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현대시의 종합적 이해와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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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현대시의 종합적 이해와 감상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2.05.23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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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시 깊이 읽기 | 권영민 지음 | 푸른사상 | 584쪽

 

권영민 교수(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김소월, 한용운부터 김수영, 조오현에 이르기까지 한국 시단을 대표하는 주요 시인 35인의 시 142편을 엄선하여 한국 현대 시문학의 전체적인 경향을 조망하는 책이다. 시 작품을 꼼꼼하고 깊이 있게 해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어의 시적 표현을 충실하게 분석해 시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저자가 일궈온 문학 연구 및 평론 경험을 토대로, 2014년부터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8년간 강의해온 ‘한국 현대시’ 강좌를 통해 미국의 대학생들과 함께 토론했던 내용을 간추려 이 책에 정리했다. 

문학은 인간 삶을 보여주는 하나의 매개체로, 독자들은 각자의 경험에 따라 재해석을 과정을 거치게 된다. 시 한 편을 읽어도 각자 느끼는 바가 서로 다르듯, 작품 자체에 담겨 있는 의미를 찾아내고 해석하는 것은 온전히 시를 감상하는 이들의 몫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각 작품이 지닌 문학사적 위상과 의의, 시인의 생애나 가치관 등의 함께 살펴 작품의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대부분의 시편마다 원문을 소개하고, 시어 하나하나 세밀하게 분석하여 저자의 꼼꼼하고 깊이 있는 해설을 곁들였다.

권영민 교수는, 시인이 이 작품을 쓴 의도나 동기를 묻기 전에 작품 속에서 시인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작품에서 찾아보라고 말한다. 시를 쓰게 된 동기라든지 작품을 창작하게 된 의도라는 것은 실제 작품 텍스트를 분석하는 데에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시를 읽는 작업은 시인이 은밀하게 숨겨놓은 어떤 메시지를 찾아내기 위한 일만은 아니며, 시의 텍스트에 쓰인 언어가 작품 속에서 서로 역동적으로 작용하면서 어떤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과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작품에서 사용된 시적 표현을 온전하게 이해함으로써 한국시를 사랑하는 독자들이 문학을 감상하는 데 긴요한 도움을 준다. 

“「별 헤는 밤」은 1941년 11월 5일에 쓴 작품이다. 1948년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수록되었다.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 졸업을 앞두고 쓴 작품으로 일제 말기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 아름다운 고향의 정경과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서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가을밤을 배경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글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점이 시적 진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의 전반부에서는 밤하늘의 별을 보며 유년 시절을 회상하고 여러 상념에 젖어드는 심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후반부에서는 현실적인 고뇌와 함께 자아 성찰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부분적으로 산문적인 리듬을 구사하여 호흡의 변화를 가져오게 만드는 새로운 시도도 보여준다.
이 시의 텍스트는 산문적인 진술로 이루어져 있는 5연을 경계로 하여 1~5연의 전반부와 6~10연의 후반부로 시상의 흐름을 구분해볼 수 있다. 윤동주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하늘과 별이라는 소재는 이 시에서도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적 공간과 순수한 이상에의 동경을 표현하고 있으며,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적 역할을 하고 있다.” 
--- p.446~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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