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과와 정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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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과와 정책 전망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2.05.07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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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포커스] KIEP 세계경제 포커스 Vol. 5 No. 12 (2022. 05. 04)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4월 24일(현지시간) 대선 결선투표 승리가 확정된 후 파리 에펠탑 앞 샹드마르스 광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2022년 4월 24일(일) 실시된 프랑스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현 대통령이 58.54%를 득표하여 41.46%를 얻은 마린 르펜(Marine Le Pen)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로 마크롱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중도 신진 정치세력’의 정권이 유지되었으나, 정치 양극화와 대중의 정치 불신 또한 드러났다.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는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하락, 연금제도 개혁, 유럽연합과의 관계 등이 다루어졌다. 

이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4일 ‘2022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과와 정책 전망’이란 제목의 <세계경제 포커스>(vol.5, no.12) 보고서를 발간했다(작성자: 윤형준 세계지역연구센터 선진경제실 유럽팀 연구원).

보고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으로 그동안 추진되었던 경제제도 개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정책 추진력 확보 여부는 6월 실시 예정인 총선 승리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 2022년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과 및 특징

▶ 2022년 4월 24일(일) 실시된 프랑스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전진하는 공화국(LREM: La République en Marche)’의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현 대통령이 58.54%를 득표하여 41.46%를 얻은 ‘국민연합(RN: Rassemblement National)’의 마린 르펜(Marine Le Pen)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함.

ㅇ 앞서 4월 10일(일)에 실시된 1차 투표에서는 마크롱 후보와 르펜 후보가 각각 27.85%, 23.15%를 득표하여 1위와 2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함(프랑스 정치 및 선거제도의 특징은 [글상자 1] 참고).

ㅇ 투표 참여율은 1차 투표가 73.69%, 결선투표가 71.99%를 기록하여 2017년 대선 대비 감소함.

▶ 2017년 출범한 1기 마크롱 정부는 사회당 및 공화당 등 주요 정당에 대한 지지를 흡수하며 시작하였으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 유류세 인상 등 급격한 개혁 추진으로 정권 초반부터 지지율이 급락함.

ㅇ 특히 2018년에는 정부의 유류세 인상안에 반대하여 노란조끼 운동(Gilet Jaune)이 발생하였으며, 이내 마크롱 대통령의 친기업 및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 전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로 격화되며 지지층이 일부 이탈한 바 있음.
 
ㅇ 2020년 초부터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과 함께 국정수행 지지도가 소폭 상승하였으나, 부정적 의견이 임기 중 우세하였음. 

ㅇ 특히 마크롱 대통령의 직설적인 소통 방식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 또한 존재함.

▶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선거 기간 좌·우 진영 후보의 분열이 이어지며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우위가 지속되었음.

ㅇ 르펜 후보가 지속적으로 마크롱 정부의 무리한 정책 추진을 비판하며 지지율이 증가함.  

ㅇ 사회당으로 대표되는 좌파 진영은 단일 후보를 배출하지 않고 녹색당 계열과 극좌 후보 등이 난립하게 되면서 지지율 결집에 실패함. 

ㅇ 한편 르펜 후보는 선거 막바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과거 친러시아 및 친푸틴 행보가 재조명되면서 지지율이 하락함.

▶ 이번 선거를 통해 마크롱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중도 신진 정치세력’이 정권 유지에 성공함.

ㅇ 2017 대선과 마찬가지로 마크롱 대통령의 ‘전진하는 공화국(LREM)’이 공화당 및 사회당 등 기성 정당에 대한 지지율을 흡수하며 입지가 굳어짐.

ㅇ 공화당의  발레리  페크레스(Valérie Pécresse) 현 일드프랑스(Ile-de-France) 광역의회(Conseil régional) 의장(2015년~) 후보는 1차 선거에서 4.78%를 기록하여 선거기탁금 보전 선인 5% 득표에 실패함. 

ㅇ 사회당의 안 이달고(Anne Hidalgo) 현 파리시장(2014년~)은 1차 투표에서 1.75%만을 득표하여 전체 10위에 그쳤으며, 소속 정당이 위기에 봉착하게 됨. 

▶ 또한 르펜 후보를 비롯한 극단주의 세력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정치 지형의 극단화와 대중의 정치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이 드러남. 

ㅇ 결선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의 격차가 17%p로 나타나, 2017년 대선 결선투표 당시 양 후보의 격차인 32%p 대비 줄어들며 극우세력이 약진함. 

ㅇ 르펜 후보 외에도 1차 선거 3위인 멜랑숑 후보는 반자본주의 성향의 극좌인사이고, 4위의 제무르 후보는 반(反)이민을 주장하는 극우인사로 극단주의 정당에 대한 지지가 전반적으로 상승함.  

ㅇ 한편 결선투표에서는 백지투표(vote blanc, 무효표와 별도로 집계)가 6%(약 220만 표) 가까이 발생하여 국민의 반(反)정치 정서 또한 간접적으로 표출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마리 르펜 국민연합(RN) 후보가 대통령 결선투표를 나흘 앞둔 20일(현지시간)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br>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마리 르펜 국민연합(RN) 후보가 대통령 결선투표를 나흘 앞둔 20일(현지시간)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 대통령선거의 주요 쟁점

▶ [경제정책] 마크롱 대통령은 집권 기간 규제 철폐,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 추진 등으로 100만여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였다고 자평하였으나, 르펜 후보는 마크롱 대통령의 무리한 환경정책 추진 및 집권 기간 물가 상승으로 민생 경제가 어려워졌다고 비판함.

ㅇ 경제정책에서 양 후보 모두 기업활동을 장려하기 위한 법인세 일부 폐지 및 상속세 완화를 공약하는 등 친(親)기업 성향은 대체로 일치함.

ㅇ 마크롱 대통령은 임기 중 적극적인 경제개혁으로 일자리를 100만 개 이상 창출하였으며, 실업률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회복되며 경제 체질을 개선하였다고 자평함.

▶ [환경정책] 마크롱 대통령은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환경정책을 지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나, 르펜 후보는 신규 친환경발전소 건설 중단 등 친환경 추세에 역행하는 공약을 함.

ㅇ 마크롱 대통령은 임기 중 ‘국내선 항공편 대폭 감축’ 등의 내용을 담은 「기후 및 회복법(Loi climat et résilience)」을 통과시켰으며,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및 친환경 전환을 가속 

ㅇ 르펜 후보는 마크롱 대통령의 환경정책이 물가상승과 구매력 하락을 불러왔다고 비판함.

ㅇ 양 후보 모두 원자력을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보고 적극 확대를 공약한 것은 공통점임

▶ [국제/유럽연합] 마크롱 대통령은 EU의 틀 안에서 프랑스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며, 르펜 후보는 유럽연합 개혁을 통하여 개별 국가의 경제 및 이민통제 주권을 되찾겠다고 공약함.

ㅇ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한 프랑스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함. 

ㅇ 르펜 후보는 개별 회원국의 주권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유럽연합이 개혁되어야 하며, 이를 통하여 국경 및 이민통제의 주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함.  

■ 마크롱 2기 정부의 정책 전망 

▶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으로 기존 친기업 노선을 바탕으로 친환경 및 디지털 전환정책이 지속 추진될 전망임. 

ㅇ 마크롱 대통령은 2020년에 ‘재도약 계획(Plan de Relance)’, 2021년에는 ‘프랑스 2030(France 2030)’ 계획 등을 발표하며 기업 투자 유치, 산업의 탈탄소화, 지역 격차 해소 등의 우선 과제를 제시한 바 있음. 

ㅇ 또한 프랑스 및 유럽 차원의 전략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물자의 국내 생산을 유도 및 지원하는 정책이 계속 추진될 전망임.

ㅇ 환경 및 에너지 분야에서 친환경 전환 기조가 계속되나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과 투자도 강화될 예정임. 

▶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는 퇴직 및 연금 제도 개혁, 친환경 전환 등은 대중의 반대와 사회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극 소통과 설득 과정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전망됨. 

ㅇ 여론조사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는 ‘퇴직연령 65세 상향’에 대한 반대 의견이 약 77%로 나타나 빠른 정책 추진은 매우 어려울 전망임.

ㅇ 또한 기존의 기업 친화적인 정책과 물가상승이 동반될 수 있는 에너지 전환의 추진 과정에서 대중의 지지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2018년 노란조끼 시위와 같은 사회적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

ㅇ 따라서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극우 후보 지지로 돌아선 노동자 및 저소득 계층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사회정책을 제시하고, 사회적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평가됨.

▶ 또한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 추진에는 2022년 6월 예정된 총선 승리가 큰 영향을 미칠 전망임. 

ㅇ 만약 여당(LREM)이 총선에서도 압승할 경우 국내정책 추진뿐만 아니라 유럽연합의 각종 현안에 대한 프랑스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됨.

ㅇ 다만 이번 대선 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극단주의 정당에 대한 지지가 증가하고 있어, 총선에서 승리하더라도 다른 극좌 및 극우 정당들과 협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음.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당(LREM)의 지지율이 1위를 유지하고 있어 6월 총선에서 안정적으로 과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됨. 그러나 현재 7석인 국민연합(RN) 의석 수 또한 최대 105석 가까이 늘어날 수 있어 극우 정당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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