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어떻게 생겨났고, 생명은 어떻게 나타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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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어떻게 생겨났고, 생명은 어떻게 나타났는가?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1.10.12 0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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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오포이트리: 한 권으로 읽는 지구과학의 정수 | 좌용주 지음 | 이지북 | 452쪽

 

인간은 왜 우주로 나가고 싶어할까? 왜 다른 지성체의 존재를 궁금해할까? 인간이라는 존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탐구해왔다. 심해를 보기 위해 잠수함을 만들기도 했고, 지하의 층상구조와 지구의 진화를 살피기 위해 땅속을 파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는 외계에 인간과 같은 지성체가 존재하는지, 인간이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살 수 있는지를 본격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현재 인간이 알고 있는, 생명과 지성체가 사는 유일한 행성인 지구는 이런 질문들에 대해 답을 품은 유일한 탐구 대상이다. 최근에 지구과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이유이다. 이 책은 최신의 지구과학을 소개한 책으로 지구의 탄생과 변화 과정, 그리고 그 안에서의 생명의 출현과 진화를 살펴보면서 외계 행성에서 생명이 살 수 있는지, 외계생명체는 존재하는지에 대한 잠정적인 답을 제시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학문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지구과학은 그 방대한 시공간적 규모 때문에 실험으로 증거를 찾거나 반론을 제시하기 어려운 학문이다. 그래서 어떤 설명들은 허무맹랑한 소리로 그치지만 어떤 주장들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새로운 해석방법의 등장으로 더 오래 살아남기도 하고, 나아가 이론으로 자리잡기도 한다. 지금의 지구과학도 마찬가지이다. 21세기가 되어 이전과는 비교도 하지 못할 만큼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다양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증명해내기 어려운 문제들이 쌓여있다. 이 책은 현대 과학의 틀 위에서의 지구와 생명, 그리고 인류의 미래를 보여주는 가설들을 상세히 소개한다.

지구상의 생명체는 탄소를 기반으로 하며, 단백질이 주 구성원이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구성된다. 아미노산은 실험을 통해 그리 어렵지 않게 만들어지며, 우주에도 고분자 화합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시지구에선 아미노산을 발견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아미노산이 흔하다고 하여 생명 탄생이 쉬웠다는 말은 아니다. 그렇다면 생명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생명의 탄생 조건에는 ‘자기복제 기능’과 ‘효소로서의 능력’이 필요하다. 자기복제를 해야 유전 정보를 옮길 수 있고, 효소 작용이 가능해야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단백질 월드 가설과 DNA 월드 가설은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시키지 못해 폐기되었다. 최근에는 여러 물질이 섞인 잡동사니 월드에서 무작위로 생긴 고분자 물질 중 일부가 해당 조건 중 한 가지를 충족하게 되고, 다른 기능을 가진 분자를 이용해 RNA 월드를 만들었다는 가설이 등장한 상태이다. 비록 가설의 타당성을 위해서는 더 조사해야겠지만 모든 조건을 만족한 가장 큰 가능성을 지닌 설명임은 분명하다.

한편 기후변화가 급격한 오늘날, 인류의 미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11시 58분 58초에 태어난 인류가 단기간에 지구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지만, 넓게 봤을 때는 찰나의 변화에 불과하다. 인류가 수천만 년을 살지 않는 이상 인류의 영향은 무시될 것이며, 짧게는 4억 년 후 태양의 변화로 야기되는 이산화탄소의 감소, 산소의 감소와 온도 상승으로 인해 지구 생태계는 없어질 운명이다. 결국 인류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외계생명체 탐색과 행성의 생존 적합성 조사가 선행되어야 하며, 바로 이것이 과학의 한 분야로서 지구과학이 시간이 갈수록 각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우리에겐 흔한 돌이 지질학자들에겐 소중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발에 채는 돌이 수천만 년~수십억 년의 기록을 품은 귀중한 자료로 변하는 것이다. 이런 돌로부터 지구의 조성을 알 수 있고, 과거에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도 알 수 있다. 달에서 가져온 돌인 월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달은 위성이라고 하기에는 유독 큰 크기 때문에 한때 쌍둥이 천체다, 태평양에서 빠져나왔다 등의 소리를 많이 들었던 위성이다. 지구는 어떻게 달을 위성으로 갖게 되었을까? 달의 형성에 대해서는 예로부터 많은 가설이 존재했다. 크게 세 가지로, 분열설, 쌍둥이설, 포획설이다. 그러나 이 세 가지 가설은 현재 지구와 달의 공전궤도의 기울기나, 지구 암석 분석을 통한 구성 물질의 유사성과 물리적인 특징을 설명하지 못하여 폐기됐다. 달의 형성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거대충돌설이 나왔다. 기술이 발달하고 아폴로계획을 통해 달의 암석 시료를 가져와 분석하게 되면서 달과 지구 맨틀의 화학 조성이 유사함을 알게 되었고, 이로부터 과거 원시행성 간의 충돌로 인해 지구로부터 달이 형성됐다는 설명이 등장한 것이다. 물론 이 설명도 순탄하진 않았으나, 최근에 마그마 바다(magma ocean) 상태에서 충돌 후 지구의 물질로부터 달이 형성되었다는 설명을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줌으로써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달과 지구의 암석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설명이 만들어진 것이다.

생명의 탄생과 달의 형성처럼, 이 책은 지구에 새겨진 가장 오래된 기록들을 토대로 지구의 과거와 현재를 밝히고 미래를 예측하는, 지구과학의 종횡무진 활약상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과학 교양서이다. 지구과학의 역사에서 나왔던 여러 가지 가능성을 한 번에 보여주고, 그중에서도 최근 과학의 성과에 부합하는 가장 새로운 이야기를 주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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