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변화와 갈등,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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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변화와 갈등,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가?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2.04.0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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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S 시선과 논단]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 체제를 지탱하는 주요 요소로서, 언론매체의 성격은 정치발전 속에서 형성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언론의 발전을 통해 정치발전이 추동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 과정 속에서 우리 언론매체의 성격은 어떠하며, 민주주의 공고화를 위해 우리 언론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민주화 이후 우리 언론은 폭넓은 언론의 자유를 향유하고 있다. 이에 언론매체의 수와 보도의 양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 언론이 시민의 수요에 부합하는지, 사회의 갈등을 수렴하면서 우리 민주주의 발전에 필요한 역할을 제대로 담당하고 있는지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에 국회입법조사처(NARS)는 “우리 사회의 변화와 갈등,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우리 언론의 현주소와 향후 언론발전의 과제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제15회 <시선과 논단> 포럼을 개최했다. 

김만흠 국회입법조사처장의 사회로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차기 한국언론학회장)가 발제를 했으며, 김여라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이 토론을 맡았다. 포럼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 발제 요지

이준웅 교수는 우리 사회의 언론매체에 대한 불신의 배경과 시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언론의 기능과 역할을 강조했다. 주요 요지는 다음과 같다.

우리사회는 민주주의 발전에 비추어 언론매체에 대한 시민의 신뢰가 낮다고 볼 수 있다. 세부적으로 그 요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매체환경의 변화로 인터넷매체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반해 기존 언론매체의 보도 내용이 심층적이지 못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둘째, 국내 언론매체가 공적역할을 확립하지 못하고 시기에 따라 훈민적, 정보제공적 또는 당파적인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셋째, 언론매체가 사회의 갈등을 조정하기보다는 갈등에 편승하여 오히려 증폭하고 있다는 인식이 있다.

이처럼 변화된 시대상에서 국내 언론매체가 시민의 기대에 부합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국내 언론은 시민의 비판과 요구를 수렴하여 바람직한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 토론 쟁점

국내 언론이 특정 정파를 대변하는 정치 병행성을 띠면서 사회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해외에서도 언론매체의 정파성 문제는 있으나 그 양태는 국내와 차이가 있다. 즉 해외 언론의 경우 사회에 내재된 다원적 정파성을 반영하면서, 진영 간 갈등을 조합주의적으로 해결하는 사회제도 속에서 언론도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구성적으로 정파성이 내재한 것이 아니고, 조합주의적 이익대표체계도 갖고 있지 못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언론의 정파성은 사회갈등을 동원하고 격화시킬 수 있어 언론의 공적 역할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유튜브와 같은 인터넷매체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정보의 신뢰성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언론매체가 이를 제어하지 못하고 오히려 동조하면서 언론매체 보도의 품질, 나아가 품위의 문제가 지적되었다. 이에 대해 사실 확인이 가능하지 않은 정보에 기반한 자극적인 보도행태는 전통적 매체의 생존방식이 아니며, 신뢰성 있고, 가치 높은 압도적인 품질의 보도를 언론매체가 생산해야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뿌리 깊은 언론에 대한 불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적인 언론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러한 외부로부터의 언론개혁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개진되었다. 특히 언론사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등 규제 측면이 부각되고 있으나, 국내의 경우 이미 명예훼손·모욕죄와 같은 형사벌, 언론피해구제로서 언론중재제도가 작동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더하여 규제를 양산하는 것은 언론에 대한 과중한 제재일 수 있어 언론개혁은 언론 스스로의 노력과 이용자인 시민의 관심이 중요하다는 논의가 이어졌다.

새로운 미디어환경 하에서 현행 매체관련법이 과거 언론사업자 중심으로 만들어져 인터넷매체와 같은 새로운 매체를 포괄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는 의견을 같이하였다. 다만, 구체적인 제도개선안으로서 새로운 매체의 시장진입을 활성화하면서도 불공정행위를 규제하되, 언론보도로서 콘텐츠에 대한 심의기준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었다.

이 밖에도 공영방송의 위상정립을 위한 지배구조의 개선, 언론인의 전문직 역할 강화 방안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있었다.

 

■ 향후 과제

언론매체의 발전은 민주주의의 발전과 그 궤를 같이하고 있으며, 이에 해외도 각국의 정치체제와 정합성 있는 언론체제를 정립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민주화 이행기를 넘어 민주주의 공고화 단계에 있다. 이 같은 환경 하에서 국내 언론매체가 어떻게 사회의 갈등을 조정·수렴함으로써 정치 및 사회발전에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우리 언론의 바람직한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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