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리학은 우리에게 왜 유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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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리학은 우리에게 왜 유익한가?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2.06.05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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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지리학: 비판적 개론 | 트레버 반스·브렛 크리스토퍼스 지음 | 임석회·서민철·이보영 옮김 | 푸른길 | 532쪽

 

미국 와일리-블랙웰 출판사의 저명한 지리학 비판적 개론서 시리즈(Critical Introductions to Geography series) 중 하나인 『경제지리학: 비판적 개론』의 완역본이다.

경제지리학이라는 학문에 매료된 저자들은 서두에 이 책의 목적을 독자들이 경제지리학을 찬미하는 데 동참하도록 설득하는 데 있다고 밝히며, 경제지리학이 오늘날을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라고 어필한다. 경제지리학이 다루는 이슈들은 우리 삶에 있어서 대단히 기본적인 것들이다. 그런 이슈들은 우리가 입는 옷에서부터 먹는 음식, 듣는 음악 등에 이르기까지 오늘날의 사회·문화 생활을 구성하는 틀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 틀을 이해해야만 오늘날 사회·문화의 기초를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반부에서는 학문으로서의 경제지리학을, 후반부에서는 경제지리학이 연구하는 현실적으로 중요한 몇몇 주제를 다룬다.

제1부의 제2장은 경제지리학의 정의를 검토하는 것으로 시작해 그러한 정의가 수행하는 지적·사회학적 작업을 비판적으로 논의한다. 제3장은 19세기 후반에 대학의 교과목으로 경제지리학이 처음 제도화된 때부터 경제지리학의 역사를 다룬다. 여기서는 그 역사를 형성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내부적·외부적 힘 모두를 강조한다. 내부적 힘과 외부적 힘은 권력의 비대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각각 비판적 해석이 요구되는 경제지리학의 여러 버전을 만든다. 

제4장은 경제지리학이 사회과학의 인접 학문과 상호작용하고 공유하는 접경지역 공간을 다룬다. 이 장에서는 당연시되는 학문의 진리에 대해 질문하고, 학문적 제약을 완화함과 동시에 사람들로 하여금 통상적으로 사고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이 공간이 잠재적으로 비판적 탐구에 생산적이라고 주장한다. 제5장은 경제지리학에서 이론의 변화가 갖는 의미, 역할, 사용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제6장은 경제지리학의 방법론에 관한 장으로 이용 가능한 여러 방법의 범위, 다양성, 비판적 잠재력을 고찰하는 데 주력한다. 제7장은 경제지리학 내부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밝힌다. 물질적인 것들과 비물질적인 사상, 신체, 사회제도들이 어지럽게 뒤엉킨 경제지리학의 내부를 파헤친다.

제2부는 경제지리학자들이 이론적·경험적으로 기여해 온 주제들을 고찰한다. 제8장은 지구화와 불균등 경제발전을 다룬다. 지구화의 전통적 재현들을 검토하고, 그것들을 경제지리학자들이 서술한 글로벌 경제의 불균형 및 불균등 지리와 비교한다. 제9장은 근대의 화폐와 금융을 고찰한다. 이 장은 화폐 및 금융 현상을 이해하는 데 지리학적 감수성이 왜, 어떻게 불가피한지를 설명한다. 제10장에서는 많은 사람이 오늘날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보는 도시를 검토한다. 도시는 개별적으로나 집합적으로도 경제에 중요하기 때문에 경제지리학은 오늘날의 경제적 과정과 결과에 대해 고유한 통찰을 제공한다. 

제11장은 자연으로 초점을 이동한다. 경제와 자연이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살핌으로써 환경 착취, 환경 변형, 환경 위기 등의 이슈에 경제지리학이 기여할 수 있는 바를 확인한다. 제12장은 기술 및 산업 변화를 평가하고, 그 변화과정을 근본적으로 지리적 변형의 과정으로 상정하며, 그에 대한 경제지리학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결론인 제13장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두 가지 주제를 강조한다. 하나는 경제지리학이 굉장히 넓은 범위의 여러 현상 간 밀접한 관계를 수용하고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경제지리학의 비판적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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