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애의식과 자연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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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애의식과 자연선택
  • 김환규 서평위원/전북대·생리학
  • 승인 2021.09.1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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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르타스]

 

짝짓기를 원하는 수컷 동물의 구애의식은 화려하고 복잡하며 심지어 목숨이 위태롭기까지 하다. 동물의 구애의식은 본능적인 것으로 공작의 과시 행동과 명금류의 정교한 둥지 짓기 그리고 수사슴의 결투는 무의식적이고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구애의식은 기량을 필요로 한다. 긴꼬리 앵무새의 경우, 상대적으로 젊은 수컷보다는 나이든 수컷이 우위를 차지한다. 조류의 교미 춤도 본능적이지만 암컷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동물에서 춤은 대가와 도제 사이의 듀엣 무곡이다. 암컷은 듀엣곡이 만족스러우면 교미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무시한다. 한 수컷이 다른 수컷보다 춤을 더 잘 춘다면 암컷은 본능적으로 그 수컷을 선택할 것이다. 

인간의 구애의식은 복잡하지만 즉흥적이기도 하다. 인간은 사고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남성이 여성에게 구애하기 위한 정확한 방법은 없다. 사실, 여성의 수만큼 많은 구애의식이 존재할 것이다. 남성이 신체적으로 매력적이고, 경제력, 권력, 지위를 갖고 있으며 호의적인 성격이라면 여성 기준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구애의식에서 남성과 여성은 서로 다른 전략을 갖고 있다. 남성이 여성의 사회적 요구 기준을 충족한다면 여성은 남성의 신체적 매력을 무시할 수도 있다. 이러한 사회적 기준은 여성 그리고 자신의 아이들 미래에 남성의 신체적 외모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인간의 동물적 본능은 아이를 갖는 것이지만, 현대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출산을 회피하기도 한다. 현재의 이런 사회적 혁명은 본능적 차원에서 남성과 여성의 구애의식에 대한 차이를 감소시켜 주지는 않는다. 여성의 신중함과 높은 신체적 그리고 사회적 기준은 가장 능력 있는 남성을 선택하게 한다. 

춤의 역사는 인류의 여러 의식과 종교를 반영한다. 춤은 일상 의례인 초기의 장례문화와 연관되어 있으며, 이것은 신들린 춤, 샤머니즘 그리고 종교로 나타났다. 또한 춤은 수확을 감사하는 의례로 신석기 시대 촌락에서의 농업의 출현과 연관되어 있다. 현대 사회에서 춤의 역할은 도시화, 경제적 다양화 및 전문화와 연관되어 있다. 전문적인 춤꾼들은 다른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 곡예 춤을 선보이고 안무기술을 개발한다. 춤은 기쁨을 표현하고 헌신과 하나 됨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의식화되어 왔고 표준화되었다. 완벽한 춤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 적응성, 균형, 근육 조절과 공간 능력이 요구된다. 이 요소들은 신체적 건강, 지구력과 뇌의 운동 조절 능력과 직접 연관되어 있다. 춤에서 일부 동작은 도발적이며 선정적이기도 하다. 부족사회에서는 나이든 남자와 여성이 젊은이들에게 춤을 가르치는 것은 생활의 필수적인 부분이었다. 

동물 세계에서 수컷은 번식 시기 동안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다윈은 그의 성 선택 이론에서 구애의식의 승자가 보다 많은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달한다고 주장하였다. 성 선택 결과 공작의 꼬리 같이 즉각적인 생존 가치가 없는 장식물이 출현하였을 것이다. 자연선택 이론에 따르면, 암컷과 수컷은 상대 성에 대한 <선택압>에 끊임없이 노출된다. 다윈에 따르면, 남성은 분석하고, 기획하고, 사냥하고, 보호하고 경쟁하는 측면에서 진화되어 왔으며, 여성은 살림, 양육, 보호와 사회화 같은 것을 남성과 협업하고 교류하는 측면에서 진화되어 왔다. 인류는 사회 그리고 환경적인 면에서 적응적이다. 20세기 전까지 남성은 여성의 신체적인 매력과 다산 능력을 추구했던 반면, 여성은 남성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안정성을 추구해왔다. 

파트너를 구하는 일은 생식적 성공뿐만 아니라 감정적 지지, 안정감과 사회적 조화와 관련되어 있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요구된다. 완벽한 파트너는 신화적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 보완하며 살아간다. 파트너와의 강한 유대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도전이다. 남녀는 자신을 사회·경제적 기준과 욕구의 변화에 따라 파트너에게 보다 더 적합해지려고 조절하거나 변화한다. 어느 종류의 관계에서도, 남녀는 시간, 공간과 자원을 공유하고, 육체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맞물린다. 

인간의 구애의식은 다른 동물의 구애의식과 유사하여 매우 극적이고, 낭만적이며 은유적이다. 인간 사회에서 춤은 기쁨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의식화 및 표준화되었으며, 헌신을 표현하거나 함께 어우러짐을 나타낸다. 춤은 신체적 건강, 정신적 능력 그리고 궁극적으로 다산 가능성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진화되어 왔다. 인간은 욕구와 선택에 대해 신체적,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경제적으로 반응한다. 인간의 몸과 마음의 진화는 정신생리학적 통합의 결과이다. 이러한 조건들이 인간으로 하여금 다른 동물들과 훨씬 다른 구애 및 생식 방법을 취하게 한다. 


김환규 서평위원/전북대·생리학

전북대 생명과학과 교수. 전북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 교환교수, 전북대 자연과학대 학장과 교양교육원장, 자연사박물관 관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생물학 오디세이』, 『생명과학의 연금술』, 『산업미생물학』(공저), 『Starr 생명과학: 생명의 통일성과 다양성』(역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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