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년 지구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며 미래의 기후 변화를 밝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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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년 지구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며 미래의 기후 변화를 밝혀낸다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2.06.28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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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음에 남은 지문: 과거로부터 온 미래 기후의 증거 | 데이비드 아처 지음 | 좌용주·이용준 옮김 | 성림원북스 | 204쪽

 

지구 온난화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과거에도 일어났고 미래에도 일어날 가능성이 짙다. 그럼에도 우리가 현재 지구 온난화를 주목해야 하는 까닭은 화석 연료에서 나온 이산화탄소가 긴 꼬리를 남기며 적어도 수백 년간 기후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후 변화에 관한 대부분의 예측은 2100년에 한정되어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근시안적인 지구 온난화 예측을 진단한다. 이 책은 과거, 현재, 미래로 구성되며, 지질학적 측면에서 기후가 어떠한 주기로 변화했고 현재의 온난화가 얼마나 이례적이며 미래에는 어떠한 기후 변화가 닥칠지를 밝혀낸다. 지구 기후를 알기 쉽게 설명하며 기후 문제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제공한다.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주로 2100년을 기준으로 지구 온난화를 예측한다. 이러한 작은 규모의 예측은 인간 수명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쉬울지 몰라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강력한 영향력이 경시될 위험이 있다. 

저자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지금 줄인다 하더라도 그 영향력은 오랫동안 이어져 2100년은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IPCC의 예측이 어떠한 불운한 이변을 포함하지 않는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주장한다. 이를 증명하고자 최대 수백만 년에 이르는 빙하 주기, 해양 순환, 지구 궤도 등을 추적하여 지구의 먼 미래를 예측한다.

서기 800년부터 1300년까지 ‘중세 온난기’가 이어지며, 유럽은 오늘날처럼 전반적으로 따뜻했다. 안정된 기후로 수확물이 풍성했고 바이킹이 이 시기에 활약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북아메리카에서는 가뭄이 이어졌다. 고대 마야 문명이 이 시기에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의 기후는 지금의 기후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중세 온난기가 더 따뜻했던 태양 때문이라면, 현재 온난화의 원인은 온실 기체의 농도 증가다. 또한 과거와는 달리 현재의 온난화는 매우 가파르다. 먼 옛날의 기후 변동을 알아가다 보면 이산화탄소 배출을 비롯한 인간의 영향이 지구 기후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더욱 실감할 수 있다.

지구에는 먼 옛날부터 온난기와 빙하기가 주기를 띠며 반복되었다. 그러나 과거에는 지구 환경이 최대 수십만 년의 간격을 두고 천천히 바뀌었지만, 현재는 인류가 전혀 겪어 보지 않은 수준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저자는 이산화탄소를 얼마큼 줄이느냐에 따라 미래 기후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분석하며, 이를 위한 다양한 방안도 소개한다. 

2100년의 지구 온난화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앞으로의 지구는 인간이 살기에 더욱 척박해질 수 있다. 이 책은 과거, 현재, 미래를 이으며 전례 없는 전 지구적인 협력만이 미래를 살리는 방법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그리고 장기적인 예측만이 기후 변화에 관한 꾸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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