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대, 소재나 촬영 기법 다양화, 세련된 의상 등 변화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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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대, 소재나 촬영 기법 다양화, 세련된 의상 등 변화 노력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2.05.08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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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드라마 | 한승호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118쪽

 

북한이 최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하고 7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북한은 반제국주의 선전·선동을 강화하고 반미, 항미, 반일에 이어 남한의 대북정책에도 연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고 미국과의 핵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대미 협상력을 강화하면서 자주의 기치를 드높이고 자력갱생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북한은 뉴스나 다큐멘터리는 물론 드라마를 통해 체제 결속을 강화하고 인민을 교양하기 위한 TV 방송에 열중하고 있다. 3월 25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송한 ICBM 발사 홍보영상이 대표적이다. 또한 지난해 조선중앙TV에서는 1995년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백금산〉을 26년 만에 재방영하면서 주민들에게 자력갱생 투쟁의지를 고취시켰다. 〈백금산〉은 함경남도 단천시 소재 검덕광업연합기업소 산하 룡양광산 영웅 광부들의 생산투쟁을 다룬 내용이다.

북한 드라마는 실화를 배경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주로 노동자의 삶이나 농민의 현실을 다루면서 현실 세계에서 소재를 찾으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실적인 소재를 발굴한다는 것은 드라마 소재 선택의 한계를 의미한다. 소재 선택의 제약은 신선함의 부재로 이어진다. 항일혁명이나 수령에 관한 얘기, 사회주의 건설에 관한 얘기, 민족 정서에 관한 얘기 등은 북한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이다. 드라마의 주제와 내용은 소재보다 더 제한적이다. 북한 드라마는 ‘안 봐도 비디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든 드라마는 권선징악형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2001년 조선중앙TV가 방영한 텔레비죤극 〈가정〉은 북한 사회에서 금기시 된 부부간의 불륜과 갈등을 정면으로 그린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10부로 제작된 이 드라마를 9부까지만 방영하고 2022년 현재까지도 최종회를 방영하지 않고 있다.

김정은 시대의 북한 드라마는 이전 시대에 비해 드라마 소재나 촬영 기법의 다양화, 세련된 의상 등을 통해 변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2015년 김정은 시대의 첫 번째 첩보 드라마 〈방탄벽〉은 촬영과 편집 등 작품창작에서 새로운 형상수법들을 구사하고 극적 장면을 활용하는 등 연출, 연기, 촬영 등 모든 면에서 이전 것과 구별되는 완전한 새 것의 창조를 목표로 했다.

이 책에서는 1992년 방영된 김일성 시대의 텔레비죤련속소설 〈석개울의 새봄〉부터 김정일 시대의 텔레비죤예술영화 〈준엄한 평화〉와 텔레비죤련속극 〈가정〉, 〈수업은 계속된다〉, 〈사랑의 권리〉, 2007년 남북합작 드라마 〈사육신〉, 김정은 시대의 텔레비죤극 〈우리 이웃들〉, 〈방탄벽〉, 〈임진년의 심마니들〉, 텔레비죤예술영화 〈소학교의 작은 운동장〉 등 3대째 이어온 북한 권력의 각 시대별 대표작품 10편을 통해 북한 드라마의 주제와 특징,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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