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만지고 느끼는 가상현실(VR) 장갑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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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만지고 느끼는 가상현실(VR) 장갑 개발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1.09.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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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ST 배준범 교수팀, 열·진동 전달하고 손 움직임 동시 측정 가능한 시스템 개발
- 액체금속 프린팅으로 센서, 발열히터, 도선 제작...Adv. Funct. Mater. 표지 게재

 

                               (좌측부터) 배준범 교수,이상엽 연구원, 오진혁 연구원, 김수인 박사 

보는 가상현실에서 진화해 손으로 만지고 느끼는 가상현실 장갑 기술이 개발됐다. 장갑 제작에는 액체금속을 인쇄하듯 찍는 기법이 쓰였다. 이번 연구는 첨단 기능성 재료 분야 권위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매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의 가상·증강현실 특별호 권두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9월 24일자로 출판됐다.  

UNIST(총장 이용훈) 기계공학과 배준범 교수는 가상현실에서 물체를 만질 때 실제 물체를 만지는 것 같은 열감과 진동을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장갑 시스템을 개발했다. 장갑의 고정밀 유연 센서가 사용자 손 움직임을 측정해 가상현실로 전달하고 가상세계의 열과 진동 같은 자극을 손으로 다시 피드백 하는 기술이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은 사람의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여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현실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과 함께 훈련,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으며, 2027년까지 전세계 약 621억 달러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최근 COVID-19로 인해 언택트 기술로써 VR 기술은 메타버스 기술로 확장되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VR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사람의 다양한 감각을 자극할 필요가 있다. 시각이 사람 감각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VR 시스템은 주로 시각 정보를 전달하는 형태로 개발되어 왔다. 하지만, 몰입감 높은 VR을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와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손은 사람의 신체에서 매우 작은 부분이지만 감각, 운동 기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손, 손가락이 없다면 일상 생활의 대부분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따라서, 몰입감 높은 VR을 위해서는 손, 손가락의 움직임을 측정하고, 적절한 자극을 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기존에 개발된, 손, 손가락의 움직임 측정, 자극을 전달하는 시스템들은 크기가 크거나, 사용자의 움직임 범위를 제한하거나, 정확도가 떨어졌다. 또한, 측정이나 자극 전달 중 하나만 가능하거나, 둘 다 가능하더라도 성능이 매우 부족하였다. 따라서, 간단한 형태로 착용이 가능하며, 손가락의 움직임 측정, 자극 전달이 가능한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였다.

 

                                                 연구진이 시스템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br>
                                                 연구진이 시스템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장갑은 5개 손가락의 10개 관절 각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감과 진동도 여러 단계로 바꿀 수 있다. 이 때문에 손가락의 움직임을 가상화면에 즉석에서 보여줄 수 있고, 뜨거운 물 속 쇠공을 잡는 가상현실에서도 실제 뜨거운 물에 손을 넣다 뺀 것 같은 순차적 온도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또 손으로 금속 덩어리와 나무토막을 만졌을 때 온도 차이를 느끼는 것도 가능하다. 

개발된 장갑 시스템은 자극 전달과 센서 기능이 통합됐기 때문에 비대면 메타버스 시대에 맞는 가상 기술 훈련이나, 게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이 장갑의 센서, 발열 히터, 도선 같은 주요부품은 자체 개발한 액체금속 프린팅 기법으로 얇고 정밀하게 제작돼 손가락을 굽히거나 움직여도 부품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선행연구로 액체금속 프린팅 기법을 이용한 고정밀 유연 센서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배 교수는 “액체 금속 프린팅을 통해 센서, 히터, 도선의 기능을 한꺼번에 구현한 최초의 연구”며 “액체금속 프린팅 기법을 이용한 다양한 착용형(웨어러블) 시스템의 개발에도 큰 기여를 할 연구”라고 설명했다.

리모컨으로 조작하는 가상현실 세계는 몰입감이 떨어진다. 현실에서는 손으로 물체를 만지거나 조작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처럼 메타버스 산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손이나 손목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기술을 앞 다퉈 개발하는 이유다.

연구진은 개발한 장갑 시스템은 여기서 한 발 더 앞서 촉각까지 자극할 수 있다. 시각이 사람 감각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는 특성상 기존의 가상현실 시스템은 주로 시각 정보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지만, 더 진짜 같은 가상현실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감각을 자극해야만 한다. 

배 교수는 “개발된 가상현실 장갑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인 기술로 언급되는 VR·AR 분야의 혁신적인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배 교수는 액체금속을 이용한 소프트센서 기술로 2017년에 ㈜필더세임(Feel the Same)을 창업해, 실험실 개발 기술의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가상현실 기술은 최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과 함께 훈련,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그 시장 규모도 2027년까지 전세계 약 62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고승환 교수팀과 공동으로 수행되었으며,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 선도연구센터의 연구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논문명: A Liquid Metal Based Multimodal Sensor and Haptic Feedback Device for Thermal and Tactile Sensation Generation in Virtual Reality)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가상현실 특별판호 권두 표지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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