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은 가능하다! 기본소득을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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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은 가능하다! 기본소득을 현실로!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2.01.10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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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의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하다 | 유영성 등 지음 | 다할미디어 | 456쪽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소 소득을 보장해준다는 개념의 기본소득. 국가가 모든 개인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특히 극심해지는 소득불평등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한 안전망으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좋은 취지의 제도라도 막대한 재원을 마련할 수 없다면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기본소득을 둘러싼 수많은 쟁점 중 단연 압권은 재원조달 방안이라 할 것이다. 

이제까지 나온 기본소득 재원조달 방안 연구는 주로 세금 부과 또는 재정구조 개혁에 치중한 편이다. 기본소득의 재원조달 방안을 본격적으로 다룬 이 책은 기존에 주로 논의되던 ‘공유부에 기반한 목적세 신설’ 등 신규 세목 발굴과 세출 예산 재편성 등 재정개혁 방안 외에도, 소득세 비과세 및 감면 정비 등의 조세개혁과 정부의 주권화폐 발행 이익을 통한 재원조달 등 4가지 방향을 소개한다. 

기본소득은 과연 가능할까.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미래에는 기본소득으로 불평등과 빈곤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전망하는 실정이다. 제도의 취지나 당위로는 더할 나위가 없다. 관건은 재원 마련이다. 막대한 돈이 드는 기본소득을 현실로 옮길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들은 “기본소득 지급도, 재원조달도 모두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본소득 재원 마련의 철학적 기초는 ‘공유부’에 있다. 토지, 환경, 지식, 데이터 등 모두에게 속한 공유부의 수익을 평등하게 나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기본소득으로 지급할 수 있는 재원으로서, 공유부에 근거해 정당성을 획득한 모든 방안을 다룬다. 기본소득 금액을 먼저 정하고 이에 부합하는 재정모델을 설정한 다음 지급 방안을 마련하는 접근과는 다르다. 조달 가능한 재원을 최대한으로 모색하고 그 규모를 추계해 제시하는 방식이다. 실현가능한 재원조달 방안들과 조달액 추계 범위 내에서 상황에 따라 단계별로 취할 수 있는 조합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책에서 소개한 재원마련 방안은 기존 조세체계 개혁, 공유부 기반 신규 세목 발굴, 재정개혁, 화폐개혁의 4가지 범주이다. 첫 번째 조세개혁 방안은 소득세 비과세 및 감면의 정비, 고소득층의 평균세율 인상, 목적세 정률의 시민·국민소득세 또는 기본소득세 신설, 기본소득의 과세소득화, 법인소득에 대해 기본소득 목적세와 동일한 세율로 과세하는 것, 재산세 강화 등을 들 수 있다.

두 번째 신규 세목 발굴 방안은 토지 지가에 비례세로 부과하는 토지보유세, 플랫폼 기업들에 부과하는 빅데이터세, 탄소배출 억제를 유도하는 탄소세, 지식소득세(사회가치소득세), 무형의 자산가치인 지역 상징자본에 대한 과세 도입을 들 수 있다.

세 번째 재정개혁 방안은 기본소득을 세입과 세출의 견련관계가 성립하는 특별회계로 관리하는 것이다. 토지보유세, 빅데이터세, 지식소득세 등을 세입 항목으로 다루며, 세외 수입으로 ‘기본소득기금’을 조성하는 것이다. 세출 예산 재편성을 통해서도 기본소득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세출 예산 가운데 부동산 부자에 의해 사유화되는 공유부 항목들을 기본소득 재원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 화폐개혁 방안은 정부가 화폐를 직접 발행(주권화폐 도입)하고 그 이익을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들 논의를 종합하면 공유부 기반 재원조달로 지급할 수 있는 기본소득 액수는 연 1200~1500만(월 100~125만) 원으로 추산할 수 있으며, 실현가능성에 맞춰 단기(2~3년), 중단기(2~7년), 중장기(2~10년)를 구분해 로드맵도 제시했다. 이 경우, 정치적 결단만으로 재원조달이 가능한 단기 로드맵만 해도 1인당 연 71~365만(월 6~30만) 원을 지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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