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고유의 논리적 일관성을 갖춘 이성적 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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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고유의 논리적 일관성을 갖춘 이성적 체계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2.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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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현대 무신론자들의 헛발질 | 존 C. 레녹스 지음 | 노동래 옮김 | 새물결플러스 | 400쪽

 

구(舊) 무신론자들이 '신의 존재'를 허상으로 규정하고 비판했다면, 현대의 신(新) 무신론자들은 아예 '종교의 필요성'을 부정한다. 이러한 현대 무신론자들에는 저명한 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와 대니얼 데닛 같은 과학자를 비롯하여 샘 해리스, 크리스토퍼 히친스 등이 포진해 있다. 그들에게 종교는 한마디로 철 지난 미신 혹은 맹신에 지나지 않으며, 따라서 매우 비이성적이며, 결과적으로 수많은 폭력을 양산하는 사회악에 불과하다.

이처럼 현대의 신(新) 무신론자들이 과학과 이성의 이름으로 수행하는 종교 비판, 특별히 기독교에 대한 비판은 과연 얼마나 정확하고 또 공정한 것인가? 나아가 진짜로 종교가 사라지기만 하면 과연 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살만한 곳이 될 것인가?

사실 우리는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는 종교간 분쟁, 종교로 인해 빚어지는 정치-사회적 갈등,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비이성적인 행동을 접할 때마다 신(新) 무신론자들의 주장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들은 종교와 관련된 공포와 악의 비극적인 역사를 무시무시할 정도로 자세하게 설명한다. 많은 사람이 이들의 종교 비판에 설득되었던 이유는 한편으로 오늘날 종교가 보여주는 부정적인 모습이 영향을 끼치기도 하였지만, 다른 한편으로 신 무신론자들 중에 지성인, 즉 과학자나 철학자들이 다수 포진되었다는 것에도 그 원인이 있다. 즉 대중은 신 무신론자들의 이력에서 어떤 지적인 '권위'를 느끼며 그로 인해 그들의 주장에 더욱 손쉽게 설득되는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에는 많은 수의 뛰어난 그리스도인 학자들이 있으며, 그들은 단지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사유의 바탕 위에서 자신의 신앙에 대해 확신한다. 중요한 것은 신 무신론자들과 기독교인들의 주장 중 어느 쪽이 더 논리적인 일관성뿐 아니라 현실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설명하는 정합성을 갖추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 레녹스는 자신이 기독교의 정통 교리를 신봉하는 독실한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는 한편, 그러나 단지 고백적 차원에서 추상적인 신앙 언어들을 남발하기보다는 공론의 장에서 통용되는 철학, 과학, 신학 개념과 언어를 사용하여 자신이 신봉하는 기독교 진리를 변증하고자 한다. 그는 신 무신론자들이 기독교를 공격할 때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몇 가지 주된 논제, 즉 기독교 신앙이 비이성적이라는 주장, 역사 속에서 노정된 교회의 과오와 악행들, 성서에 나타난 하나님의 일그러진 모습들, 속죄교리의 잔혹성, 기적의 문제와 예수 부활의 허구성 등을 중심으로 과연 이 문제들이 정말 신 무신론자들의 주장에 부합하는지를 치밀하게 파고든다. 그리하여 대표적인 현대 무신론자 학자들을 정면으로 다루면서 그들의 접근법상의 오류를 지적하고 그들의 비합리적이고 비과학적인 방법론으로 인해 그들은 자기들이 비난하는 종교인들만큼이나 독단적이고 완고한 어리석음에 빠져든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널리 알려진 과학자들의 주장이라고 해서 전적으로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것이 아니라 실상은 그들도 자신들의 세계관이라는 주관에 지배를 받는 반면, 기독교는 고유의 논리적 일관성을 갖춘 이성적 체계를 그 안에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역사상 기독교가 저지른 해악보다 무신론자들이 야기한 과오가 더 크고 많았고, 신 무신론자들의 편견 혹은 선입견이라는 뒤틀린 안경을 쓰고 성서를 보는 대신 공정한 눈으로 성서를 읽는다면 그 안에 정의롭고 자비로운 하나님의 모습이 절대적으로 우세하며, 그 하나님의 사랑이 십자가에서 계시되고 성취되었기 때문에 십자가를 폭력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면 기적과 예수 부활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것이다. 즉 저자는 기독교가 매우 합리적이고 공적인 성격을 지닌 종교임을 변증한다.

결국 오늘날 신 무신론자들이 제기하는 기독교 비판, 즉 인류가 직면한 위기의 기저에는 기독교가 자리한다는 비판은 따지고 보면 기독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다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즉 인류가 본질적으로 병들고 망가졌기 때문에, 바로 그들에게서 비롯되는 타락의 징후들 때문에 현재 우주 전체가 신음하고 고통당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쏟아져 나오는, 과학을 비롯하여 인간의 온갖 지혜와 처방은 단지 문제의 표면만을 서술할 뿐 그 핵심에 도달하지 못한다. 오직 성서에 계시된 하나님의 존재와 그분이 우주와 인류를 치유하고 회복하시기 위해 내놓으신 조치만이 인류와 세계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참된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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