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채용, 불과 5%만 학벌·학력 반영…스타트업 인재상·채용방식 대기업으로 확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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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채용, 불과 5%만 학벌·학력 반영…스타트업 인재상·채용방식 대기업으로 확산 중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2.07.18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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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 분석]

 

 포럼 참석자: 좌로부터 전선희 연구팀장, 장영화 대표, 배병윤 교수, 도현명 대표, 박세헌 경영지원총괄

재단법인 교육의봄은 ‘스타트업 등 창업의 현황과 전망’을 탐색하는 4회 연속 포럼(2022년 6월 21일∼7월 13일)을 기획하고, 그 세 번째 행사를 지난 7월 6일(수) 광화문 1번가 소통공간에서 개최했다. 이번 4회 연속 포럼은 최근 스타트업 등 창업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일으킨 일자리 시장의 변화를 확인하고, 이러한 변화가 한국 교육에 던지는 메시지를 탐색하고자 기획됐다. 그 세 번째 행사로서, 지난주 개최된 3차 포럼은 ‘스타트업 창업가와 재직자들의 인재상’을 탐색하는 자리였다.

이번 3차 포럼에는 ‘스타트업의 채용과 인재상’에 대해서 도현명 대표(임팩트스퀘어)와 박세헌 경영지원총괄(엔픽셀)이, ‘창업가의 역량’에 대해서는 장영화 대표(조인스타트업)와 배병윤 교수(한라대학교 글로벌 비지니스학부)가 각각 발표를 맡았다. 발표 요지는 아래와 같다.

 

구글, 아마존, 테슬라 등 스타트업 출신 기업이 세계시장을 이끄는 新경제주체로 성장하면서, 기업의 인재상도 시대적 전환을 맞이했다. 과거에는 시스템의 효율적 운영에 필요한 직원을 원했지만, 현재는 신규시장 개척을 주도할 ‘실력있는’ 인재를 원한다.

디지털 혁신과 모바일 생태계의 등장으로 시장이 급변하면서 기술 혁신을 주도해 온 스타트업 출신 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박세헌 경영지원총괄은 2021년 글로벌 시가총액 Top10 중 8개 기업이 스타트업 출신 기업(venture-backed company)임을 강조했다. 거대 제조기업은 단 한 곳도 순위에 오르지 못했다. 글로벌 마켓의 지배적 위치가 기존 제조업에서 기술기반 산업으로 넘어가는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것이다.

박세헌 총괄은 이와 더불어 IT/플랫폼/컨텐츠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됨에 따라 기업의 인재상, 즉 ‘조직구성원에게 기대하는 행동양식’ 역시 시대적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총괄은 이러한 인재상의 전환을 3단계로 통시적으로 구분해 설명했다(Human Resource Management 3단계).

① IMF 이전, 지속적인 경제성장 속에서 기업은 평생직장이라는 고용보장을 제공하는 대신, 조직에 대한 충성심(loyalty)이 있고 연공서열에 적합한 인재를 찾았다.

② IMF 이후, 저성장기에 접어들면서 고용은 불안해졌고 취업경쟁이 심화됐다. 이러한 경제위기 시기에 기업은 이미 성과가 검증된 기업 시스템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인재를 원했다.

③ 그러나 디지털 혁신과 모바일 생태계의 등장으로 ‘수요가 시장을 견인’하던 시대는 끝나고 ‘기술이 수요를 창출’하는 시대가 등장했다. 따라서 축적된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장 예측은 불가능해졌으며, 전기차 제작에 나선 애플처럼 시장의 경계를 넘나들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기업이 경쟁에서 앞서기 시작했다.

따라서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더 이상 조직에 충성(loyalty)하는 인재가 아니며, 효율성 위주의 시스템이 요구하는 정답을 잘 맞추는 인재도 아니게 되었다. 그러한 인재를 검증하는 데 필요했던 학벌/학력 등 스펙의 영향력도 점차 감소됐다.

현재 기업은 예측 불가능한 미래시장을 개척하고 혁신적인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를 원하고 있다. 즉, 시장개척에 필요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그러한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일 잘하는 역량 보유자”를 선발하기 시작했다.


■ 실력 위주의 인재상이 확대되면서 스펙 의존도는 급감했다. 스타트업 조사 대상 40곳 중 75%는 학력‧학벌을 고려하지 않으며 20%는 단순 참고, 불과 5%만 이를 반영했다. 대기업 역시 영향을 받아 SK는 ‘스타트업 DNA’를 가진 인재 선발을 공언, 현대차는 학교/전공/학점을 기재하지 않는 채용을 일부 시도했다.

스타트업에서 채용은 더 이상 학벌·스펙이 아닌 실무역량과 성과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이러한 실력·성과 중심의 채용은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등을 필두로 나타나고 있다. 박 총괄에 따르면 이러한 직군의 경우, 학력/스펙은 물론, 경력마저도 연봉과 상관없을 정도로 오직 실력(performance)만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몸값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초성과주의가 득세함에 따라 평생직장은 종말을 고하고 ‘직장’이 아닌 ‘직업’의 시대가 열렸다. 기업은 당장 진행 중인 프로젝트 개발에 최대한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를 원하며, 개인도 자신의 경력을 위해 새로운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를 찾아 이직하는 경우가 잦아지게 되었다. 

기업 역시 실력 있는 인재를 찾기 위해 기존 고용형식을 파괴하고 새로운 채용방식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대규모 공채를 폐지하고 전환형 인턴 제도를 확대하고, 직무적임을 찾기 위해 수시 및 상시 채용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특히 스타트업은 심층 면접과 실무테스트 등 개별 지원자의 실력에 대한 검증 집중도가 매우 높은 채용방식을 운영함으로써 학벌·학력의 영향력이 급감하게 되었다.

도현명 대표에 따르면, 스타트업 40곳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5%만이 학력·학벌을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답했으며, 응답 기업의 75%는 학력‧학벌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나머지 20%는 단순 참고만 한다고 답했지만, 이마저도 연구소 등록이나 병역 특례용 석박사 채용 등 행정적인 이유가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스타트업의 인재상과 채용방식은 기존 대기업에 큰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에 점차 경쟁기반을 잠식당하자 전통 대기업들 역시 스타트업 인재상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박 총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도 “스펙이 아닌 일 잘하는 잠재역량 보유자” 선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스타트업의 인재상은 ▲변화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빠른 학습력’과 ‘문제해결 능력,’ ▲팀워크를 위한 ‘문화적합성’이 강조된다. 창업가적 역량으로는 ▲급변하는 환경을 분석하고 대처하는 ‘전략적 역량,’ ▲팀원들의 협업을 이끄는 ‘조직적 역량’이 강조된다.

도현명 대표는 스타트업이 원하는 구체적인 인재상으로 첫째는 ‘빠른 학습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지닌 인재를 꼽았다. 초기 스타트업은 규모가 작기에 개인의 조직 내 비중은 매우 크며 개인의 업무는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또한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문제들에 대해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업무 담당자가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스타트업은 문제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학습력’과 실제적인 솔루션을 찾아 실행할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을 지닌 인재를 원한다. 

두 번째는 팀워크를 위한 문화 적합성(Culture Fit)이다. 스타트업에는 대기업과는 달리 정해진 시스템이 없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는 이러한 시스템 없이 업무가 진행되어 직원 한 명의 실수나 판단 착오가 조직 운영에 큰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위험을 조기에 인지하고 대처하기 위하여 팀워크가 매우 중요하다. 더구나 스타트업은 일반 기업과는 달리 혁신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선택에 공감할 수 있는 가치관과 문화를 공유하는 인재를 원한다.

세 번째는 내적 동기이다. 스타트업은 대부분 성장 초기 단계에 있기에 보상이 크지 않고 불안정하다.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과제를 해결해가는 경험은 개인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지만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이렇게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일하려는 내적 동기를 가진 인재를 스타트업은 원한다.

창업가의 핵심 역량에 대해 발표한 배교수는 ‘전략적 역량,’ ‘조직적 역량’과 ‘기술적 역량’을 창업가의 필수 역량으로 제시했으며 이러한 역량이 기업의 경영성과와 직접적으로 연계된다고 밝혔다.

배 교수에 따르면, 전략적 역량은 급변하는 시장 동향과 환경을 정확히 분석‧파악하여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능력을 말한다. 스타트업은 재무적, 비재무적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향을 선택하여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장 동향과 외부환경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파악하는 역량이 중요하다.

조직적 역량은 창업가가 조직을 구성하고 운영하는데 필요한 역량이다. 창업가는 구성원들에게 책임과 역할을 효과적으로 배분하는 전통적인 조직관리 능력에 더하여,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여 동기를 부여하고, 지속적인 의사소통을 유지하는 역량도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기술적 역량은 단순히 창업자 본인이 가진 ‘기술적 혁신 능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에 필요한 기술인력을 확보하고, 이러한 인력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능력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 정형화된 학습 틀에 갇혀 정답을 찾는 교육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 미래를 개척하는 창업가적 역량에 반한다. 스타트업 등 창업은 ‘모범생’이 아닌 ‘모험가’를 원하며, 학생 개인의 관심에 따른 다양한 시도를 응원할 수 있는 교육적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장영화 대표는 창업을 성공시킬 수 있는 원동력은 본인이 직접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찾아내고 그러한 문제를 ‘창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개척자적 마인드셋이라고 말했다. 모험가적 도전정신이 없는 사람은 애초에 높은 실패확률과 불확실성을 무릅쓰고 창업을 시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반면, 창업 과정에서 학벌‧학력은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필수요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장 대표는 현재의 정형화된 교육은 창업가적 정신에 반하는 것일 수 있음을 피터 틸(Peter Thiel)의 벤처창업 철학을 통해 설명했다. 피터 틸은 일론 머스크와 함께 페이팔을 창립한 미국의 기업인이자 ‘피터 틸 펠로십’의 창립자이다. 틸 장학금은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23세 미만의 예비 기업가에게 수여되지만 장학금 수혜 기간에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다는 조건을 두고 있다.

틸은 재능있는 사람들이 모두 명문대에 진학해 똑같이 인기 있는 과목만을 공부하고, 결국 몇 개의 유망한 직업만을 선택하는 사회는 비전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형화된 학습 틀에 갇힌 채 똑같은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교육은 아직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문제를 찾고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업가적 도전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혁신을 추구하는 지금의 시대는 “모범생이 아닌 모험가”를 원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교육도 입시경쟁용 주입식이 아닌, 학생 개개인의 관심에 따라 시도하는 다양한 도전을 장려하는 교육적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장 대표는 강조했다.


■ 토론 주요 쟁점

① 스타트업 등 창업의 성장세 속에서 인문학의 역할과 전망은 어떠한가.
 
장영화 대표는 인문학 전공 자체가 창업에 불리한 것이 아니라 개발자들이 주도하는 테크 창업이 초기 자본 확보에 유리한 것뿐이라고 답했다. 테크 창업과는 달리 라이프스타일 사업 분야에서는 이공계 기술자가 아니더라도 해당 분야에 깊은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 의한 창업사례가 더 많다고 했다. 

박세헌 총괄은 창업 성공의 핵심 요소는 기술이 아닌 아이디어라고 답했다. 즉, 창업은 기술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적인 아이디어에서 이루어지며, 다만 이러한 아이디어를 실현할 기술을 확보한 경우 사업 진행이 빨라지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기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접근이 매우 쉬워져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만 있다면 그것을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② 스타트업의 채용 트렌드가 과연 산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것인가.

박세헌 총괄은 지금 산업 환경이 스타트업 중심으로 바뀌고 있더라도 당장 시멘트 회사와 같은 전통적 제조업 분야에서까지 그러한 인재상을 받아들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커머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등 대기업이 스타트업과 전면전을 해야 하는 분야가 다수 생겨났으며, 이러한 경쟁은 디지털화가 이루어질 다양한 산업군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따라서 스타트업 역량을 가진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채용 트렌드와 기업 간 경쟁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전망할 수 있다.

③ 교육적으로는 어떻게 이러한 인재상이 길러질까.

장영화 대표는 성공적인 창업가와 스타트업 인재들의 공통적인 특성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선택했고 그들의 선택과 도전을 믿고 지지해 준 가정 혹은 학교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직원들의 혁신적인 시도를 전사적으로 지원하는 기업의 조직문화와 시스템 역시 그들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비록 입시위주의 교육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교육도 학생들의 도전을 응원하고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더라도 그것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장 대표는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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