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 앞으로 10년 동안의 4가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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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 앞으로 10년 동안의 4가지 문제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0.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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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고등교육]

학계 일각에서는 현재의 고등교육이 교육과 학습 면에서 르네상스를 맞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고등교육이 질적 그리고 양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해도 여전히 고등교육은 많은 측면에서 상당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팩트’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10년 동안 고등교육이 걱정해야 하는 문제들은 무엇이 있을까? 고등교육 전문 웹사이트 <인사이드 하이어 에드(Inside Higher Ed)>가 진단한 문제 4가지를 요약해 본다.

◇ 증폭되는 불평등
고등교육은 노동시장에서의 트렌드를 반영하거나, 심지어는 트렌드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해마다 대학 졸업생 중 안정적이고 연봉이 높은 일자리를 갖게 되는 사람은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 게다가 현재의 일자리는 고소득 연봉 층과 저소득 연봉 층으로 양극화 현상이 심화돼 지난 몇 십 년 동안 존재하던 넓은 범위의 중간층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이런 추세는 우선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첫 번째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고등교육 차원에서의 문제는 대학들 사이에서도 사회정치학적 불평등 심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실제로 연구지원금의 대부분은 상위 1% 안에 드는 대학에 집중되고 있다. 커뮤니티 칼리지 같은 공공 교육기관들은 다양한 인종과 계층의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용 상승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으로 빠지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연구지원금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이 앞으로 10년 안에 개선될 수 있을까?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제도적 불평등이다.

◇ 계속되는 공공 투자의 이탈
지난 2018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주 정부들이 고등교육을 받는 학생에게 투자하는 비율을 10년 전의 13% 이하로 삭감했다. 학생들의 학자금 부채 총액은 1조 6천만 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공공 투자 이탈 현상은 부의 집중화를 가속시키고 고등교육 기관들 사이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최상위 대학은 아니지만 명문 대학에 속하는 미시건 대학 같은 명문 대학들도 주 정부의 투자가 급감함에 따라 등록금을 대폭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60년대만 하더라도 미시건 대학은 예산의 80% 가까이를 주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다. 현재는 16%에 불과하다. 고등교육에 대한 공공 투자 급감은 고등교육의 생태계 자체를 파괴하고 있다. 고등교육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는 공공 교육기관에 대한 투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위축된 상태다. 현재 고등교육이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바로 공공 투자의 회복이다.

◇ 석사 학위과정의 위기

향후 10년 동안 고등교육에 닥칠 문제는 석사학위 과정의 소멸이다. 오늘날 많은 대학들은 학부생 교육에서 생긴 적자를 석사학위 과정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메우고 있다. 석사과정 등록금은 학부생 등록금과는 달리 할인이 거의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석사과정 학생들은 학부생과는 달리 학위 취득을 위해 거의 무제한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석사과정 학생 수는 지난 2000년 이후 66%나 늘어났다. 1970년대에 비하면 거의 3배나 늘어난 숫자다. 지난 몇 년 전만 해도 오는 2029년이면 이 숫자는 최소 100만이 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예측은 약 84만 명으로 초기의 예측의 크게 밑도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비용이 많이 드는 오프라인 MBA 같은 과정들을 저비용의 온라인 과정들이 대체하고 있다는 점도 전통적인 석사과정 학생 수 감소에 기여하고 하고 있다.

◇ 학습 혁신으로부터의 이탈
대학은 연구기관이다. 또한 대학은 단순히 졸업생들이 일자리를 얻기 위해 필요한 기술은 연마하는 곳이 아니다. 대학의 핵심적인 역할은 언제나 학습이었다. 명문 대학들의 대부분이 현재의 명성을 쌓은 것은 학습의 장으로서의 대학의 역할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이유가 어떻든 지난 몇 십 년 동안 많은 대학들은 학습 능률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재투자를 해왔다. 이 노력에는 학생들 평생 동안 학습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의도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고등교육 기관들은 본연의 목표에서 빠른 속도로 이탈하고 있으며, 이 문제는 오는 10년 동안 고등교육 기관의 존재 이유를 위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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