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한국 민족에 의해 한국어를 기반으로 형성 발전해 온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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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한국 민족에 의해 한국어를 기반으로 형성 발전해 온 문학’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1.11.0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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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문학이란 무엇인가: 그 성격과 역사 | 권영민 지음 | 열화당 | 384

 

케이팝, 드라마, 영화 등 한국의 대중문화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현대문학 작품이 외국어로 번역되어 주요 문학상에서 수상을 이어 가고 있다. 자연히 우리 문화 전반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한국문학 역시 외국 대학에서 정규 강좌를 개설하는 등 동아시아문학 가운데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전문적인 연구자가 부족하고 한국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도 많지 않다. 특히 외국인을 상대로 한국문학을 입문단계에서 소개할 수 있는 책이 부족한데, 이는 각국의 언어로 된 것뿐만 아니라 한국어로 된 것까지 두루 포함한다. 

게다가 한국문학 강좌가 열린다고 해도 현대문학에 집중되는 현상이 있었다. 한 나라의 문학과 언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뿌리부터 차근히 밟아 나가야 함에도, 상대적으로 고전문학 연구와 접근의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니 고전 및 근대 문학 작품의 번역이나 전 시기를 아우르는 이론서의 출간 역시 균형있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한국문학을 정의하자면 ‘한국 민족에 의해 한국어를 기반으로 형성 발전해 온 문학’이다. 한국문학은 수천 년의 역사 속에서 한민족의 삶의 양상을 표현해 왔으며, 시대마다 다양한 문학 형태가 등장해 발전했다.

한국어는 한국문학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재료이며 매개물이다. 하지만 상고시대(上古時代)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는 문자로 기록할 수 없었기에 구전되어 내려온 구비문학은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한국인들의 생활 속에서 문자 문명 이전의 예술 활동의 양상을 보여주는 유일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문자로 기록할 수 있게 된 때에도 한국어를 표기할 수 있는 문자를 갖지 못해, 일찍부터 한자를 차용하고 중국의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한문학(漢文學)을 크게 발전시켰다. 

고려시대에는 과거제도를 한문에 기초해 시행함으로써 한문 글쓰기가 더욱 발전하고 한문으로 이루어진 시(詩)와 문(文)이 두루 성행했다. 이러한 전통은 조선시대에도 이어진다. 조선왕조는 유학 특히 성리학을 국가의 지도 이념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한문학의 시문만이 아니라 경서(經書)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전개된다. 특히 한글 등장 이후에도 한문학은 국문 문학과 서로 교섭하면서 기록문학으로서의 위상을 지키게 된다.

조선 15세기에 ‘훈민정음(訓民正音)’으로 명명된 한글이 창제되고 반포(1446)되자 한국인의 언어 문자 생활에 큰 변화가 생겼다. 지배층에서는 한문을 공식적 문자 생활에 그대로 활용했지만 국문 글쓰기가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국문 문학이 성립되어 발전했다. 19세기 중반 이후 국어국문운동이 널리 확대됨으로써 한문은 그 사회문화적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그 결과 한국 민족은 한문과 국문을 함께 이용해 왔던 문자생활의 이중성을 극복하고 언문일치(言文一致)를 실현했다. 국문 문학이 한국문학의 전 영역을 차지하면서 실질적으로 민족문학의 근간을 이루게 된 것이다.

이 책은 고전문학에서부터 현대문학에 이르는 전반적인 문학의 양상을 개괄하는 입문서로서, 한국문학의 전체적인 성격과 역사적 전개 양상을 폭넓게 소개한다. 크게 4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에서는 한국문학의 범주와 그 성격을 살펴본다. 한국문학은 그 역사적인 전개 양상과 특성을 이해하고자 할 경우, 흔히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으로 시대적인 범위를 나눈다. 그런데 이러한 구분은 기준이 뚜렷하게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대개 19세기 중반을 경계로 하여, 그 이전의 문학을 고전문학이라고 하고 그 이후의 문학을 통틀어서 현대문학이라고 한다. 이 기준에 의하면 이 책 역시 2부(고전문학)와 3, 4부(근현대문학)로 대별할 수 있다.

고전문학을 다루는 2부는 시가문학, 소설문학, 한문학, 구비문학으로 구분해 그 특성을 설명하고 대표적 형태의 작품 원문을 곁들인다. 고전문학은 한국 민족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과 미의식을 특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비록 언어가 가진 한계로 접근이 쉽지 않지만 꼭 살펴보아야 할 중요한 부분이다. 이 책에는 문학사적 의미와 그 성격을 고려해 선정한 예문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주석 풀이를 덧붙임으로써 한문이나 이를 차용한 이두, 향찰 등 한국인조차도 번역이 필요한 원문을 단편적으로나마 직접 읽어 보게 했다. 

현대문학의 역사적 전개 과정은 한 세기 정도에 불과한 짧은 기간이지만 시기별로 개화계몽시대의 문학, 일본 식민지시대의 문학, 분단시대의 문학이라는 세 단계로 구분된다. 학계에서는 이를 크게 ‘근대문학’과 ‘현대문학’이라는 이름으로 구분해 부르기도 한다. 3부 근대문학은 개화계몽시대에서 일제강점기의 문학을 한데 묶어 그 성립과 그 발전 과정을 시, 소설, 극문학의 양식별로 중요 작가를 중심으로 소개 설명하고, 4부 현대문학은 한국의 해방과 남북분단시대의 문학을 시, 소설, 극문학의 양식별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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