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가장 신뢰하는 국가는 미국…중국·일본, 불신 국가 1·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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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가장 신뢰하는 국가는 미국…중국·일본, 불신 국가 1·2위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2.01.12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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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브리프]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_ 2021 한국인의 아시아 인식 설문조사 결과 분석
-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주요 20개국 대상 호감도 조사
- 한국인들이 가장 신뢰하는 국가는 미국… 중국·일본은 최하위권
- 한국인의 아시아 인식: 동북아에서 동남아로 인식의 지평 확대

[아시아 브리프]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_ 2021 한국인의 아시아 인식 설문조사 결과 분석

 

한국인들이 가장 불신하는 국가 1위로 중국이 꼽혔고, 일본은 불신 국가 2위였다. 반면, 가장 신뢰하는 국가로는 미국이 1등이었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는 12일 ‘아시아 브리프’ 최신호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1 한국인의 아시아 인식 설문조사 결과 분석 보고서’(작성자: 김용호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아시아 브리프> 편집위원장·김윤호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를 게재했다.

연구소는 지난해 12월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호주, 독일, 태국, 베트남 등 주요국 20개국에 대한 호감도 등을 묻는 설문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71.6%(복수 응답)가 ‘신뢰할 수 있는 국가’로 미국을 꼽아 한국인들은 미국에 대한 신뢰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일본과 중국은 각각 13.3%, 6.8%로 조사 대상 20개국 가운데 19위, 20위를 기록해 한국인들이 가장 불신하는 국가로 꼽혔다.

이 조사의 목적은 한국인들이 아시아의 현실과 장래에 대해서 어떻게 인식하고 평가하는 것을 파악하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국인의 아시아 정체성, 아시아 전반에 대한 이미지, 아시아의 여러 지역과 국가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도, 한국과 주요 국가 간의 관계에 대한 평가, 한국인의 아시아 문화 경험, 아시아의 장래에 대한 전망 등을 조사했다. 아래에 설문조사 결과 중 주목할 만한 점을 중심으로 요약 정리했다. 

 

■ 한국인의 아시아 정체성(Identity)

이번 조사에서 “나는 아시아인이다”라는 답변이 92.2%나 되었기 때문에 한국인의 아시아 정체성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나는 한국인이다”와 “나는 세계인이다”라는 답변
이 각각 96.3%, 78.5%였는바, 한국인의 아시아 정체성은 한국인이라는 국가 정체성과 거의 비슷한 반면, 세계시민이라는 글로벌 정체성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다. 이렇게 한국인의 아시아 정체성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한국인의 아시아 정체성이 정서적 감정에 바탕을 두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세계 주요 지역 사람들에 대해 평소 느끼는 한국인의 감정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은 북아메리카(미국, 캐나다) 다음으로 아시아인들에게 호감을 표시하였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아시아 정체성이 높은 배경을 추정해 보면 한국인의 아시아 정체성이 한국인은 아시아인에 속한다는 단순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점은 국가별 호감도와 신뢰도 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호감도의 수준을 보면 아시아 국가(싱가포르, 대만, 몽골, 우즈베키스탄, 태국,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는 중위권인 반면, 서구 국가(미국, 스웨덴, 호주, 독일, 프랑스 등)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또 신뢰도 조사에서도 미국이 71.6%, 중국 6.8%, 일본 13.3%로 미국이 단연 아시아국가를 앞서고 있다. 따라서 한국인의 아시아 정체성은 아시아에 대한 호감이나 신뢰, 또는 자부심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한국인의 아시아 전반에 대한 이미지

이번 조사에서 아시아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느낌이나 이미지를 물은 결과, ‘신흥국과 저개발국(27.7%)’, ‘거대인구(14.0%)’, ‘신흥경제·수출시장(12.7%)’, ‘다양한 음식문화( 12.2%)’, ‘인기 관광지(7.8%)’, ‘환경오염(6.7%)’, ‘종교 갈등(6.5%)’, ‘전통축제(5.3%)’, ‘군부독재/쿠데타(5.1%)’, ‘거대도시(1.7%)’ 등의 순서를 보여주었다. 응답자들은 주로 국력이나 경제력의 관점에서 아시아 전반에 대한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문화, 관광의 관점에서 아시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또 환경오염, 종교 갈등, 군부 쿠데타 등으로 인해 아시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한국인의 아시아 전반에 대한 이미지에서 가장 높은 응답을 얻은 것이 “신흥국과 저개발국”이라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중국의 경제적 부상 속에 중국과 일본이 GDP 세계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고,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엔진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여전히 아시아가 경제적으로 신흥국(emerging countries) 내지 저개발국(underdeveloped countries)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이처럼 현실과 인식 간에 차이가 발생하는가? 아마 한국인들은 여전히 서구를 선진국, 아시아를 후진국이라고 인식하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중국이나 일본이 서구식 산업화를 통해 경제대국이 되었기 때문에 중국이나 일본이 세계경제의 주도국(leader)이 아니라 추종국(follower)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은 한국인들의 미중 패권경쟁을 보는 시각과 한국의 대외 원조 제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앞으로 한국이 협력해야 할 나라가 중국이 아니라 단연 미국이라고 응답하였다. 또 한국이 다른 지역보다 아시아 지역의 개발도상국에 더 많은 원조를 제공하는 것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은바, 찬성이 60.9%로 반대 22.1%보다 2배 이상이었다. 

■ 지역과 국가에 대한 호감도 

이번에 세계 주요 지역별, 아시아 지역별, 세계 각국별 호감도 조사 결과를 비교해 보면 매우 흥미롭다. 첫째, 세계 지역별로 보면. <그림 1>과 같이, 북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 중남미, 아프리카 순으로 높은 호감도를 보였다. 그런데 젊은층보다 노인층이, 학력이 높은 사람보다 낮은 응답자가, 아시아 여행 경험이 있는 사람보다 없는 응답자들이 상대적으로 북아메리카 호감도가 높았다. 아마 이들이 북아메리카=선진국, 아시아=후진국이라는 과거의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 아시아 지역별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동북아(57.1℃), 동남아(53.7℃), 중앙아시아 (47.9℃), 남아시아인(45.7℃), 서아시아인(43.3℃)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북아(중국, 일본, 북한, 러시아, 대만, 몽골, 홍콩)에 가장 높은 호감도를 표시하였다. 한국인이 이들 나라와 교류와 협력이 상대적으로 많지만, 다른 한편으로 여러 가지 갈등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다른 지역보다 호감도가 높다는 것은 지리적 인접성이나 문화적 유사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동남아에 대한 호감도가 동북아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한국인들의 아시아에 대한 인식의 지평이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아시아 국가를 포함하여 세계 각국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매우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림 2>와 같이, 미국(65.9℃), 스웨덴(59.5℃), 호주(59.2℃), 독일(58.1℃), 프랑스(57.3℃), 싱가포르(54.1℃), 대만(51.3℃), 몽골(50.1℃), 우즈베키스탄(48.6℃), 태국(48.3℃), 필리핀(47.9℃), 베트남(46.6℃), 인도네시아(46.3℃), 남아프리카공화국(45.0℃), 러시아(44.5℃), 가나(42.2℃), 인도(41.0℃), 중국(35.8℃), 북한(33.8℃), 일본(33.6℃) 순이다. 
호감도 1위를 차지한 미국은 수치상으로도 월등하다. 그런데 1위부터 5위까지가 모두 서구 국가들이고, 6위부터 13위까지가 아시아 국가들인데, 이 중에서 싱가포르가 가장 높은 호감도를 얻었다. 

한편 중국, 북한, 일본은 최하위권이다. 이런 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한국인들이 중국보다 미국에 대해 매우 높은 호감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의 친미 태도는 매우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는바, 일부 정치인과 전문가들의 친중 태도와 매우 대조적이다. 그리고 중국, 북한,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최하위라는 것은 한국이 이들 인접국과 갈등이 심하
다는 것을 말해 준다. 

한편 주요국에 대한 신뢰도, 양자관계, 한국에 미치는 영향력. 협력해야 할 나라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의 대외관계를 진단하고 처방하는데 유용한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다음 국가들을 어느 정도 신뢰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매우 신뢰한다”와 “대체로 신뢰한다”로 응답한 비율의 합계가 미국 71.6%, 중국 6.8%, 일본 13.3%였으며, “다음 국가들과의 관계가 어떠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좋은 관계이다”와 “대체로 좋은 관계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의 합계가 미국 68.2%, 중국 9.6%, 일본 3.1%였다. “다음 국가들이 한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긍정적인 영향(매우+대체로)이라고 답변한 비율은 미국 67.0%, 중국 8.4%, 일본 7.4%를 보였다.
 
한편 한국이 가장 협력해야 할 나라(1순위)는 미국 69.2%, 중국 6.9%, 북한 6.5%, 인도 1.8%, 일본 1.1% 순서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미국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나라이고, 가장 관계가 좋은 나라이고, 한국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나라이고, 한국이 가장 협력해야 할 나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은 신뢰도, 양자관계, 한국에 미치는 영향, 협력 대상국을 비롯한 모든 면에서 매우 부정적이었다. 일본도 비슷한 수준으로 부정적이었다. 이런 조사 결과의 정책적 함의가 매우 크다. 한국인들은 앞으로 한국이 추구해야 할 대외정책의 핵심이 미국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아시아의 장래

이번 설문조사에서 아시아의 장래와 관련하여 장기적 관점에서 아시아 지역통합, 단기적 관점에서 미중 전략경쟁에 대해 물어보았다. 아시아 지역 통합의 경우 필요성에 동감하는 비율이 높지 않았고, 또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장차 아시아 국가들이 유럽연합(EU)처럼 국경을 없애고 아시아지역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그림 3>과 같이, 그렇다 44.0%, 그렇지 않다 43.4%라는 비슷한 찬반 견해를 보였다. 한국인들은 아시아 통합에 대해 소극적이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최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서 보는 것처럼 유럽연합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한국인의 아시아 통합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도록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성보다 남성이, 청년세대보다 고령세대가, 보수보다 진보가 더 많이 찬성하였다. 사회 경험이 많거나 진보 성향을 가지고 있을수록 아시아 통합의 필요성을 더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아시아지역공동체 형성 가능성에 대한 응답을 보면 “잘 안될 것이다(64.4%)”가 “잘 될 것이다(35.6%)”보다 거의 2배에 가까울 정도로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그리고 아시아지역공동체 결성이 가능한 주된 이유로는 <그림 4>와 같이 “경제적으로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50.9%)”, “지리적으로 가깝다(19.3%)”, “인종적으로 가깝다(15.3%)”, “문화적인 공통점이 많다(11.3%)” 등으로 주로 경제, 지리, 인종, 문화 측면에서 높은 연관성을 지적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지역공동체 결성이 가능하지 않은 주된 이유로는 “나라 간 영토/역사분쟁이 심하다(32.1%)”, “경제 수준이나 경제적 이해관계가 다르다(30.9%)”, “민주주의 발전 수준이나 체제가 다르다(19.3%)”, “나라별 민족성이 다르다(13.9%)” 등으로 다양한 요인을 지적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요인들이 해소되어 가까운 장래에 아시아 통합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아시아의 장래와 관련하여 최대 관심사항 중의 하나는 미중 전략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미중경쟁에서 어느 나라가 승리할 것인지를 물어보는 설문에 대해 53.7%가 미국, 11.5%는 중국이었고, 무승부도 26.0%에 달하였다. 그리고 미국이 아시아 질서를 계속 주도할 것인가를 물어보는 설문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가 59.9%, “가능성이 없다”가 31.8%였다. 한국인들의 절반 이상이 미중 경쟁이 미국의 승리로 끝날 것으로 예상하였다. 한편 중국이 아시아 질서를 주도하는 경우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인지를 물어보는 설문에 “그렇다”가 12.7%, “그렇지 않다”가 78.5%로 중국의 리더십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남중국해, 대만, 반도체를 비롯한 신기술, 무역, 인권 등 주요 이슈 분야에서 협력해야할 나라로 미국을 손꼽은 응답이 67.5%이상, 95.8%까지로 매우 높았다. 미국에 대한 한국인들의 신뢰와 지지가 
매우 높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 종합 정리

설문조사 결과 중에서 주목할 만한 사항을 중심으로 종합정리를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인의 아시아 인식의 지평이 동북아에서 동남아로 확대되고 있다. 동남아 지역과 국가들에 대한 호감도에서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서아시아로 아직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둘째, 한국인의 아시아 정체성은 매우 높은 편이지만, 한국인의 호감도나 신뢰도는 북아메리카 지역이나 국가(미국, 캐나다)보다 아시아 지역이나 국가가 훨씬 낮다. 결국 한국인의 아시아 정체성은 아시아 국가에 대한 호감이나 신뢰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한국인이 아시아인에 속한다는 단순 논리에 기반을 둔 것으로 보인다, 셋째, 한국인의 아시아 전반에 대한 이미지는 주로 경제력과 문화관광의 관점이 강하였다. 가장 강한 이미지는 아시아가 “신흥국, 저개발국”이라는 점이다. 

중국의 경제적 부상이나 중국, 일본이 세계 GDP 2위와 3위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아시아가 후진국, 서구가 선진국이라는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넷째, 주로 한국인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나라, 가장 관계가 좋은 나라,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나라, 우리가 협력해야 할 나라는 아시아 국가(중국, 일본 등)가 아니라 미국이었다. 중국, 일본 등에 대한 한국인의 불신은 매우 높았다. 이런 조사 결과는 정책적 함의가 큰 바, 한국의 대외정책 수립에 참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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