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사유의 틀에서 전개된 신학
상태바
동아시아 사유의 틀에서 전개된 신학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2.05.15 11: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헤겔의 종교철학 | 피터 C. 하지슨 지음 | 정진우 옮김 | 동연출판사 | 464쪽

 

종교철학은 기본적으로 여러 종교 전통에 내포되어있는 주제와 개념들을 다룬다. 여기에는 종교의 본질에 담긴 종교적 의미를 반영하는 철학적 핵심 과제들, 바꾸어 말하면 신이나 궁극적 실재의 개념 문제라든지 우주나 자연법칙 또는 세계관이나 인간의 본성과 관련한 종교적인 이해와 해석의 문제 같은 주제들이 폭넓게 포함된다. 이와 같이 종교철학이 다루는 주제와 영역은 신학이 관심을 기울이는 그것과 상당히 겹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종교철학’ 강의는 헤겔이 세상을 떠났던 1831년 초겨울이 되기 수개월 전에도 진행되었다. 이 강의는 1821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던 ‘종교철학’ 강의의 마지막 것이다. 헤겔의 강의 원고는 실전되었고 그의 제자들이 남긴 사본을 토대로 출판되었으나 네 강의를 한편으로 편집했기 때문에 강의마다 달라졌던 그의 논의와 강조점이 제대로 드러나지 못하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헤겔의 《종교철학》을 정확하게 통찰하고 연구할 수 있는 비평 연구판은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세 권으로 편집되어 출판될 수 있었다.

헤겔의 강의는 먼저 ‘종교 개념’을 정리한 뒤 이에 근거하여 여러 종교를 ‘유한한 종교’와 ‘완성된 종교’로 구별하였다. 저자는 종교의 개념을 재구성한 다음에 그리스도교를 먼저 다루고 다양한 세계 종교를 그다음에 서술한다. 이것은 책의 원제목인 ‘헤겔과 그리스도교 신학’을 반영한 서술 방식으로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철학적 신학’을 염두에 두고 삼위일체론, 창조론, 그리스도론, 성령론, 교회 공동체론을 헤겔의 종교철학 강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다룬 것이다.

이 책은 헤겔의 종교관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제1부는 사변철학과 종교철학의 관계, 청년기부터 후기에 이르기까지 전개된 종교 개념의 다양한 스펙트럼, 헤겔 당시의 종교 사상을 다루고 있다. 제2부의 4장과 5장에 나오는 종교 개념, 신 개념, 신 인식 같은 주제들은 신과 종교에 대한 철학적 접근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세계의 다양한 종교를 이해할 수 있는 개념 틀을 확인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