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포항지진, 예측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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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포항지진, 예측 가능했다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1.11.04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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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지진, 유체주입 시 발생한 미소지진으로 사전에 예측할 수도 있었다”
- 獨 서어지 샤피로·부산대 김광희·고려대 이진한 교수 한·독 공동연구진 연구결과
- 『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 11월 4일자 발표…지하 유체주입 따른 지진 예측 모델 제시
- 향후 심부 지열발전소 건설 시 유발지진 안정성 확보 가능

 

        고려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이진한 교수(좌),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김광희 교수(우)

고려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이진한 교수,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김광희 교수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우리나라 계기지진 관측사상 가장 큰 피해를 유발한 2017년 11월 15일 규모 5.5의 포항 지진은 사전에 예측 가능했음을 밝힌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전 세계에서 다양한 목적을 위해 수행되고 있는 지하 유체주입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지진을 사전에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포항지진은 자연지진이 아닌 지열발전소 건설을 위해 주입한 유체가 단층에 직접 주입되면서 발생한 유발지진이다. 

공동연구진은 지열발전소에서 유체를 지하에 주입하면서 발생한 미소지진의 정밀 분석을 통해 포항지진이 예측 가능했음을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지하 유체주입으로 발생가능한 지진의 규모와 시간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했으며, 이 모델을 활용하면 대규모 지진유발 없이 지하에 유체를 주입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자연과학 전문지 『네이처(Nature)』의 학술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 11월 4일자에 발표됐다.

※ 논문명: Magnitude and nucleation time of the 2017 Pohang Earthquake point to its predictable artificial triggering

 

이번 연구는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Freie Universität Berlin) 서어지 샤피로(Serge Shapiro) 교수가 제1저자, 부산대 김광희 교수와 고려대 이진한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이 논문은 우리나라 계기지진 관측 사상 최대 피해가 발생한 규모 5.5의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소 유체주입 시 발생한 미소지진 자료를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분석했다면 예측할 수 있었다는 것을 정량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포항지진 발생 이전에는 전 세계적으로 유체주입량과 최대지진규모 사이의 전통적 관계식을 이용해 신호등 체계(traffic light system)를 만들어 지열발전소의 유발지진 안정성을 확보했었다. 그러나 포항지진 발생 직후 부산대 김광희 교수 연구팀은 포항지진은 이 관계식의 적용이 불가한 유발지진이며, 지하의 단층대에 직접적인 유체주입으로 기존 관계식으로 예측 가능한 규모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음을 밝힌 논문을『사이언스(Science)』에 게재한 바 있다(Kim et al., 2018).

※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된 포항지진이 유발지진임을 제시한 논문: Kim, K.-H., Ree, J.-H., Kim, Y., Kim, S., Kang, S. Y., & Seo, W. (2018). Assessing whether the 2017 Mw 5.4 Pohang earthquake in South Korea was an induced event. Science, 360, 1007-1009. doi:10.1126/science.aat6081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한 이번 논문에서는 유체주입 시 최대지진규모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유체주입량 외에도 유체주입 이후 경과시간, 지열발전소 부지에 작용하는 지체구조응력, 그리고 지진지수(seismogenic index) 등이 있으며, 이 자료들의 시간과 공간에 따른 성향과 변화를 분석해 유체 주입 시 발생 가능한 최대지진규모를 예측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다.

앞으로 이 방법은 심부 지열발전소 건설을 포함한 여러 목적을 위해 유체를 지하에 주입하는 과정에서 유발지진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새로운 신호등 체계 확립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 결과는 오는 11월 15일 포항지진 4주년을 맞아 포스코국제관에서 열리는 ‘2021 포항지진 국제포럼’에서도 발표되며 온라인(www.pohangeq.or.kr)으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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