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분석을 소련·중국·북한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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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분석을 소련·중국·북한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2.05.1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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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크스주의와 국가자본주의론 | 톰 오링컨 지음 | 천경록 옮김 | 책갈피 | 144쪽

 

소련·중국·북한 같은 사회가 억압적이라는 점은 오늘날 많은 좌파도 인정한다. 쟁점이 되는 것은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사회를 분석하려고 <자본론>에서 발전시킨 개념과 분석 방법이 소련 같은 사회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적용 가능하다면 어떻게 적용되는지다. ‘소련 문제’를 둘러싼 논쟁들은 이처럼 경전 해석처럼 보이는 논쟁으로 언제나 되돌아오는데, 진지한 혁명가는 이런 논쟁에도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만약 인간의 자유가 부정되고 위압적 관료가 지배해 온 이런 사회가 어떤 이유에서든 ‘사회주의’이거나 사회주의로 이행하는 중이라고 한다면 마르크스주의가 인간 해방의 철학이라는 명제는 의문시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는 이런 사회를 자본주의보다 더 반동적인 새로운 계급사회라고 본다면, 서방 자본주의를 ‘차악’으로 여기기 쉬울 것이다.

그러나 만약 소련·중국·북한 같은 사회를 관료적 국가자본주의, 즉 자본주의의 일종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비록 서방에 있는 익숙한 종류의 자본주의와는 사뭇 다르긴 해도), 마르크스의 계급투쟁 이론에 근거한 혁명 전략과 인류 해방 프로젝트는 가능할 뿐 아니라 필요한 것이 된다.

이 책은 이런 사회를 자본주의로 볼 수 있는지 논증하려는 책이다. 이를 위해 먼저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의 본질을 어떻게 정의했고 사유재산이나 국유화에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살펴본다. 마르크스가 자본주의를 분석하려고 《자본론》에서 발전시킨 개념과 분석 방법(가치법칙, 임금노동, 이윤율 하락)이 소련·중국·북한 같은 사회에도 적용되는지를 따져 본다. 

국가자본주의론의 중요성은 단지 이런 사회들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늘날 자본주의의 본질을 더 정확하고 폭넓게 파악하려면 국가자본주의론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이 책은 레닌과 부하린이 20세기 초 후기 자본주의의 특징을 분석하면서 발전시킨 국가자본주의론, 즉 국가와 자본이 융합해 제국주의적 이해관계를 발전시키는 동학에 대해서도 살펴보는데, 이는 오늘날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강대국 간 갈등과 충돌의 원인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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