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내적 안정을 통한 대외적 ‘강대강’ 정면승부 투쟁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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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내적 안정을 통한 대외적 ‘강대강’ 정면승부 투쟁 선언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2.07.2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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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논점] 조선노동당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내용과 전망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진행됐다. (사진=조선신보)

2022년 6월 7일 북한은 김정은 총비서(이하 ‘김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정치국회의를 개최하여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 제출할 당 및 국가정책집행과 관련된 주요 안건을 확정했다. 그리고 다음 날(8일)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이하 ‘5차 전원회의’)에서 당 및 국가정책집행 관련 주요 안건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번 제5차 전원회의의 결정 내용만으로 볼 때 북한은 대내적으로는 안정적인 기조를 회복하고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긴장 국면이 지속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최근 김 총비서가 당중앙 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에서 전선(전방) 부대 작전 임무에 중요 군사행동 계획을 추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0일 이 같은 분석 내용이 담긴 〈조선노동당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내용과 전망: 대내적 안정을 통한 대외적 ‘강대강’ 투쟁 선언〉이란 제목의 ‘이슈와 논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지난 2021년 1월 8차 당대회 이후 개최된 4번의 전원회의 경과를 먼저 살펴보고, 이를 통해 이번 제5차 전원회의 개최 배경과 주요 결정 내용을 분석했다. 

북한의 제5차 전원회의는 올해 상반기 19번의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와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공사(3번 및 4번 갱도)가 진행 중인 시점에 개최되어 한미 당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와 관련 김 총비서는 6월 1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 결정문을 통해 북한이 처한 대외환경을 평가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강대강,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을 선언했고, 공화국 무력과 ‘국방연구부문’의 과업을 제시했다. 

김 총비서는 이미 지난 2021년 제8차 당대회에서 “핵무력 고도화를 위한 투쟁”을 선언했고, “핵무기의 소형경량화, 규격화, 전술무기화”를 완성한 상태에서 “더 위력한 핵탄두” 생산과 “첨단 핵전술 무기” 개발 등 핵 선제 및 보복타격 능력을 고도화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은 올해부터 19차례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한 것이다. 

보고서는 비록 북한의 제7차 핵실험 전망이 나온 지 3개월이 지났지만, 북한은 지난 제8차 당대회의 결정에 따라 제7차 핵실험을 계속 준비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 내용 요약】

■ 제8기 전원회의 개최 경과 및 배경

▶ 제8기 전원회의 개최 경과

북한은 2021년 1월 5일부터 12일까지 제8차 당대회를 진행하는 가운데, 1월 10〜11일 제8기 제1차 전원회의를 개최하여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서국, 중앙군사위, 중앙검사위 등 지도기구에 대한 인선을 단행했다. 그리고 동년 2월 8〜11일까지 제8기 제2차 전원회의를 개최하여 지난 제8차 당대회에서 결정된 ‘국가경제발전5개년계획’의 첫해 사업계획을 심의했다.

그리고 동년 6월 15〜18일까지 제8기 제3차 전원 회의를 개최하여 상반기 정책집행 성과를 점검하고, 급변하는 한반도 주변 정세에 맞는 국방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마지막으로 2021년 12월 27〜31일까지 제8기 제4차 전원회의를 개최하여 국가경제발전과 ‘코로나19’ 방역 관련 과제를 제시했다.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 이후 네 차례 개최된 8기 전원회의의 주요 결정 내용은 아래 [표 1]과 같다. 

▶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개최 배경

김 총비서는 제5차 전원회의 개최 배경을 설명하면서, 지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가 제시한 과업이 올해 상반기에 잘 수행되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의 결정 내용을 토대로 5차 전원회의 개최 배경을 다음과 같이 정리 할 수 있다. 첫째, 농업 부문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점검의 필요성이다. 둘째, ‘코로나19’ 관련 국가 방역체계의 점검 필요성이다. 셋째, 상반기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대외정세를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다.


■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주요 결정 내용

▶ 당중앙위원회 및 무력기관 전면 개편

북한 「로동신문」은 11일 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 공보를 통해 임명된 당중앙위원회 위원, 후보위원,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위원 및 후보위원, 중앙위원회 비서, 중앙군사위원회, 중앙위원회 부장, 중앙검사위원회 위원 등을 아래와 같이 발표했다.

이번 제5차 전원회의 인선의 주요 특징은 “강대강, 정면승부의 대결원칙”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볼 수 있으며,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권력 2인자로서 조용원의 역할이 강조됐다.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 이후 조직비서에 머물렀던 조용원이 북한 최고권력기구인 당 조직지도부장 겸 비서로 임명됐다. 지난 제8차 당대회 이후 핵무력 완성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던 조용원의 조직지도부장 임명은 향후 7차 핵실험을 포함해 대내외적인 정책의 집행과 결과에 대해 권력 2인자의 책임을 부여함으로써 국내의 정치적 대비 태세를 확립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대남 및 대미 라인이 정비됐다. 대남 라인(조평통)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리선권이 외무상에 있으면서 대미관계에 별다른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지만, 대표적인 미국통인 최선희를 외무상에 임명한 것은 북미관계의 변화를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반면 강성으로 평가되는 리선권이 2018년 남북 및 북미 대화를 이끌었던 김영철을 대신하여 대남 관계를 통괄하는 통전부장에 임명되면서 앞으로도 남북관계는 긴장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북한은 이번 인선에서 무력기관의 지휘관들을 사실상 모두 교체다. 총참모장, 총정치국장, 사회안정상, 국가보위상 등 4개 무력 기관 지휘관의 전면적 교체(국방상 유임)는 김 총비서가 “강대강,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을 언급하며, 자위권 수호의 필요성을 강조한 상황에서 군사적 대비 태세의 확립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 상반기 정책집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

김 총비서는 지난 6개월 동안 국가의 정치활동과 경제부문을 포함해 위기대응 측면에서 진일보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것은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와 ‘코로나19’ 방역 위기 상황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김 총비서는 먼저 경제 분야에서 5개년계획 수행이 “안정과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여러 분야 중 건설 부문의 성과를 크게 강조했다. 이것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최근 평양 살림 집(주택) 건설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된 상황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다음은 농업 분야의 성과를 강조했는데, 북한은 가뭄 피해 속에서도 봄철 영농사업을 추진해 상당한 성과가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것은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상황에서 올해 농업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김 총비서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국가비상방역’ 상황 속에서도 농사 활동을 차단과 격리의 예외로 규정해 농업 부문의 성과를 독려했다.

마지막으로, 김 총비서는 현 정세를 “매우 심각하며 주변정세는 더욱 극단하게 격화될 수 있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며, 국방력 강화를 독려했다. 특히, 김 총비서는 지난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와 같이, “국가방위강화”를 크게 강조하면서도 내용 공개는 최소화했지만, 대외관계에서 “강대강,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을 선언했다. 이것은 김 총비서가 제7차 핵실험을 포함해 향후 대미・대남 무력도발을 지속할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 ‘국가방역능력’에 대한 자신감

김 총비서는 국가 비상방역 단계가 중대고비를 넘어섰으며, 그동안 봉쇄위주의 방역에서 향후 “봉쇄와 박멸투쟁”을 병행하는 새로운 단계로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것은 북한 내에서 방역 위기가 사실상 종식되어간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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