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교수, '수학계 노벨상' 필즈상 수상…한국계 수학자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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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교수, '수학계 노벨상' 필즈상 수상…한국계 수학자 최초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2.07.0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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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준이 교수 [과기정통부 제공]

재미동포 수학자인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학 수학과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했다. 

세계수학자대회 126년의 역사에서 한국인과 한국계 동포 수학자 중 역대 최초로 필즈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국제수학연맹(IMU) 카를로스 케닉 회장은 5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ICM:  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 필즈상 시상식에서 허준이 교수 등 4명을 수상자로 발표했다. 올해의 필즈상 수상자는 프랑스 고등과학원의 휴고 두민일 코팽(36) 교수와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허준이(39) 교수, 영국 옥스포드대학의 제임스 메이너드(35) 교수,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의 마리나 비아조프스카(37) 교수 등이다. 마리나 비아조프스카 교수는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필즈상 사상 두번째 여성 수상자다. 

한국계 수학자가 필즈상 수상 유력 후보로 오른 것은 허 교수가 유일하다.

국제수학연맹은 허 교수가 영국의 수학자 로널드 리드가 1968년 제시한 '리드 추측'을 2012년 박사 과정 중에 풀어낸 것에 대한 공로를 인정했다. 이어서 리드 추측에서 확장된 '로타 추측'까지 해결했다.

필즈상은 4년마다 열리는 ICM에서 4명의 40세 이하 젊은 수학자들에게만 수여하는 상이다. 대한수학회에 따르면, 노벨상은 매년 시상하며 공동 수상이 많은 반면, 필즈상은 4년마다 최대 4명까지만 시상하고 공동 수상이 불가해 노벨상보다 수상하기가 더 어려운 상이다.

현재까지 총 60명이 상을 받았다. 이들 중 미국과 프랑스 출신자가 많고 지금까지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인이 3명, 중국계 미국인 1명, 베트남계 프랑스인 1명 등이 받았다.

이번 시상식 전부터 학계에서는 허 교수를 유력한 후보로 전망했었다. 이유는 세계 수학계에서 인정할 만한 훌륭한 업적을 이뤘을 뿐만아니라 올해 허 교수의 나이가 시상자격의 마지막 해인 39세이기 때문이다.

 

국제수학연맹 카를로스 케닉 회장은 5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ICM) 필즈상 시상식에서 허준이 교수의 수학계 공로를 설명하고 있다. 국제수학연맹 유튜브 캡처<br>
국제수학연맹 카를로스 케닉 회장은 5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ICM) 필즈상 시상식에서 허준이 교수의 수학계 공로를 설명하고 있다. 국제수학연맹 유튜브 캡처

한편, 그의 이력은 다른 교수들에 비해 상당히 독특하다.

대학교수인 부모사이 미국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국내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의 아버지는 고려대 통계학과 허명회 명예교수, 어머니는 서울대 인문대학 노어노문학과 이인영 명예교수다. 

고등학교 때 시인이 되고 싶어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보았던 일화는 유명하다. 2007년 서울대 수리과학부 및 물리천문학부 학위를, 2009년에는 같은 학교에서 수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으로 건너간 허 교수는 2012년 미국 미시간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에서 박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던 대학원 시절 50년 가까이 지구상 누구도 풀지 못한 수학계의 난제였던 ‘리드(Read) 추측’을 해결해 스타로 떠올랐다. 리드 추측은 1968년 영국 수학자 로널드 리드가 제시한 조합론 문제다.

또 다른 난제인 ‘로타 추측’도 풀어내 ‘블라바트니크 젊은 과학자상’(2017) ‘뉴호라이즌상’(2019) 등 세계적 권위의 과학상을 휩쓸었다. 로타 추측은 1971년 미국 수학자 잔 카를로 로타가 제시한 난제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고 학술상인 호암상도 받았다.

지난해 프린스턴대에 부임하기 직전엔 6년간 프린스턴 고등연구소(IAS) 장기 연구원과 방문 교수로 있었다. IAS는 아인슈타인 등 세계 최고 지성이 거쳐 간 곳이다. 2020~2021년엔 스탠퍼드대 교수로도 있었다. 한국 고등과학원(KIAS) 석학교수(Distinguished Visiting Professor)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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