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붕괴·지역 소멸 근본대책 마련해 ‘헬조선’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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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붕괴·지역 소멸 근본대책 마련해 ‘헬조선’ 벗어나야!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1.12.01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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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대학 다 죽는다”... 부산·경남지역 대학노조들 대책마련 촉구

 

전국대학노조 부산경남본부가 29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지방대 붕괴에 대한 근본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대학노조 부산경남지역본부 제공)

부산·경남지역 대학노조들이 학령인구 감소·수도권 집중 등으로 인한 지방대 붕괴 및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근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거창 한국승강기대학을 포함해 동아대, 동명대, 경남대, 인제대, 영산대, 창원문성대 등 직원들이 가입해 있는 민주노총 전국대학노조 부산경남지역본부는 29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지방대 붕괴 및 지역 소멸 근본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재 지방대학의 상황에 대해, 이들 노조는 “오징어 게임에서 적나라하게 그려졌던, 남이 죽어야 상금을 거머쥐는 끔찍한 게임보다 더 지옥 같은 '대한민국.' 우리는 부동산 가격 폭등, 부의 세습, 교육 불평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헬조선'에 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지역에는 기업이 떠나고 일자리가 없어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부는 그동안 줄세우기식 대학 평가와 일시적 지원책 답습으로 수도권 집중과 지방대 붕괴를 가속화시켜왔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올해 전국 대학정원 45만명 중 미달 인원 4만명은 지방대에 집중돼있고 미달 인원 중 2만8000명은 전문대로 파악됐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한 대학정원 미달은 점점 가속화돼 3년 뒤인 2024년은 정원 10만 명 미달이 예상된다.

정원 미달은 대학 수익 감소와 직결된다. 전국 대학의 87%를 차지하는 사립대는 대부분 주요 재정을 학생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노조는 “지역 인재 부족으로 기업이 떠나고, 일자리가 사라지니 수도권으로 청년이 몰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는 성과 위주의 평가를 통한 대학 구조조정으로 서열화를 불러왔다. 지방대는 연구와 강의보다는 생존에 매달리면서 교육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한 “수도권과 멀리 있는 대학일수록 입학 정원을 채우기 힘들고 이제 부산·경남지역 사립대학들은 존폐마저 위태롭게 됐다”며 “정부는 대학간 통폐합, 일률적 입학정원 감축, 대학교육 무상화 등 특단의 대책을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대학 재정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강력히 촉구했다. 김병국 전국대학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초·중등 교육의 경우 내국세의 20%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배정해 안정적으로 지원하는데 학령인구 감소로 예산이 남아 올해도 수조 원을 이월했다. 대학은 오히려 재정난에 시달리는 만큼 고등교육에도 교부금을 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대의 붕괴는 곧 지역의 소멸이고 대한민국 모두의 불행으로 이어진다”며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들은 청년들이 지역 대학에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아 지역에 뿌리내리고 싶도록 만들 수 있는 비전과 구체적인 계획을 즉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넝쿨 대학노조 부산경남본부장은 “지방대 붕괴 문제는 지역 사립대의 문제를 넘어 지방 소멸 그리고 대한민국 불행의 문제”라며 “단순히 지방대 육성이나 재정 지원의 수준이 아니라 지역 소멸을 멈춰 국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대학노조 조합원들은 세종시로 가 교육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한편, 전국대학노조는 지난달 9일부터 교육부 평가 폐지와 지방대 육성 문제를 놓고 교육부 청사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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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학노조 부산경남지역본부 회원들이 29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지방대 붕괴 및 지역 소멸 근본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 대학노조 부산경남지역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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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명서 >

 

“지방대 붕괴를 멈추어, 헬조선을 벗어나자!”

- 지방대 붕괴 및 지역 소멸 근본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

 

최근 우리나라가 만든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대한민국의 양극화를 극명하게 그려내어, 전 세계인의 큰 공감을 받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끔찍한 게임에서 빠져나왔지만, 또다시 비참한 현실에서 허덕이는 주인공에게 참가자 1번 오일남은 “여기가 더 지옥이다”라고 말한다. 그렇다. 남이 죽어야 상금을 거머쥐는 끔찍한 게임보다 더 지옥 같은 ‘대한민국’, 다시 말해, 부동산 가격 폭등, 부의 세습, 교육 불평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헬조선’이다! 

이러한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수도권 과밀(집중)”이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서울과 수도권에 살고 있으니, 사회 곳곳이 망가져서 비명이 터져 나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수도권과 멀리 위치한 대학일수록 입학정원을 채우기 힘들고, 이제 부산경남지역 사립대학들은 존폐마저 위태롭다. 지역에는 인재가 부족하니 기업들이 떠나가고, 또한 지역에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으니 청년들은 살아남기 위해 수도권으로 몰려가야 한다. “지방대의 붕괴는 곧 지역의 소멸이요,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불행”인 것이다. 이렇듯 지난 수십 년간 저출산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줄세우기식 대학 평가와 일시적 지원 정책만 답습하여 오히려 수도권 집중과 지방대 붕괴가 심화 되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자신이 사는 곳에서 행복해야 한다! 먼저 정부는 대학의 안정적 재정지원을 위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시행하면서 대학의 책무성을 강화해야하고, 이후 ‘대학교육의 무상화’까지 나아가야 한다. 또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들의 일률적 입학정원 감축, 대학 간 통폐합도 늦출 수 없다. 한편, 국민들은 대통령 후보들끼리의 쓸데없는 흠집 내기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각 후보들은 수도권 과밀(집중) 해소 방안과 지방대 육성을 포함한 국토균형개발에 대한 비전과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해 반드시 ‘대한민국이라는 지옥’, ‘헬조선’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부동산 가격 폭등, 부의 세습, 교육 불평등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 청년들이 지역의 대학에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아 지역에 뿌리내리고 싶도록 만들어야 한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여기가 더 지옥이다”라는 한숨을 “지방대가 살아나서, 지역도 살아났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자신이 사는 곳에서 행복하다!”는 환호로 바꾸자. 우리 모두를 위해서 늦었지만 지금부터 바로 시작해야 한다. 

 

2021년 11월 29일

부산경남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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