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의 ‘학문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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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의 ‘학문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 심화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2.01.01 0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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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학술]

 

사진=The Chronicle of Higher Education, 2021.12.08.

▶ 최근 고등교육 분야에서 ‘학문의 자유(academic freedom)’가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대표적 예로 지난 달 앨린 워커(Allyn Walker) 올드 도미니언 대학(Old Dominion University) 사회학과 조교수가 논란이 많은 공개 성명을 발표하였고, 이는 엄청난 분노를 유발하였다. 이에 대학 측은 워커 교수를 휴직 조치하였고, 워커 교수는 학기말에 사임하는 데 대학 측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크 교수는 소아성애에 대한 연구 결과에 대해 “소아성애를 경험했지만 이를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사람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범죄자”와 구별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워커 교수는 소아성애를 옹호하지 않음을 분명히 하였고, 공식 발언은 해당 분야의 연구 동향과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이었지만 해당 발언 이후 대중으로부터 폭력 위협에까지 처하게 되었다.

▶ 이러한 사건에 대해 일각에서는 워커 교수가 논란이 되는 구성원을 단순히 제거하는 이른바 ‘취소문화(cancel culture)’의 희생양이 되었다며, 우려를 표하였다. 대학 측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구성원을 보호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노력이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특히 워커 교수가 성소수자라는 배경이 이러한 사건에 영향을 미쳤다는 목소리도 있다. 즉, 학문의 자유를 위한 노력이 절대적이기보다는 많은 경우 선택적으로 옹호된다는 것이다.

‘취소문화 혹은 철회문화(cancel culture)’는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팔로우를 취소(Cancel)한다는 뜻으로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생겨난 손절 문화라 할 수 있다. 특히 유명인이나 공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논쟁이 될 만한 행동이나 발언을 했을 때 SNS 등에서 해당 인물에 대한 팔로우를 취소하고 외면하는 행동방식을 말한다.

 

▶ 워커 교수 사건은 미국에서 가장 금기시 되는 주제 중 하나인 소아성애 문제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학문의 자유의 경계를 시험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소아성애 문제는 분명 중요한 사회 문제이지만 미국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동의된 금기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와 학문적 발언은 한계를 가지게 된다. 예를 들어 과거 금기 중 하나였던 마약 문제는 최근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마약을 합법화하자는 논의로까지도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소아성애는 여전히 금기로 남은 주제 중 하나이다.

▶ 학문의 자유 원칙은 학문적 연구결과가 사회적으로 합의된 견해와 상충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데, 여기에서 발생한 갈등과 그 여파로부터 학자를 보호하기 위해 학문의 자유를 위한 규범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합의된 금기사항에 대한 연구는 실제로 제도적 보호를 받는 것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러한 한계가 존재하는 한 앞으로도 사회적 금기사항에 대한 연구와 이를 둘러싼 논쟁, 그리고 학문의 자유의 한계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출처: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네트워크 정보센터 국가별 교육동향
* 원문: “Why Academic Freedom’s Future Looks Bleak: For both left and right, values, not principles, are at stake.” (The Chronicle of Higher Education, 2021.12.08.)
https://www.chronicle.com/article/why-academic-freedoms-future-looks-bl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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