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인간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신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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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인간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신을 만들었다!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1.11.09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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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이어바흐의 『기독교의 본질』 읽기 | 양대종 지음 | 세창출판사 | 184쪽

 

인간은 왜 종교를 가지는가? 기독교 신앙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기독교는 발원 이래 빠른 속도로 전파력을 확장하며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렸다. 그간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시대에 따라 다양한 담론을 만들었고, 현대에도 정치, 사회, 예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슈를 창출하고 있다. 기독교는 사회를 비추는 작은 거울이자, 복잡한 현상을 잇는 하나의 매개물이다.

하지만 기독교 사상의 단편적인 틀과 작용에 대한 해석은 많았던 데 비해, 그 생성 원리나 본질을 이해해 보려는 시도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인간이 왜 기독교라는 종교를 필요로 했는지, 그리스도는 왜 육체를 가지고 지상에 내려왔는지, 완전무결한 신의 본질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는 주변부로 밀려나 있었다. 

“신이 인간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형상대로 신을 창조했다”라는 문장으로 요약되곤 하는 포이어바흐의 이 책 『기독교의 본질』은 19세기 종교 철학의 가장 중요한 책으로서 종교의 상징과 해석을 통해 가려졌던 인간 심성의 내용들을 밝히고 있다. 포이어바흐는 모든 참다운 종교는 그 종교가 숭배하는 신을 통해서 영원히 인간을 찬미할 뿐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진정한 기독교 교리와 인간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따라서 그의 사유는 기독교의 근원적인 의미를 되묻게 한다는 데 의의가 있으며, 기독교의 본질을 파헤쳐 신학을 비판할 뿐만 아니라 현대의 종교를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포이어바흐는 19세기 기독교적 신을 인간학적 유물론의 관점에서 비판하며 커다란 사상의 전환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종교현상의 외면에서 드러나는 잘못된 추론이나 믿음에 대한 실제적인 정황을 드러내고, 기독교의 참된 본질을 탐구하며 진실한 종교로서 기독교를 고찰한다.

포이어바흐(1804.07.28~1872.09.13) 사진: 위키백과

그에게 ‘신학’은 곧 ‘인간학’일 뿐이며, 신 역시 인간 마음의 소원이 외적으로 대상화된 존재일 뿐이다. 그리하여 “신이 인간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신을 창조했다”라는 명제로부터 기독교의 모순을 낱낱이 분석하는 이 책은, 포이어바흐의 종교 비판과 인간 성찰의 핵심을 담고 있다. 포이어바흐는 철학자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종교를 꿰뚫어 인간 본질이 투영된 존재로서의 신을 고찰한다. 신학이 가진 다양한 종교적 상징에 새로운 인간학적 해석을 시도한다.

서론은 인간과 종교의 일반적인 본질을 다루고 있다. 이어 1부는 신학이 곧 인간학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으며, 2부에서는 신과 인간의 차이 및 종교의 오류와 허위를 지적한다. 포이어바흐는 기독교의 중심 관념이라 할 수 있는 원죄, 천국, 기도, 그리스도 등에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고 이것이 신앙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서술한다. 그는 저서 전반에 걸쳐 당대 신학에 근원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기독교 사상을 전복한다. 모든 참다운 종교는 그 종교가 숭배하는 신을 통해 인간을 찬미하고 있다는 신학의 비밀을 누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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