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세포 속에서 인지질 운반하는 단백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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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세포 속에서 인지질 운반하는 단백질 발견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2.07.0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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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ST 이창욱 교수팀, 고등동물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소포체 간 인지질 수송 원리 최초 규명
- 세포 내 지질 수송 이상과 축적으로 생기는 질환 연구 도움…Nat. commun. 발표

 

                                    (좌측부터) 이창욱 교수, 김현우 연구원, 이서황 연구원

인간과 같은 고등생명체의 세포 속에서 지질을 운반하는 새로운 단백질이 확인됐다. 세포 내 지질 수송 이상과 축적(대사 이상)으로 생기는 비만, 지방간 등의 치료에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UNIST(총장 이용훈) 생명과학과 이창욱 교수팀은 MIGA2(Mitoguardin2) 단백질이 소포체와 미토콘드리아 사이에서 인지질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고등동물 세포에서 이 같은 단백질의 역할과 그 원리가 밝혀진 것은 최초다. 

인간과 같은 고등생명체는 진핵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세포 내 기능 분화가 안된 원핵세포(세균 등의 세포)와 달리 진핵세포는 세포소기관들을 갖고 있는데, 세포소기관은 각자 고유의 역할을 수행한다. 진핵세포의 생존을 위해서는 세포소기관끼리 지속적인 물질 교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세포소기관 사이의 물질 수송은 소낭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세포소기관이 물리적인 접촉을 통해 막접촉점을 만들고 직접적인 물질 교환이 가능하다고 밝혀졌다. 

막 접촉점 사이에 인지질의 수송은 각각의 소기관에서 합성된 인지질의 대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소포체-미토콘드리아 사이에서의 막접촉점은 인지질 대사에 매우 중요한데, 소포체에서 합성된 ‘포스파티딜세린(PS)’이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해 미토콘드리아의 효소를 통해 ‘포스파티딜아민(PE)’이 되고, 이는 다시 소포체로 운반되어 ‘포스파티딜콜린(PC)’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효모 같은 단세포 동물의 소포체-미토콘드리아 사이에서는 막접촉점을 형성하는 단백질 복합체인 ERMES(Endoplasmic reticulum-Mitochondria encounter structure) 등 여러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인간과 같은 고등생명체에서 이 역할을 수행하는 단백질과 작동 원리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이번 연구는 고등생명체의 소포체-미토콘드리아 막접촉점 단백질이라고 예상되는 MIGA2의 작동 원리를 구조기반으로 규명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MIGA2는 아미노 말단의 막 통과 도메인(transmembrane domain) 단백질이다.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위치해 있다. 이 단백질은 코일 코일 도메인(coiled-coil domain)과 FFAT 모티프, 지방구 표적화 도메인(LTD, LD targeting domain)으로 구성돼있다. 이번 연구는 인지질이 결합할 것으로 예상되는 LTD와 소포체 단백질인 VAPB와 복합체를 형성하는 FFAT 모티프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이들 단백질의 3차원 구조 분석에는 X선 회절을 이용한 구조 분석법이 사용됐다. 

이런 구조생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MIGA2 단백질은 LTD의 소수성 공동(속이 빈 부분)으로 인지질과 직접적으로 상호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라이포좀을 이용한 막 사이 인지질 수송 실험을 통해 MIGA2가 인지질을 수송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MIGA2 FFAT 모티프와 VAPB가 결합한 구조를 분석한 결과, FFAT 모티프의 인산화(phosphorylation)4)가 VAPB와의 결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연구진은 이런 분석 결과를 검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LTD의 인지질 결합을 방해하는 돌연변이와, 인산화 모방(phosphomimic) 돌연변이를 만든 것이다. 그 결과, 인지질의 결합이 방해되면 MIGA2의 지질 수송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인산화 모방이 일어나지 않았을 경우, VAPB와의 결합이 형성되지 않음을 확인했다.

또한 이 연구를 통해 여러 종류의 인지질이 MIGA2에 의해 수송되지만, 특히 소포체에서 합성되어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하는 ‘포스파티딜세린(PS)’의 결합 친화도가 매우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사실을 통해, 인산화에 의한 막 접촉점 형성이 인지질을 선별해 세포소기관 사이에 수송한다는 새로운 메커니즘도 규명했다. 

그동안 효모와 같은 단세포 동물에서의 소포체-미토콘드리아 막접촉점은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인간과 같은 고등생명체에서 인지질 수송의 역할을 수행하는 단백질은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새롭게 찾은 막접촉점 단백질인 MIGA2를 X-ray 구조법을 사용해 단백질 복합체의 입체 구조를 원자 수준의 높은 해상도로 관측했다. 또 관측 결과를 기반으로 막접촉점의 형성 원리와 인지질 수송과 같은 기능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고등생명체 세포에서의 막접촉점을 통한 인지질 수송에 관한 연구는 큰 의미를 가진다. 새로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인간 세포 속 지질 대사에 대해 한 단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비만과 같은 지질 대사에 관련된 질병을 연구하고 치료제를 개발함에 있어 새로운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 슈프링어 네이처에서 발행하는 국제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6월 28일 자에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바이오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Structural basis for mitoguardin-2 mediated lipid transport at ER-mitochondrial membrane contact si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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