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정권 교체의 배경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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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정권 교체의 배경과 시사점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2.05.14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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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포커스] KIEP 세계경제 포커스 Vol. 5 No. 15 (2022. 05. 13)

 

2022년 4월 9일 국회의 총리 불신임 투표가 가결됨에 따라 파키스탄의 임란 칸(Imran Khan) 총리가 총리직에서 물러났으며, 셰바즈 샤리프(Shehbaz Sharif)가 신임 총리로 선출됐다. 1947년 파키스탄 독립 이후 임기를 마친 총리는 한 명도 없었으며, 그중 임란 칸은 의회의 불신임 투표로 해임된 첫 번째 총리이다.

파키스탄 정권 교체의 정치적 배경으로는 총리-군부 간 갈등과 임란 칸 총리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을 들 수 있으며, 경제적 배경으로는 내수·저개발 국가형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파키스탄의 펀더멘털이 최근 더욱 약화되고, 대외부채 증가 및 통화가치 하락 등 대외경제 여건이 대폭 악화된 것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이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13일 ‘파키스탄 정권 교체의 배경과 시사점’이란 제목의 <세계경제 포커스>(vol.5, no.15) 보고서(작성자: 세계지역연구센터 신남방경제실 인도남아시아팀 백종훈 전문연구원·남유진 연구원)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임란 칸 총리의 실각에는 최근 파키스탄 경제위기가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정권 교체 과정에서 파키스탄 정치체제의 특징과 군부의 지속적인 정치적 영향력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신임 파키스탄 총리는 파키스탄 경제위기 해소 및 정치 안정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파키스탄의 경제상황이 최근 악화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와의 경제협력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어, 정부는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향후 파키스탄과의 안정적인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래 보고서 내용을 발췌 소개한다.

 

4월 10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의 불신임 안건이 의회에서 가결되자 야당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 정권 교체의 주요 배경

▶ 정치적 배경

ㅇ 임란 칸 총리와 군부 간 갈등으로 인해 군부가 총리에 대한 지지를 철회함.
- 파키스탄은 군부가 국내외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국가로, 군부는 파키스탄 집권세력과도 상호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을 뿐만 아니라 군사외교를 중심으로 미·중 등 주요국과의 대외정책에도 관여하고 있음.
- 임란 칸 총리는 파키스탄 핵심 실권세력 중 하나인 군부와 외교노선 등에서 차이를 표출함.
- 총리-군부 간 갈등관계는 의회의 총리 불신임 정국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함.

ㅇ 경제정책 실패 등 총리의 국정운영에 대한 불신은 지지도 하락으로 나타났으며, 연정 내의 갈등요인도 표출됨.
- 내수 및 경공업 중심의 저개발 국가형 산업구조와 높은 대외의존도 등 펀더멘털이 부실한 파키스탄 경제는 임란 칸 집권 이후 더욱 침체되었음.
- 또한 연립정부 내 갈등요인은 일부 의원·제휴 정당의 연정 이탈로 이어지며 총리 불신임 추진의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함.

▶ 경제적 배경

ㅇ [국내 경제적 배경] 펀더멘털이 취약한 파키스탄 경제는 임란 칸 총리 집권 기간 더욱 약화되었으며, 높은 수준의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등이 지속됨.
- 전통적으로 내수·경공업 중심의 저개발 국가형 산업구조를 가진 파키스탄은 남아시아 주요국 대비 저조한 경제성장률 기조를 지속하고 있음.
- 최근 수년간 높은 실업률이 지속됨.

- 최근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파키스탄의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내수경기에 중대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

ㅇ [대외경제적 배경] 대외의존도가 높고 재정건전성이 취약한 파키스탄은 최근 대외부채 증가와 통화가치 하락 등의 문제가 심화됨.
- 파키스탄은 대외부채 누적으로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되어, IMF 구제금융 프로그램 등의 경제지원에 의존하고 있음.

- 외환보유고 등 대외 지급준비자산이 대폭 감소하여 국가 지급능력이 크게 악화됨.
- 최근 크게 평가절하된 파키스탄 루피는 인플레이션과 대외부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음.

ㅇ 한편 최근 파키스탄의 상품무역 적자가 대폭 확대되고 FDI 유입은 감소하였으며, 높은 대외의존도가 지속 되고 있음.
- 만성적인 무역적자 국가인 파키스탄은 상품수입 및 FDI 유입에서 높은 대중국 의존도를 보이고 있음.

■ 시사점과 전망

ㅇ 임란 칸 총리의 실각에는 최근 파키스탄의 경제위기가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정권 교체 과정에서 파키스탄 정치체제의 특수성이 드러남.
- 이번 임란 칸 총리의 실각은 다원적·다층적 권력구조를 갖고 있는 파키스탄 정치체제의 불안정성과 군부의 정치적 영향력이 재차 부각된 사건으로 볼 수 있음.
- 또한 인플레이션 및 대외부채 등 파키스탄 경제상황의 악화가 정권 교체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함.

ㅇ 신임 샤리프 총리는 경제위기 극복·국내외 정치적 갈등의 봉합 등 막중한 현안에 직면함.
- 신임 총리의 최우선 국정 현안은 심각한 인플레이션·대외부채 등 현재 파키스탄 경제위기의 극복임.
- 정권 교체 이후 고조되고 있는 국내 정치적 갈등 상황의 해결도 신임 총리가 직면한 중대 현안임
- 한편 신임 총리는 러-우크라 사태로 인한 국제적·경제적 불안정성 확대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함.

ㅇ 샤리프 총리는 경제지원 확보 등을 통해 경제위기를 최우선적으로 타개하고자 할 것이며, 미국 등 주요국과 외교관계를 정상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됨.
- 샤리프 총리는 파키스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IMF 구제금융 프로그램 재개와 더불어 UAE 등 우호국으로 부터의 경제지원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전망됨.
- 중도 성향의 신임 총리는 미·중 등 주요국과의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구축하고자 노력할 것으로 전망됨.
- 차기 총선 및 신임 육군 지휘관 임명 등이 예정되어 있어 국내 정치 변동성은 여전히 상존

ㅇ 우리 정부는 파키스탄이 봉착한 경제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향후 우리 기업의 현지시장 진출 확대 등 파키스탄과의 안정적인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음. 
- IMF 구조조정 기간 중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가운데에도 한국 자동차 기업들의 현지시장 진출 및 판매 확대가 나타난바, 향후 파키스탄 경제상황이 안정화될 경우 현지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함.
- 2020년 26억 달러까지 기록한 우리나라의 대파키스탄 교역규모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크게 증가(2016~18년 평균 교역액 12억 7천만 달러, 2019~21년 19억 천만 달러)함.
- 우리나라의 대파키스탄 FDI는 2010~21년 누적 기준 투자금액 2억 8천만 달러 및 법인 수 35개임
- 우리 정부는 다양한 분야에서 파키스탄과 중장기 협력을 모색할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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