 확대를 주요 개선과제로 제시함.

 ☞ 이날 포럼에서는 국내 창업 교육의 활성화와 창업 지원의 확대를 위해 발표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첫째로 이날 발표자들은 국내 창업 교육이 정부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창업 교육을 지원하는 정부 부처 간에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아산나눔재단 김아랑 본부장은 현재 교육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5개 정부 부처에서 창업 교육을 지원하고 있지만, 창업 교육에 쓰이는 용어가 서로 통일되지 않는 등 부처 간 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국가가 기업가정신 교육에 대한 통합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민간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어 단국대 남정민 교수는 현재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창업 지원 사업들을 통합할 수 있는 창업본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개별 정부 부처들이 진행하는 지원 사업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할 때, 정책의 효율성과 함께 창업 지원의 효과성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국내 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와 지원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 한효정 연구위원은 대학은 성공적인 ‘창업의 요람’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대학생들이 대학이라는 안전망 내에서 마음껏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대학은 학생들이 대학 내 인적, 물적 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대학생들의 창업 시도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남정민 교수는 단기적 성과를 요구하는 정부 지원 사업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이제는 대학이 창업 활성화의 적극적인 주체로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학 스스로가 창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창업에 대한 투자와 교육을 제공할 때, 대학 내 창업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입시 중심 교육은 초중고 창업 교육의 확산을 가로막는 최대의 걸림돌로 지목됨. 학생들에게 양질의 창업 교육 경험을 제공하고, 창업 도전을 격려할 수 있는 학교와 가정의 역할이 요구됨.

 ☞ 이날 종합 토론에서는 창업 교육의 확산을 가로막는 요인은 무엇이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학교와 가정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열띤 논의가 진행됐다.

한국교육개발원 한효정 연구위원은 입시 중심의 교육문화가 창업 교육의 확산을 저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역량 중심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지만, 한국은 여전히 입시 교육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에 창업 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가 좀처럼 높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창업 교육 참여 빈도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낮아지는 것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남정민 교수는 창업을 결정하는 데 있어 부모 등 가정적 배경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창업 의도는 창업자의 네트워크 수준, 즉 창업자를 둘러싼 인적 배경에 큰 영향을 받는데, 실제로 부모가 창업자이거나 주변에 창업자가 많을수록 창업에 대한 의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산나눔재단 김아랑 본부장은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 학부모 등 학생을 둘러싼 이해관계자의 창업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다방면의 노력이 창업을 활성화하는데 매우 중요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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