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날씬해진 전극, 더 투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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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날씬해진 전극, 더 투명해진다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1.11.09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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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극 두께 줄여 투과도 높이면서 금속도핑으로 전기전도도 저하 막아

 

                                   김태근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얇을수록 투명해지는 대신 전기전도도는 낮아지는 투명전극. 그 가운데 상용 투명전극 보다 3배 얇지만 전기전도도는 높은 초박막 투명전극 제조기술이 소개됐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김태근 교수(고려대학교) 연구팀이 초박막 투명전극의 전기전도도와 투과도를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도핑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고효율 에너지 변환소자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첨단 광‧에너지 소자의 효율을 결정하는 핵심부품인 투명전극을 50 나노미터 이하 두께로 만들면서 전기적, 광학적 성능은 동시에 높일 수 있는 표면처리 기술이다.
※ 도핑(doping) : 반도체 또는 금속 산화물 등의 박막에 불순물을 첨가함으로써 전기적, 물리적인 특성을 조절하는 공정.

태양전지, 발광다이오드 같은 에너지 변환소자는 높은 전기전도도와 광 투과도 그리고 다양한 유/무기 반도체와의 일함수(work function: 고체 표면에서 한 개의 전자를 고체 밖으로 빼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 매칭을 통해 높은 전류주입 특성을 갖는 투명전극을 필요로 한다. 

널리 사용되는 금속 산화물(ITO, AZO, FTO) 기반의 투명전극은 가시광 대역에서 높은 투과도와 전기전도도를 가지나, 인듐 같은 원자재의 가격상승, 자외선 영역의 높은 광 흡수, 박막의 유연성(flexibility) 부족 등의 단점으로 웨어러블 기기 적용 등에 제약을 받고 있다.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의 하나로, 두께 50nm 이하의 초박막 산화물 투명전극을 사용할 수 있는데, 물리적으로 박막의 두께가 얇아지면 광학적 투과도는 증가하지만 전기전도도는 크게 떨어진다. 또한 대부분의 금속 산화물은 일함수 값이 음전극에 적합한 상태여서 양전극이 필요한 에너지 변환소자에는 사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박막의 전기적인 특성과 광학적 특성을 독립적으로 제어하면서, 일함수의 조절 범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불순물 도핑 방법 및 이를 이용한 초박막 투명전극 개발이 요구된다.

이에 연구팀은 니켈, 은, 구리 등 금속(불순물)을 전계 유도 이온 주입 방식으로 투명전극 표면에 확산, 박막의 전기, 광 특성을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도핑방법을 개발하였다. 금속 이온을 전극 표면에 국부적으로 도핑함으로써 박막의 높은 투과도는 유지하면서 면저항을 감소시켜 50 나노미터 이하의  초박막 산화물 투명전극을 제조해냈다. 
※ 전계유도 이온주입 : 전압인가를 통해 원하는 금속 원자나 이온을 투명전극의 표면에 주입, 확산시켜 전극의 물리적, 화학적, 전기적 특성을 변경시키는 도핑 방법. 

실제 이렇게 만들어진 초박막 투명전극을 유기발광다이오드, 자외선 발광다이오드, 유기태양전지의 양전극 또는 음전극으로 적용하자 구동전압이 낮아지거나 전력효율이 높아지는 등 소자효율이 향상되었다. 150 나노미터 두께 상용 ITO 기반 소자 대비 에너지 변환효율이 각각 24%, 30%, 21%의 향상되었다는 설명이다.  

 

김태근 교수는 “전기전도도와 투과도 두 가지 특성을 독립적으로 제어해 각각의 성능을 동시에 최적화한 것”이라면서 “특히 공정이 단순하고 열처리가 필요 없는데다 원하는 위치에 선택적 도핑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저비용‧고효율 광전변환 소자 개발의 동력이 될 이번 연구의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창의)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나노기술 분야 국제학술지‘나노-마이크로 레터(Nano-Micro Letters)’에 2021년 10월 16일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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