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주요국의 IPEF 참여 배경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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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주요국의 IPEF 참여 배경과 전망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2.06.12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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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포커스]_ KIEP 세계경제 포커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2년 5월 23일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가 공식 출범했으며, 한국과 아세안 7개국을 포함한 13개국이 IPEF에 참여했다.  
 
IPEF는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하는 다자경제협력체로서, 2017년 트럼프 행정부의 TPP 가입 철회 이후 약화된 미국의 경제적 리더십을 회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IPEF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번영을 도모하고 회복력과 공정성을 강화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으며, ① 무역 ② 공급망 ③ 청정에너지·탈탄소·인프라 ④ 조세·반부패의 4대 필라(pillar)로 구성된다.
 
미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 아세안 7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총 13개국이 IPEF 출범식에 참여했으며, 5월 27일 피지 (Fiji)가 추가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아세안 회원국들이 IPEF 참여에 신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가운데, 일찍이 참여 의사를 밝힌 싱가포르를 포함해 아세안 주요 7개국이 IPEF 참여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6월 10일 ‘아세안 주요국의 IPEF 참여 배경과 전망’이란 제목의 <KIEP 세계경제 포커스>(vol.5, no.21) 보고서를 발간했다(작성자: 세계지역연구센터 동남아대양주팀 최인하 팀장 외 4명). 보고서는 아세안 주요국의 IPEF 참여 배경과 입장을 살펴보고, 아세안 국가들의 IPEF 참여 의미와 전망을 제시하기 위해 작성됐다.

보고서는 아세안 주요국들이 일단 IPEF에 대한 참여 의사를 밝힌 후 향후 IPEF의 논의 전개 상황에 따라 특정 필라에의 최종 참여를 결정하는 실리적인 접근을 택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보고서는 아세안 국가들의 대거 참여로 IPEF는 역내 주요 다자경제협력체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으나, 이 국가들이 IPEF 특정 필라에 최종적으로 참여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IPEF에 대한 아세안 주요국의 입장과 참여 배경


▶ 인도네시아

ㅇ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은 2022년 5월 12~13일 개최된 미·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서 IPEF 구상에 대한 환영 의사를 밝혔으며, 5월 23일 IPEF 출범 화상회의에는 무함마드 룻피(Muhammad Rutfi) 통상부 장관이 대리 참석해 인도네시아의 IPEF 참여를 선언함.

ㅇ 인도네시아의 IPEF 참여는 전기자동차와 같은 자국의 핵심 산업 육성을 도모하는 한편, IPEF의 구체화 과정에서 아세안의 이해를 반영시키고 역내 협력에서 아세안 중심성(ASEAN Centrality)을 유지하려는 동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임. 


▶ 말레이시아

ㅇ 말레이시아의 모하마드 아즈민 알리(Mohamed Azmin Ali) 통상산업부 장관은 5월 23일 IPEF 출범 화상회의에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Ismail Sabri Yaakob) 총리를 대참하여 말레이시아의 IPEF 참여를 공식 선언함.

ㅇ 말레이시아 정부는 IPEF를 통해 역내 경제통합이 가속화될 것으로 평가하였으며, 양질의 투자 유치, 전기·전자 산업 공급망 강화, 기술이전을 통한 산업고도화 등을 희망하는 것으로 관측됨. 

ㅇ IPEF 출범으로 코로나19 이후 타격을 입었던 역내 공급망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진 가운데, 높은 수준의 무역규범 마련, 공급망 투명성 및 다양성 강화 등은 말레이시아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됨.


▶ 필리핀

ㅇ 필리핀의 라몬 로페즈(Ramon Lopez) 통상산업부 장관은 2022년 4월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회담을 계기로 IPEF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5월 23일 IPEF 출범 화상회의에 참석해 필리핀의 IPEF 참여를 공식 선언함.

ㅇ 필리핀 정부는 IPEF의 방향성이 필리핀 정부가 추구하는 경제발전 방향과 일치한다는 입장이며, 이를 통해 교역, 중소기업(MSME), 디지털경제, 공급망, 기후변화, 인프라 등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자 함.

ㅇ 필리핀은 IPEF 출범을 계기로 공급망 구축, 청정에너지·탈탄소·인프라 부문에서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원조와 투자 확대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됨.


▶ 싱가포르

ㅇ 싱가포르는 IPEF 논의 초창기부터 리셴룽(Lee Hsien Loong) 총리가 적극적으로 IPEF 가입을 지지해왔으며, 5월 23일 공식 출범식에 참여함.

ㅇ 싱가포르는 일찍이 IPEF에 대한 확고한 지지 의사를 밝혀왔으면서도, 미·중 간 균형을 중시하는 외교 기조를 지속하며 IPEF가 개방성과 포용성을 바탕으로 멤버십의 확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임.

ㅇ 싱가포르는 IPEF 가입을 계기로 디지털무역과 녹색경제 부문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내 신산업 요충지로 도약하고자 함.


▶ 태국

ㅇ 태국은 2022년 5월 17일 내각 국무회의에서 IPEF 참여를 결의하고, 5월 23일 IPEF 출범 화상회의에서 참여를 공식 선언함.

ㅇ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IPEF 참여 의사를 밝히는 과정에서 자국의 IPEF 참여는 자유무역 및 경제협력에 방점을 두고 있으며, 반중 노선에 합류하는 정치적인 의도가 없음을 강조함.

ㅇ 태국은 IPEF 참여를 통해 자국의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협력 확대를 모색하는 한편, IPEF 참여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주시하고 관리해나갈 것으로 예상됨.   


▶ 베트남

ㅇ 베트남 팜 민 찐(Pham Minh Chinh) 총리는 5월 23일 IPEF 출범식에 참석해 IPEF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표명하고 참여를 선언했으나, 베트남 외교부는 IPEF 논의 과정에 참여하는 수준이며, 논의 결과에 따라 정식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임을 시사함.

ㅇ 실리외교를 추진하는 베트남은 미·중 갈등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경제협력 강화라는 경제적 유인으로 IPEF에 참여한 것으로 보임.


■ 아세안 주요국의 IPEF 참여 의미와 전망 

▶ 아세안 주요국은 ‘미국과의 경제협력 확대’라는 실리를 추구하고 트럼프 행정부 이후 약화된 미국의 리더십 회복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IPEF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며, 아세안 국가들을 설득하기 위한 미국의 외교적 노력도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됨.  
 
ㅇ 미국은 IPEF 출범 직전인 5월 12~13일 미·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하였으며, IPEF가 회원국간 논의를 거쳐 완성될 것이라는 점과 IPEF를 통한 미·아세안 경제협력 확대 전망을 시사하며 아세안 국가들의 참여를 독려했을 것으로 관측됨.  

ㅇ 4개 필라에 모두 참여할 필요 없이 일부 필라에 선택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 또한 IPEF 참여의 애로요인을 줄여 주었으며, 대만의 IPEF 참여 불발 역시 중국을 의식하던 아세안 국가들의 부담을 낮추었음. 

▶ 아세안 주요국은 일단 IPEF에 대한 참여 의사를 밝힌 후 향후 IPEF의 논의 전개 상황에 따라 특정 필라에의 최종 참여를 결정하는 실리적인 접근을 택한 것으로 판단됨. 

ㅇ 처음부터 논의에서 배제되기보다는 초기 멤버로 참여해 아세안공동체 혹은 자국에 유리한 규칙(rule)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전략적 의도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됨.

ㅇ 한편 IPEF 논의에 참여한 아세안 국가들은 ‘개방성과 포용성에 기반한 협력’을 강조하며, IPEF가 중국 견제의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피력함.

▶ 아세안 국가들의 대거 참여로 IPEF는 역내 주요 다자경제협력체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으나, 이 국가들이 IPEF 특정 필라에 최종적으로 참여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함. 
 
ㅇ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의 참여 전망은 높은 반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은 IPEF 협상에는 참 여하되 IPEF의 구체적 내용에 따라 특정 필라에 대한 최종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됨.  

ㅇ 미국이 2023년 11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IPEF 발효를 목표로 하는 가운데, 아세안 국가들의 실질 참여를 유도할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임.

▶ 아세안 참여국은 IPEF에 대해 한국과 유사한 입장을 공유하고 있으며, IPEF 출범은 한·아세안 협력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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