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고용충격'…2025년까지 단순노무·서비스 일자리 21만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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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고용충격'…2025년까지 단순노무·서비스 일자리 21만개 사라진다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1.11.1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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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현안 분석] KDI(한국개발연구원)_ 코로나 위기가 초래한 고용구조 변화와 향후 전망

 

엄상진 명지대 교수(왼쪽)와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이 정부세종청사에서 9일 KDI 현안분석 브리핑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2025년 기준으로 음식점 종업원, 환경미화원과 같은 단순노무·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취업자 수가 기존 추세 대비 21만 명 감소할 전망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재택근무가 어려웠던 산업과 직업 등에서 고용충격이 더욱 심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코로나19 시기에 발생한 고용 충격의 특징을 분석하여 향후 고용구조 변화를 가늠하기 위해 지난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책현안 분석 보고서 <코로나 위기가 초래한 고용구조 변화와 향후 전망>(작성자: 엄상민 명지대 교수·정규철 KDI 선임연구위원)을 발간했다.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경제활동과 고용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대면서비스업에 피해가 집중되는 등 경제주체별로 불균등한 충격을 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에서 대면서비스업의 생산과 고용이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되었으며, 평균임금이 낮은 산업에서 코로나19의 충격을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이전의 고용구조 변화 추세와 비교하여 향후의 직업별·산업별·연령별 노동수요 변화를 전망하고 시사점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시기에 재택근무 등 비대면 근로의 가능 여부에 따라 고용 충격이 차별적이었으며, 비대면 근로의 가능 여부는 산업보다 직업 측면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또한 구조모형을 활용하여 대면 중심 직무를 대체하는 기술이 발전하는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단순노무·서비스직의 노동수요가 상대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단순노무·서비스업에는 저숙련 근로자가 많이 종사하고 있어, 코로나 이후의 고용구조 변화로 인해 경제적 취약계층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진단과 함께 고용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경제적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정책을 수행할 필요고 제언했다.

 

■ 코로나 확산과 고용 현황

▶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고용이 크게 위축되었으며, 고용 충격은 부문별로 불균등하게 나타났다. 

코로나19 위기 1년간(2020년 3월~2021년 2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42만8천명 감소하였으며, 산업·교육수준·직업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질적이었다.

산업별로는 대면서비스업인 숙박·음식점업(-21.7만명)과 도·소매업(-17.7만명)에서 취업자 수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교육수준별로는 고졸 이하(-46.3만명)에서,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직(-38.1만명)에서 고용 충격을 크게 받고, 직업별로는 판매직(-15.6천명)과 서비스직(-15.5천명)의 고용이 가장 크게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평균임금이 낮은 산업·교육수준·직업에서 고용이 더 많이 감소했다.

직업별 고용을 보면 산업효과를 제외하더라도 충격이 이질적으로 나타나, 코로나19 위기에서 노동시장 상황을 이해하려면 다면적인 분석이 필요함을 시사했다(그림 참조).

▶ 코로나19 위기에서 재택근무가 어려웠던 산업과 직업에서 고용 충격이 더욱 심각하였으며, 이러한 차별적인 고용 충격은 경기 회복기에도 지속되고 있다.

재택근무의 용이성을 파악하기 위해 미국 ATUS 자료에 나타난 2013~18년 중 산업별·직업별 평균 재택근무 비중을 한국의 산업·직업과 연계했으며, (산업, 직업)의 쌍을 구성하여 재택근무 비중과 고용 증감을 비교했다.

코로나19 위기 초반, 경기침체가 극심했던 시기에 재택근무가 어려웠던 산업·직업에서 고용이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아래 왼쪽 그림 참조). 이는 코로나19 확산과 방역조치에도 평소 재택근무가 용이했던 산업·직업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제활동의 제약이 크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코로나19 위기 발생 1년 후, 경기침체에서 점차 벗어나며 회복되던 시기에도 재택근무가 어려웠던 산업·직업에서 고용 충격이 지속된바, 비대면 근로의 가능 여부가 고용구조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아래 오른쪽 그림 참조).

■ 코로나 시기 산업별·직업별 고용구조의 특징

▶ 코로나19 시기에 발생한 고용구조 변화의 특징을 분석하기 위해 한국의 산업별·직업별 고용구조를 반영하는 모형을 구성했다(모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부록 참조).

코로나19 이전에도 제조업 고용이 감소하고 서비스업 고용이 증가하는 산업구조 전환(structural transformation)이나 반복적 직무를 주로 수행하는 직업의 고용비중이 감소하는 직업 양극화(job polarization) 현상 등의 구조 변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코로나19 시기에 관찰된 산업별·직업별 고용 변동을 생산구조 단계에서 분석함으로써 고용 충격의 구조적 요인을 파악했다. 산업에서는 자본과 직업의 고용을 결합하여 생산하며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산업생산성과 직업별로 영향을 주는 직업생산성을 구분했다.

▶ 분석 결과, 코로나19 시기에 재택근무 가능 여부가 직업생산성 변동의 주요인이었으며, 산업뿐 아니라 직업 측면의 생산성 충격도 고용 변화를 야기하였다.

감염위험을 통제하더라도, 재택근무가 어려울수록 직업생산성이 크게 하락한 반면, 재택근무 가능 여부는 산업생산성에 대한 영향이 작고 통계적 유의성도 낮았다.

코로나19 시기에 산업생산성을 통제하더라도 직업생산성의 고용에 대한 영향이 유의하게 나타난바, 같은 산업 안에서도 직업별로 고용 충격이 달랐음을 발견했다. 재택근무 비중이 9%p 낮은 경우 직업생산성은 1표준편차 하락하였고, 직업생산성이 1표준편차 하락할 경우 고용은 3.6% 정도 감소했다.

■ 코로나 이후 고용구조 전망

▶ 코로나19 위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코로나 이후의 구조 변화를 사전적으로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코로나 시기에 관찰된 직업별 생산성의 변화로 인해 향후 기술발전의 방향이 일부 전환되면서 발생할 고용구조 변화를 가늠하고자 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부문별 노동수요의 상대적 비중을 분석하며, 노동공급이나 수요 총량의 변화를 다루고 있지 않음에 유의하여 해석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단기적인 노동수요 변동보다는 중장기적인 고용구조 변화에 집중하여 분석했다.

▶ 코로나19 이전에는 자동화 등의 기술발전으로 반복직무 직군의 노동수요가 감소하고, 전문·관리직과 단순노무·서비스 직군의 노동수요는 증가하는 구조 변화가 진행되어 왔다.

이는 컴퓨터의 발달 등으로 반복적인 직무를 대신하는 자동화 기술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임금수준을 기준으로 전문·관리직과 단순노무·서비스 직군 사이에 위치한 반복직무 직군의 노동수요가 감소하였기 때문에 이를 직업 양극화(job polarization) 현상이라고 일컬었다.

▶ 코로나 시기에는 비대면 근로가 어려운 직무에서 비용이 증가한바, 향후 기술발전은 비용이 높은 대면 근로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면, O2O(Online to Offline) 거래는 코로나 이전에도 증가해왔으나, 비대면 서비스가 어려웠던 음식서비스가 플랫폼을 통해 배달로 대체되는 등 코로나 위기를 거치며 대면 위주로 제공되던 서비스의 비대면 서비스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의료서비스의 경우에도 미국에서는 원격 의료 확대 조치(CPRSA Act)가 시행되었으며, 온라인 교육플랫폼, 자율주행 모빌리티, 스마트 금융 등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변화의 이면에는 인공지능(AI)이 다방면에 도입되면서 과거보다 광범위한 직무를 대체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 시뮬레이션 결과, 대면 중심의 근로를 대체하는 기술변화는 단순노무·서비스 직군의 노동수요가 감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단순노무·서비스의 노동수요가 다른 직업군의 수요로 전환되면서, 반복직무 직군의 수요 감소세는 완화되고 전문·관리직의 수요는 기존 추세에 더해 빠르게 증가했다.

정량적으로는 새로운 기술변화로 인해 2025년 기준 직업별 고용비중이 기존 추세에 비해 전문·관리직에서 0.3%p 상승하고, 반복직무 직군에서 0.5%p 상승하며, 단순노무·서비스에서는 0.8%p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1년 3/4분기의 계절조정 취업자 수인 2,740만 명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기술변화로 인해 단순노무·서비스 노동수요가 21만 명 감소하고, 전문·관리직에서 7만 명, 반복직무 직군에서 14만 명 증가함을 뜻한다.

▶ 대면 직무를 대체하는 직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저숙련 서비스업과 고령층에 대한 노동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단순노무·서비스 직무의 노동수요가 감소하면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다수 분포하는 산업 및 연령대의 노동수요가 그렇지 않은 산업 및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감소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산업별로는 제조업에서 노동수요의 감소세가 완화되는 반면, 저숙련 서비스업에서는 노동수요가 감소세로 전환됐다.

저숙련 서비스업은 단순노무·서비스 직군의 근로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노동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에 대면 직무를 대체하는 기술발전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량적으로는 2025년 기준 산업별 고용비중이 기존 추세에 비해 고숙련 서비스업에서 1.5%p 상승하고, 제조업에서는 0.8%p 상승하는 반면, 저숙련 서비스업에서는 2.3%p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별로는 단순노무·서비스업 종사자 비중이 가장 높은 60대에 대한 노동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이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 시뮬레이션 결과는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대면·비대면 차원의 기술변화가 지속될 경우, 기존에 진행되던 고용구조의 추세적 변화가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자동화 등으로 반복직무가 주로 대체되었으나, 향후 대면·비대면 차원에서는 단순노무·서비스 직무가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의 영향과는 별개로 기존의 자동화 현상 등은 지속될 수 있다.

시뮬레이션은 추세적 변화와 관련한 것으로 단기적으로는 급격히 위축된 대면서비스의 빠른 회복이 병행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 결론 및 시사점

▶ 코로나 시기에 재택근무 등 비대면 근로의 가능 여부에 따라 고용 충격이 차별적이었으며, 비대면 근로의 가능 여부는 산업보다 직업 측면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재택근무가 어려웠던 산업과 직업에서 고용 충격이 더욱 심각하였으며, 이러한 차별적인 고용 충격은 경기 회복기에도 지속됐다.

▶ 구조모형을 활용하여 대면 중심 직무를 대체하는 기술이 발전하는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단순노무·서비스직의 노동수요가 상대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시기에 대면서비스 직무의 비용이 크게 증가하였으며, 기술변화는 비용이 높은 직무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았다. 코로나 이전에도 O2O 거래는 증가해왔으며, 코로나 위기를 거치며 대면 위주로 제공되던 서비스의 비대면 서비스로의 전환이 가속화됐다. 인공지능(AI)이 도입되며 기술이 대체할 수 있는 직무가 과거보다 광범위해졌다.

산업별로는 저숙련 서비스업에서,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 노동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 단순노무·서비스업에는 저숙련 근로자가 많이 종사하고 있어, 코로나 이후의 고용구조 변화로 인해 경제적 취약계층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자영업 등에서 저숙련 근로자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경우, 플랫폼시장 등에 저숙련 노동공급이 증가하며 근로 여건이 더욱 악화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60대 이상이 주로 종사하는 직업에서 노동수요가 감소할 경우, 직업 전환이 어려운 경제주체들에게 작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 고용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경제적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정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노동수요 변화에 맞추어 노동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평생학습, 취업교육 등 적극적인 노동정책을 수행할 필요가 있으며, 아울러 직업 전환 시기의 단기적인 충격을 경감하고, 고령층 등 직업 전환이 어려운 계층에게는 적합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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