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결산액 대비 도서관 자료구입비 비율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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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총결산액 대비 도서관 자료구입비 비율 0.8%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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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장서 구입비 부족
- 학생 장서 이용률 감소
- 해외 전자자료 구입비 급상승
- 교육부 "대학도서관이 대학의 교육과 연구 활동에 '심장' 역할하게 할 것"

[2019년 대학도서관 통계 분석] 대학도서관은 대학 교육과 연구 활동에 있어 '심장'에 비유되곤 한다. 대학도서관의 가치는 교육과 연구에 필요한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정밀하게 가공하여 이를 필요로 하는 이용자에게 적기에 신속히 제공함으로써 교육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 하지만, 현재 대학은 등록금 문제와 같이 대학 구성원 간 협의해 나가야 할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으며, 향후 학령인구의 감소 등 치명타가 될만한 여러 사회 문제와 맞닥뜨려야 한다. 이러한 국내 대학의 위기는 곧 대학 내 지성인을 키우는 핵심 공간 중 하나인 도서관에도 고스란히 전염되고 있다. 부실화되고 있는 대학도서관, 현주소는 어디일까.

◇ '안 들여오고 안 읽는다'
대학도서관의 내리막길은 통계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다. 2019년 12월 교육부에 제출된 '2019 대학도서관 통계분석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 대학 도서관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새로이 들이는 책은 점점 줄고, 책을 보는 횟수도 점점 줄고 있다'로 정리된다. 이러한 현상은 2019년을 기점으로 지난 3년간 계속해서 나타난 현상이다. 최근 5년간 '대학의 재학생 1인당 연간 증가 책 수'를 살펴보면, 2015년 1.8책, 2016년 2.1책, 2017년 3.0책, 2018년 2.6책, 2019년이 2.5책이다.

즉, 통계와 같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대학도서관에 새로 들여온 책들이 많다. 그러나 2017년을 기점으로 작년까지 3년 동안 계속해서 새로 들어오는 책들은 줄어들고 있다. 교육부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실시한 ‘제1차 대학도서관진흥종합계획’을 통해 대학도서관의 자료 확충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지만, 실상 통계로부터 얻은 결과는 교육부의 목표와는 상반된 결과다. 다만, 최근 5년간 대학이 소장하고 있는 책의 수는 증가했다는 점(대학 재학생 1인당 소장 책 수: 2015년 59책, 2016년 63책, 2017년 65책, 2018년 68책, 2019년 71책)을 감안한다면, 교육부의 '제1차 대학도서관진흥종합계획'을 완전한 실패로 보긴 힘들다.

대학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사진제공='2019 대학도서관 통계분석 사업보고서')

 

새로 들어오는 책이 적다는 것과 함께 또 다른 심각한 문제점은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점점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5년 간 지속되고 있다. 2019년 전국 387개 대학(4년제/대학원대학, 전문대학 포함)으로부터 얻은 통계 결과, 작년 재학생 1인당 대출 책 수는 평균 4.3책(재학생수 193만7000천명이 2019년 941만 2000천책을 봄)이다. 이에 앞서 '재학생 1인당 대출 책 수'의 통계 분석 시점을 과거로 돌려보면, 2015년에 5.6책, 2016년 5.5책, 2017년 5.0책, 2018년 4.6책으로 지속해서 대출하는 책의 수가 감소했다.

◇ 구입비는 그대론데 이용료는 널뛰기

지난 5년 동안 대학 총결산액 대비 자료구입비의 비율은 0.8%로 동일하다.(사진제공='2019 대학도서관 통계분석 사업보고서')

 

전국 대학도서관 내에서 벌어지는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국외 유명 학술지를 구독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 국내 대학 도서관의 매 해 전체 자료구입비의 절반을 넘었다. 이는 국내 대학도서관의 자료구입비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정체된 것에 반해 국외 유명 학술비의 구독료가 인상됨에 따라 발생한 현상이다. '2019 대학도서관 통계 분석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지난 5년 동안 대학 총결산액 대비 자료구입비의 비율은 0.8%다. 이는 한국도서관협회의 ‘한국도서관기준’에 명시된 대학 총경상비 대비 자료 예산 비율(4년제 대학 2~2.5% / 전문대학 1%) 기준에 못 미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추이로 볼 때도 개선되지 않은 모습이다.

반면, 4년제/대학원대학의 경우 전자자료 구입비가 2012년 이후부터 올해 전체 자료구입비의 50%를 넘어서며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19 대학도서관 통계 분석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46개 4년제 대학, 대학원대학의 전자저널 구입 비용은 1148억 2100만 원으로 전체 자료구입비의 50.4%를 차지했다. 이는 단순히 전자저널의 구입비가 이용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에 따라 자연스레 늘어났다고 볼 수 없다. 국외 유명 학술지 시장의 독점에 따른 급격한 구독료 상승 여파가 더해져 전자자료 구입비가 전체 자료구입비의 50%를 넘어서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 또한 최근 5년간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 내 전체 자료구입비가 상승하지 않는 이상 전국의 대학도서관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전자저널 구입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인쇄자료 및 기타자료 구입비 비율의 축소를 진행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에 따르면, 전자저널 업체들의 구독료 인상 요구로 인해 대학의 전자저널 구독료는 내년에도 올라갈 예정이다. 이에 교육부는 '제2차 대학도서관진흥종합계획'을 통해 전자자료 제공 서비스를 확대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도서관 내에 새로이 들어오는 자료는 점점 부족해지고, 실제 책을 이용하는 숫자도 줄어들고 있으며, 연구에 필요한 자료들의 구입 비용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 대학도서관이 맞이하고 있는 현실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1월 '제2차 대학도서관진흥종합계획'을 발표하며 "교육과 학술연구 경쟁력을 제고하는 대학도서관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들은 학생중심의 맞춤형 학습환경 및 연구를 위한 전문적 학술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대학의 교육과 연구 활동의 '심장' 역할을 대학도서관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교육부의 계획대로 대학도서관이 대학교육의 '심장'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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