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등 창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일자리 시장의 대격변 예상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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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등 창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일자리 시장의 대격변 예상돼...”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2.06.29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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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교육의봄은 '스타트업 등 창업의 현황과 전망'을 탐색하는 4회 연속 포럼(2022년 6월 21일∼7월 13일)을 기획하고, 그 첫 번째 행사를 지난 6월 21일(화) 광화문 1번가 소통공간에서 개최했다. 이번 4회 연속 포럼은 최근 스타트업 등 창업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일으킨 일자리 시장의 변화를 확인하고, 이러한 변화가 한국 교육에 던지는 메시지를 탐색하고자 기획됐다. 그 첫 회로서 지난주에 개최된 1차 포럼은 ‘국내외 산업 동향에 따른 창업 현황의 전반과 전망’을 탐색하는 자리였다.

먼저, 허재준 선임연구위원(한국노동연구원)이 '디지털 혁명 시대의 일의 세계 변화'라는 제목으로 국내외 산업 동향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최경철 교수(한양대학교 산업융합학부)가 '4차산업시대의 창업 생태계 이해'에 관해서, 최항집 센터장(스타트업얼라이언스)이 '스타트업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최근 스타트업 등 창업의 성장세는 일시적 유행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다. 스타트업은 점차 디지털화되고 있는 시장에서 기존 대기업의 지위를 대체할 새로운 경제주체로 성장하고 있고, 대기업도 생존을 위해 스타트업의 사업모델과 경영방식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날 첫 번째 발표자로 참여한 허재준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스타트업의 성장과 기술 창업의 증가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주체가 시장에서 전통적 대기업의 위치를 대체해 가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즉, 근래의 디지털 혁신으로 기술 자산의 가치가 매우 높아졌기 때문에 제조업 중심의 기업은 쇠락하고 있는 반면, 스타트업과 같은 기술기반 기업이 그 지위를 대신할 정도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허 연구위원은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사업모델(BM)은 더 이상 자체 생산 시설을 가동하여 유형의 상품을 만들고 이를 판매하는 제조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금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데이터 관리, 그리고 플랫폼 운영 등 디지털화된 서비스(무형자산)를 다루는 사업모델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에어비앤비는 자체 숙박시설 하나 없는 세계 최대 숙박업체이며, 우버는 자동차 한 대 소유하지 않고도 세계 최대 택시운송 업체로 성장하였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은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지만 사용자들이 제작한 수많은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심지어 애플도 아이패드, 아이폰 등 제조업 제품을 팔지만 제조공장을 소유하고 있지는 않다.

이와 같은 사업모델을 운영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은 기존 대기업에 위협이 되기 시작했다. 점차 경쟁기반을 잠식당하게 된 전통 대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주력 사업분야를 전환하고 스타트업의 사업모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허 연구위원은 전했다. 소니는 미디어 기업으로, 후지필름은 헬스케어 기업으로 변화했다. 아마존의 시장잠식을 우려한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자체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구축했다.

허 연구위원은 앞으로는 대기업일지라도 변화에 뒤떨어지고 데이터 적응성이 낮은 기업은 도태되어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많은 대기업들이 자체 혁신을 꾀하고 있지만, 특유의 고착화된 조직문화와 시스템으로 인해 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결국에는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스타트업 중심으로 시장이 개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국내 벤처 창업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스타트업이 창출하는 일자리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이다. 최근 10년간 124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한 아마존社의 예와 같이 스타트업의 잠재적 일자리 창출 능력은 기존 대기업을 압도한다.

창업 및 스타트업의 역동적인 성장세가 계속된다면 이를 통해 일자리 시장에도 큰 변화가 있을지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다. 만약 일자리 시장에도 큰 변화가 있는 것이라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질 교육 역시 이러한 변화의 현실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날 두 번째 발표자로 참여한 한양대학교 최경철 교수는 현재 글로벌 고용시장에서 전통적 기업들의 일자리 수는 크게 감소하고 있지만, 스타트업을 통해서 새로운 일자리가 공급되어 전체 일자리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U.S. census Dept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980년 이후부터 기존 기업들의 일자리는 연평균 130만 개 감소하고 있지만 창업기업은 연평균 28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한다.

스타트업 일자리의 주목할 만한 특징은 경기 침체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2008년 금융위기는 기존 산업의 일자리를 큰 폭으로 줄였지만 스타트업 일자리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습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30년간 기존 산업 일자리가 급감한 경제적 침체 시기에도 스타트업의 고용률은 지속되는 안정성을 보였다고 최 교수는 분석했다.


스타트업은 새로운 시장 개척에 필요한 창의적인 '문제 탐색 능력'과 혁신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지닌 인재를 원한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 이러한 인재 공급이 매우 늦어 교육적 쇄신이 시급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몰려오는 일자리의 특성은 무엇이며, 현 교육시스템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 허재준 연구위원은 새로운 일자리가 몰려오고 있는 현재 상황을 ‘데이터 장인의 시대’로 정의했다. 디지털 범용 기술이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기계장치를 조작하던 정형화된 노동은 자동화로 인해 사라져가고, 디지털 문해력과 같은 새로운 숙련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이제는 데이터를 생산하고 분석하고, 활용하는 직종이 더욱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항집 센터장은 스타트업에서 원하는 인재는 새로운 문제를 탐색하고 이를 혁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인재라고 강조했다. 마켓컬리, 런드리고, 직방 등 성공적인 스타트업 기업들은 대중이 느끼는 불편함을 찾아내서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여 대중에게 제공(niche strategy)하며 성장했다. 현재 스타트업 기업들은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 영역을 개척하며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필요한 문제 탐색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스타트업 업계는 혁신적인 역량을 보유한 인재를 원하고 있지만, 이러한 인재를 찾기가 쉽지 않아 지속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최항집 센터장에 따르면 최근 스타트업 업계는 "인력난을 넘어 인력 전쟁"을 겪고 있다고 한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매년 발행하는 스타트업 트렌드리포트(2021)에 따르면 2021년 스타트업 창업자 65%가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변했으며, 창업자 70%는 작년 대비 인력난이 더욱 악화됐다고 답변했다.

허재준 위원은 디지털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내 교육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업 구조는 디지털 시대에 맞춰 빠르게 변화하는 반면, 기존 정규교육은 과거의 산업 구조에 맞춰진 틀에서 벗어나지 못해 교육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기업과 교육의 기술 경쟁에서 교육이 기업을 항상 앞서갔으나 특이하게도 지금의 경쟁에서는 교육이 뒤처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교육계에도 이러한 디지털 혁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 모든 발표자들이 발표를 마친 후 종합 토론 시간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포럼의 토론에서는 몇몇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스타트업 등 창업의 성장세가 지속될지, 그리고 이러한 상승세가 기존 학벌 중심 채용 관행에도 큰 변화를 일으킬지에 대한 논의가 심층적으로 진행됐다. 

❏ 토론 주요 쟁점 1: 지금의 스타트업 등 창업 성장세는 지난 1차 벤처붐과는 달리 성숙한 투자 생태계에 기반함. 활성화된 민간 투자시스템과 정부의 적극적인 창업 지원책이 그 성장세를 공고히 하고 있음.

최경철 교수는 최근 도래한 벤처붐은 지난 1차 벤처붐과는 달리 일시적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최근 경기 침체와 금리 상승으로 인해 경제 위기론이 확산되면서 스타트업의 성장세 역시 침체기에 들어설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최경철 교수는 오히려 스타트업이 경제 침체기를 돌파할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스타트업은 대중으로부터 새로운 수요를 찾아내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경기 침체로 인한 시장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토론 주요 쟁점 2: 스타트업은 매뉴얼에 따른 효율적 일처리 보다 혁신적인 시도를 하는 인재를 원함. 따라서 지원자의 효율성을 검증하기 위해 필요했던 학벌·스펙 채용은 그 실효성을 잃고 있음.

발표자들 간의 이견은 있지만 창업적 역량과 스타트업 채용에 있어 학벌은 필수요소가 아님에 동의했다. 이번 포럼을 통해 국내외 창업은 급증하고 있으며, 스타트업은 시장을 이끌어갈 새로운 경제주체로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스타트업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혁신적인 인재를 원하며 그러한 인재에 대한 수요 역시 매년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교육은 변화의 흐름에 한참을 뒤진 채 아직도 입시경쟁에 치우쳐, 정형화된 틀에 갇힌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그렇게 시대에 맞지 않는 인재를 배출하고 있기에, 기업은 구인난을 겪고 있지만 교육은 취업난을 외치는 전례 없는 시대적 모순이 발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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